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21살이구 5월에 입대를 하기전에 피자배달 아르바이트를 하고있는 평범한 청년입니다.
어제 일을 하다 마음이 좀 불편한 일이 있어 몇자 끄적여 봅니다.
이제 봄이 오는데 봄답지 않게 날이 다시 추워지고
지역에 따라 눈이오고 비가오는 곳이 있죠.
제가 사는 곳엔 어제 비가 왔습니다.
여느 때와 다름 없이 열심히 배달을 하고 있었죠.
비오는 날 오토바이 타고 배달하는 거, 참 짜증납니다. 오토바이로 배달하시는 분들은 어떤 기분일지 다 공감하실 거에요.
서론이 길었네요.
제가 일하는 피자집은 그냥 이름없는 비메이커 피자집입니다.
가게에서 사장님이 전화를 받으시고 사모님이 피자를 만드셔서 저희는 피자 컷팅하고 포장해서 배달만하죠.
멀지 않은 곳에서 배달이 하나 들어 왔습니다.
주문내용은 22000원짜리 세트피자.
치즈크러스트 2판 짜리죠.
XX교회 앞에서 전화를 하면 나오겠다는 주문이었죠.
피자를 싣고 그 교회 앞으로 가서 전화를 했습니다.
근데 그 교회에서 좀 떨어진 골목에서 어떤 할머니 한분이 나오셔서 절 부르시더군요.
저녁이고, 비가와서 그런지 할머니의 모습을 제대로 보지 못했습니다.
대부분 치킨이나 피자는 사람이 나오면 그자리에서 돈을 받고 음식을 내어주죠.
저도 마찬가지구요.
헬멧을 쓰고 있어서 잘보이지 않던터라 할머니가 뒷짐을 지고 있는줄 알았었죠.
근데 그 할머니는 음식을 받으시질 않고 어쩔줄 몰라하시는 겁니다.
자세히 보니
맞습니다. 양팔이 없으시더군요.
순간 너무 죄송했습니다.
무슨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더군요.
바로 할머니에게 집이 어디시냐구 물어보구 그집으로 따라갔습니다.
골목을 여러번 한참 꺽고나서야 집이 나오더군요.
딱 봐도 그렇게 좋은집은 아니였었구요..
문을 열고 들어서자 할머니의 손주?라고 느껴지는 아이들 3명이 뛰어옵니다.
아이들 피자 참 좋아하죠. 그애들도 영락없이 좋아 팔짝 뜁니다.
옆에서 할머니가 그 아이들에게 주머니에서 할머니 지갑좀 꺼내달라는 겁니다.
아이들이 지갑을 꺼내자 할머니들이 가지고 다니시는 동전지갑?그런 조그만 지갑이었죠.
그지갑을 저에게 주시는겁니다.
열어보니 만원짜리 한장과 꾸겨진 천원짜리 몇장과 동전이 들어있더군요.
피자값은 22000원인데.
할머니께서 좋아하는 아이들 보고 웃으시면 사투리섞인 말투로
2200원이지라? 라고 하시는겁니다.
전단지에 쓰여져 있던 22000원을 2200원으로 보신듯 합니다.
차마 그자리에서 22000원이라고 말을 못하겠더군요.
아이들은 이미 피자를 상자를 열어서 좋은듯이 먹고있고..
그 할머니 지갑에서 딱 2200원만 빼서 할머니 주머니에 도로 넣어 드렸습니다.
대부분 요즘 사람들은 음식을 시키고 나서 배달이 돼면 수고했단 말을 잘 안해주죠.
그 할머니는 "비오는날 날도 추운데 고생많이했소 맛있게 묵을께라, 조심히 가시소" 라고 하시더군요
저같은 경우는 손님들에게 저런 말을 들으면 일하기 싫어서 기분이 별로이다가도 갑자기 좋아지고 하더군요.
아직도 마음에 걸립니다. 왜 피자를 받으시질 않고 어쩔줄 몰라하시던 그 모습이...
제가 글솜씨가 없어서 좀 이상한듯 싶네요..
어쨌든 다 읽어주신분 은 정말 감사합니다.
(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