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하나
글을 지우는 게
무슨 의미일까요.
어차피 본질이 사라지면
다 의미 없는 건데.
저는
23년 정도를
어떤 평범한 이름으로 살아왔는데
그게 제 원래 이름이 아니었대요.
그래서
바꾸기 싫어서 엄마랑 바득바득 싸우다가
결국 엄마가 너무 원해서
바꿨는데
엄마는 내가 아는 걸 모르지만,
결국 다른 이유때문에
그렇게 엄마가 원했던 거였어요.
원래 이름을 되찾아 주고 싶었던 거였어요.
그것도 모르고
저는 바득바득 우겼어요.
평범한 이름이 좋다고.
몇달을 싸우다가 결국 바꿨어요.
그 다음에,
저는 엄마아빠가 말하지 않은 사실을
알게되어버렸어요.
며칠 전,
그 사실의 한가운데에 있는 어르신께서
서울에 올라오셔서 두번째로 만났는데
자세히는 말씀해주시지 않으셨지만
대충 다 알 것 같았어요.
귀한 사람이니
자신을 함부로 대하지 말라고 하셨는데
그게 안돼요.
저는 그리고 어흥이가 맞았어요.
너는 귀하고 강한 사람이니
함부로 대하지 말라고 했는데
그게 안돼요.
그게 힘들어요.
가장 믿고 가장 믿을 수 있었던
누군가가 있었는데
그게 제 판단이
맞지 않았대요.
저의 착각이었대요.
이 우주에
귀하지 않고 강하지 않은 사람이 있나요?
사람은 다 비슷비슷한데
모든 것은
상황이 만들어내는 것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