The Lighthorsemen (사막의 용사), 1987 (한글 자막)
1차대전 당시 중동지방에서 영국군과 함께 싸우던 호주 경기병대 이야기입니다. 당시 이 경기병대는 '기병대(cavalry)가 아니고 Mounted Infantry, 즉 기마보병입니다. 겨우 칼 하나 들고 말 타고 달려가 말에서 내린 후 칼부림 하는 군인이죠. 주인공 격인 데이브 밋철은 실제 인물이 모델이라는데, 저로서는 영화상 인물 중 가장 매력이 없었습니다. 보고 있으면 속이 터지는 그런 남자거든요.^^ 암튼 주인공들은 영화 촬영 개시 전 두 달간 빡세게 승마훈련을 받았다고 합니다. 호주 영화는 대부분 뭔가 2% 부족합니다. 이 영화도 예외는 아닌 듯 합니다. 뭔가 임팩트가 부족해요. 그러나!!!!!!! 영화의 백미는 호주 경기병이 아니라 뜻하지 않게도(?) 영국군 정보장교였던 것입니다!!!^^(물론 제 눈에는) 이 영화를 번역하려던 이유 중 가장 컸던 게 영국배우 앤소니 앤드루스의 출연이었습니다. 비록 조연이긴 하나, 주연들보다 더 강렬합니다. 이 분이 나오는 장면들은 다 눈이 즐겁습니다. 물론 엄청시리 멋들어진 바리톤 목소리와 정통 영국식 억양까지~~~ 시종 호주식 억양을 듣다가 갑자기 귀세척을 하는 기분이랄까요 ㅎㅎㅎ (호주분들 미안요~) 영화에서 Dave를 시종 '다이브'라고 발음합니다. 호주라는 나라가 원래 영국의 최하류층(재소자 등)으로 시작한 나라라서 영국 본토의 최하류층 억양이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그 사람들은 장모음 A를 '에이'가 아니라 '아이'라고 발음하죠. Good Day==굿 다이 번역에 장애가 좀 있었습니다. 영자막이 부실했거든요, 결정적으로. 중역도 아닌데, 누가 듣고 옮긴 모양이라서, 오디오와는 다른 자막이 종종 있고, 심지어 자막만 놓고 해석하면 정반대 뜻이 되어버리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당최 문맥상 이해가 안 되는 거죠. 그래서 영국의 또 다른 지인에게 물어보니 "호주 영어 되게 이상해" 하면서 도와주셨습니다. (실제로 그 분뿐 아니라 영국인들은 호주, 뉴질랜드 영어를 '혐오'합니다. 특히 호주 영어^^) 예를 들어 They're good ones to be out there.==그 전투에 참여하길 잘 했지==영자막 대사 They're good ones to be out of there==그 전투에 참여 안 하길 잘 했지==실제 대사 이런 식입니다. smart를 smile로 표기한 곳도 있고(그러니 번역이 될 수가 없죠^^).... 암튼 이런 미스터리한 부분을 원어민이 명쾌하게 풀어주셨습니다. 호주영어는 제 듣기실력으로 해결하기 어려웠거든요. 마지막 터키군에게 돌격하는 장면은 총 14분이라고 합니다. 잘 찍었어요. 역사상 경기병이 성공한 몇 안 되는 경우라고 합니다. 촬영지는 중동이 아니라 호주의 아웃백이고, 마지막 크레딧에 나오지만 죽거나 다친 말은 하나도 없다고 합니다. 영화 속 Allenby 장군은 우리에게도 낯익은 인물이죠. 바로 '아라비아의 로렌스'에서 로렌스에게 지시를 내리는 장군이지요. 이 영화에서 그 역을 한 배우는 엄청 단역이지만 '아라비아...'에서 Allenby를 연기한 잭 호킨스의 사촌이라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