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공감 / Slay

가난한 남자친구 그 가운데 서있는 30살의 나

사랑방지기 0 1,844 2016.12.15 18:21

 

 

벌써 연애기간 1년6개월을 넘어가네요...

 

 

사내연애로 만난 남자친구 처음에는 약간은 예민한 듯 하면서 쌀쌀맞은 그 사람의 모습을 보고

아, 저런 사람이면 정말 정을 쉽게 주지 않는만큼 한 번 정을 주면 깊고 오래가는 사람일거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같이 식사를 몇번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독서를 좋아하고 진중한 사람임을 알게 되었고

그런 모습에 반해 연애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연애를 시작하고 6개월 후 남자친구는 갑자기 술을 한 잔 하자고했고

가정사를 이야기 해주었습니다.

 

 

 

홀로 계신 어머니 그리고 형제들 이야기...

 

남자친구의 어머니는 늦게 이혼남에게 시집을 가셨고 그 때 이미 남자친구의 아버지는

딸만 셋이 있는 아버지였습니다.

 

 

그 딸 셋과 뒤늦게 낳은 제 남자친구를 어머니는 키우셨고

그 와중에 남자친구의 아버지는... 다른여자와 바람이 나서 가정을 저버리고 집을 나가셨다고 합니다.

 

당연히 그 이후에 어머니가 참 힘들게 다들 키우셨겠지요..

 

배다른 누나들까지 엄마가 케어했구요...

 

하지만 누나들이 하나 둘 성인이 된 이후에는 집에 오지도 않고 그냥 그렇게 멀어졌다고 합니다.

 

현재 남자친구의 어머니는 다리관절이 안좋아서 잘 걷질 못하십니다.

그래서 장애인 판정을 받으신 상태입니다.

 

남자친구가 대학 다닐때는 엄마 앞으로 나온 장애인수급이랑 기초생활대상 수급으로

생활 했고... 국가근로 장학생 등으로 돈에 쪼들리는 삶을 살았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남자친구는 없는 와중에도 학업과 아르바이트 등을 하면서 열심히 하루 한시간도 낭비하지 않고 살아왔다고 당당하게 말하더라구요

 

그모습이 처음엔 안쓰럽고 보듬어 주고 싶은 부분이었고

취직 이후 기초생활비가 정부로 부터 끊겨서 어머니께 매달 100만원씩 보내드리는

모습도 어떻게 보면 정말 효자다... 괜찮고 참 바른사람이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자친구와 저의 급여는 똑같습니다....)

 

차가 없어도 제가 차가 있으니까 돈을 아낄 수 있으니 좋고, 데이트 때에도 제가 더 많이 내고

선물을 할 때도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저랑 제 남자친구의 자라온 배경이 너무나 달라서인지...

가끔 기념일에 제가 예약해서 좋은 레스토랑이나 조금 비싼 선물을 사줘도

너무 부담스러워하고 싫어 합니다...

 

그리고 얼마전에 서울에 유명 호텔에서 결혼하는 제 친구 결혼식을 다녀왔는데

그 날 하루종일 말도 안하고 뭔가 분위기가 이상하더라구요

그래서 자꾸 왜 그러냐고 물어도 대답안하고... 그런 상태로 일주일 정도 지났는데

 

그 날 일을 이야기 하면서 부자인 남자가 부러워서 괜히 그랬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그런게 뭐가 그렇게 부럽냐 10년20년 평생 서로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이 부러운거라고

위로해주었습니다....

 

휴..

 

 

 

하지만 저는.. 지금까지 남자친구랑 여행이나 식당엘 찜질방이나... 게스트하우스 같은 곳 한끼에 1만원 미만인 곳들만 다녔어요.

그동안은 그게 맞다고 생각했으니까요...

 

남자친구의 사정을 이해하고 그 속에서 가장 행복할 수 있는 것을 선택했어요.

 

그런데 요즘따라 부쩍 서운하거나 그런 감정들이 많이 생겨요.

 

티비에 나오는 연인들을 보면서 늘 여자들 욕을 종종하더라구요.

남자한테 너무 바란다. 남녀평등을 외치면서 진정한 평등을 모른다 등등...

 

그런말들을 때마다 조금 속상하더라구요

 

저는 제 차 보험도 남자친구 같이 해주고 운전도 시키고 차도 빌려주고

새차인데... 긁고 들어왔을 때도 민망해할까봐 뭐라고도 안하고

 

선물을 사줘도 제가 더 사주고 항상 기념일에는 제가 식당 예약부터 데이크 코스까지

다 계획해서 함께하고는 했는데...

 

저런거에 예민한 남자친구를 볼 때면 살짝 걱정이 앞서게 됩니다.

 

 

 

 

그리고 연말들어서 남자친구가 진지하게 결혼을 이야기하는 지금 이 시점에

 

관계에 대해서 생각해 보니 좋다가도 뭔가 덜컥 겁이나서 이렇게 여러분들을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결혼한 친구들은 정말 많이 말리더라구요... 평생 그 어머니 봉양을 해야하고

그리고 평생 좋은 옷 입고 싶은 너의마음, 돈을 더 주더라도 조금은 대접받고 싶어하는 마음 이해해주는 건 평생 힘들거라고...

 

둘이 아무리 열심히 모아도 어느순간 남자친구 어머니를 원망하고 있게 될거라구요..

 

진짜 그럴까요?...

 

 

비슷한 경험이 있으신 분들 조언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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