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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랑 ‘컵라면’ 먹고, 밤새 불 끄는 소방관… 그 안타까운 사정 ..

하지원요 0 2,111 2016.12.08 20:25

 

photo

photo=부산경찰청 페이스북.

         달랑 ‘컵라면’ 먹고, 밤새 불 끄는 소방관… 그 안타까운 사정
Fact
▲우리나라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12개 지역의 소방관 간식비가 3000원이다. ▲이번에 대형화재가 발생한 대구 역시 3000원으로 책정돼 있다. ▲간식비가 5000원으로 가장 높게 책정돼 있는 지역은 서울, 세종, 충북 3곳이다. ▲인천의 경우엔 소방관들에게 지급되는 간식비가 아예 없다. ▲간식비는 대부분 야간출동에 한해 1일 1회 지급된다. ▲소방관들이 화재현장에서 컵라면으로 허기를 달랠 수밖에 없는 이유다.    

View
소방관들이 화재(火災)현장에서 컵라면을 먹고 있는 장면이 또 화제(話題)가 됐다. 11월 30일 오후 5시 49분 페이스북 페이지 ‘실시간 대구’에는 ‘서문시장 화재 진압 후 그들의 휴식시간’이라는 글과 함께 사진 두 장이 올라왔다. 그을음이 잔뜩 묻어 있는 방화복을 입은 소방관들이 화재현장 근처 길가에 앉아 작은 사이즈의 컵라면과 분식 등을 먹고 있는 모습이다. 



대구 서문시장 화재현장에서 컵라면을 먹고 있는 소방관들. photo='실시간 대구' 페이스북. 


“생명 구하는 분들인데 컵라면이라니…”

이 게시물에 달린 댓글은 온통 “안타깝다”는 내용이었다. 누리꾼들은 “생명을 구하는 분들이 구석에 처박혀 라면을 먹어야 되겠느냐” “(작은 사이즈 말고) 큰사발로 드세요. 저게 뭐야” “라면은 이제 그만합시다”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소방관들이 컵라면을 먹고 있는 모습이 화제가 된 건 이번 뿐이 아니다. 지난해 4월 3일 부산경찰청 페이스북에도 땀에 흠뻑 젖은 모습의 소방관이 허겁지겁 컵라면을 먹고 있는 사진이 올라와 누리꾼들의 심금을 울렸다. 

지역별 소방관 간식비는 얼마?

화마와 싸우는 소방관들이 컵라면으로 허기를 채울 수밖에 없는 이유는 뭘까? 

가장 큰 이유는 이들에게 책정된 간식비가 1인당 3000~5000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인천의 경우에는 아예 간식비가 지급되지 않는다. 간식비가 책정돼 있는 지역에서도 소방본부 규정상, 대부분 야간에 출동했을 때에만 1일 1회에 한해 지급된다. ‘야간’으로 정해진 시간은 지역마다 차이가 있지만, 보통 밤 10시~새벽 6시까지다. 

광고없는 언론 팩트올은 17개 광역자치단체 소방본부에 전화해, 소방관들의 1인당 간식비를 문의했다. 각 지역별 소방관 1인당 간식비 금액과 이 간식비를 받을 수 있는 출동시간은 다음과 같다. 

△인천 현재 지급 안하고 있음(2013년 당시 3000원/ 밤9시~아침9시) 
△부산 3000원(밤10시~새벽6시) 
△울산 3000원(밤10시~새벽6시) 
△대구 3000원(밤9시~아침9시) 
△대전 3000원 (밤9시~새벽6시) 
△광주 3000원(밤9시~새벽6시) 
△제주도 3000원(밤10시~새벽6시) 
△강원도 3000원(밤9시~아침9시) 
△경상남도 3000원(밤10시~새벽6시) 
△경상북도 3000원(밤9시~새벽6시) 
△전라남도 3000원(밤9시~새벽6시) 
△경기도 3000원(밤9시~새벽6시) 
△충청남도 3000원(밤10시~새벽6시) 
△전라북도 4000원(주, 야간 상관없음)
△서울 5000원(밤9시~아침9시) 
△세종시 5000원(밤10시~새벽6시) 
△충청북도 5000원(밤9시~새벽6시)


photo='실시간 대구' 페이스북. 


소방관 간식비 3000원인 곳이 12개 지역

이 17개 지역 중 소방관 1인당 간식비가 5000원으로 가장 높은 지역은 서울, 세종, 충북의 3곳이다. 전라북도의 경우 4000원, 나머지 13개 지역 중 12개 지역 소방관들은 3000원으로 간식비를 충당해야 하는 상황이다. 

인천의 경우에는 현재 간식비로 지급되는 돈이 없다. 인천소방본부 기획예산팀은 팩트올에 “예전 규정을 찾아보니 1인당 3000원으로 책정이 돼있긴 한데, 현재는 예산문제로 지급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룻밤에 여러 번 출동한다고 해서, 그 횟수만큼 간식비를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하루에 한번만 간식비가 지급되는 지역이 대부분이다. 충청북도소방본부 소방행정과 예산장비팀은 예외적으로 “일선 소방서에 확인해보니, 규정상으로는 1일 1회로 돼 있지만 예산범위 내에서 출동 횟수에 따라 지급하고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컵라면+물+빵=3000원 

3000원으로는 뭘 살 수 있을까? 큰 사이즈의 컵라면 1개 값은 1000~1500원 사이다. 여기에 생수 500ml짜리 1병(500~800원), 빵 1개(1000원) 정도를 사게 되면 끝이다. 

간식은 우선 소방관의 사비로 충당한다고 한다. 그러고 나면 월별로 야간 출동 횟수를 정산해 월급과 함께 지급되는 시스템이다. 소방서마다 차이가 있긴 하지만, 일부 소방서에서 대량으로 생수나 컵라면, 빵 등을 구입해 놓은 뒤 이를 야간출동시에 간식으로 먹는 경우도 있다 한다. 

부산소방본부 소방행정과 신서원 소방교는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들이 먹고 있는 컵라면 등은 의용소방대에서 봉사차원으로 현장에 지급한 것일 수 있다”고 했다. 의용소방대는 소방업무를 보조하기 위해 각 지역에 설치된 민간 소방조직이다. 

소방관들 “불만은 있지만…”

현장에 출동하는 소방관들은 본인들이 받고 있는 간식비에 만족하고 있을까? 익명을 요구한 한 소방관은 “불만이 있다고 하더라도 바뀌는 게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것 같다”고 했다. 

다른 소방관은 “‘간식비’로 책정된 돈은 적지만 화재 현장으로 출동하게 되면, 화재진압수당이 나오기도 하고, 야간에 출동할 때는 출동 횟수에 따라 가산금도 지급되기 때문에 여기서 알아서 사먹을 때도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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