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의 세계를 정리 ..
* 돼지고기 언제부터 구웠나
돼지 생고기를 굽기 시작한 것은 경제가 성장되고 양돈사업이 어느 정도 완성되던 1980년대~90년대 무렵으로 보고 있다. 국내 양돈사업은 일제가 검고 작았던 토종돼지를 몰아내고 급격히 수를 늘린 바크셔 종들을 일반 농가에서 겸업으로 조금씩 키우면서 성장해왔다. 공장식 사육형태가 발달하던 1960년~70년대 크게 성장했고, 이 때부터 육가공 제품이나 고기 수요도 점점 늘어났다.
* 우리는 어떤 돼지를 먹고 있나
우리가 먹는 돼지, 너의 이름은
요크셔(Yorkshire) : 요크셔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바로 테리어라는 말이 따라붙어야 할 것 같지만 요크셔테리어는 강아지 품종이고 요크셔는 돼지의 품종이다. 둘 다 영국의 요크셔 지방에서 시작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버크셔종, 중국종, 에스파냐종이 섞인 이 종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키우는 돼지 품종으로 현재 우리가 먹는 돼지는 대부분 요크셔라고 보면 된다.
제주 흑돼지: 국내 흑돼지를 대표한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될 만큼 귀한 대접을 받는다. 몸집이 작고 성장이 더디다. YDL이 6개월 사육하면 100㎏ 이상 나가는 것에 비해, 제주 흑돼지는 10개월 사육해도 겨우 70~80㎏ 성장한다. 일반 돼지와 달리 비계가 많지만, 흑돼지의 매력은 비계마저도 맛있다는 것이다. 제주도 내에서 유통하는 것은 교잡종이 많다.
* 돼지고기, 어떤 부위가 맛있을까
삼겹살이란 단어도 1934년 동아일보 기사에 '뒤넙덕다리와 배 사이에 있는 세겹살이 제일 맛있다고 한다'는 식으로 보도되었지만 보편적으로 쓴 것은 1980년대부터다.
숨겨진 '돼지의 맛', 뒷고기
뒷고기는 간단히 말해서 돼지고기 모둠이다. 이 음식이 탄생한 경남 김해가 앞에 붙어 흔히 '김해 뒷고기'라고 부른다. 1980년대 김해 도축장에서 일하는 기술자들이 돼지를 손질하면서 조금씩 잘라내서 허름한 선술집이나 포장마차에 팔아 용돈 벌이를 했다고 한다. 이렇게 '뒤로 빼돌린 고기'라고 해서 나온 것이 '뒷고기'이다. 한 부위에서 많이 떼어내면 금세 티가 나기 때문에 여러 부위에서 조금씩 잘라냈다. 뒷고기에 온갖 부위가 두루 섞인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