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외모 지상주의는 유별나다. 아름다운 외모를 추구하는 것이야 어느 사회건 마찬가지겠지만, '아름다움'이 획일적 기준으로 나열되는 정도가 한국은 유독 심하다. 이에 앞장선 건 단연 대중매체였다. TV 속 걸그룹은 하나같이 쌍꺼풀 짙은 큰 눈에 오뚝한 코, S자 몸매를 하고 있다. 숱한 광고는 여성을 ‘마른 체형을 가져야만 하는 존재’로 각인시켜왔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 교수는 “한국은 경쟁적이고 성취 지향적이라 대부분 자존감이 낮다”며 “이러한 환경에서 외모는 즉각적 평가가 가능한 가치가 되고, 한국의 발달된 SNS 문화와 매스컴은 획일적 외모를 강요하며 따르도록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랬던 한국의 대중문화가 ‘외모 지상주의’에 반기를 드는 걸까. 최근 들어 한국 사회에 공기처럼 퍼져 있던 ‘외모 지상주의’의 굴레를 깨고, 이를 비판하는 모습이 잇따른다. 여성 시청자들은 이에 적극적으로 호응하며 지지를 표하고 있다. 그 선두에 선 건 개그우먼 이영자다. 지난달 9일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한 키워드는 ‘이영자 수영복’이었다. 그간의 기준으로 봤을 때 전혀 연관 없어 보이는 이 두 단어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며 이날의 온라인 이슈를 모두 집어삼켰다.
내면을 보는 눈이 없으면 외모가지고 판단한다. 예쁘지 않은 사람이 없고 잘생기지 않은 사람이 없다. 내 눈이 삐뚫어서 상대가 못생겨 보이고 제대로 보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