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의 공포가 온나라를 뒤덮고 있다. 출산율로만 따지면 거의 절망적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0.78명이다. 합계출산율은 가임기(15~49세) 여성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뜻한다. 비교 대상조차 없는 월드클래스 꼴찌다. 이대로 가면 대한민국이 지구상에서 사라질 수 있다.
저출산의 후폭풍은 엄청나다. 대한민국을 뿌리째 뒤흔든다.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교육·병역·연금의 연속성이 무너진다. 학령인구 감소로 초중고를 비롯한 대학은 문을 닫아야 한다. 병역자원 급감에 국방 공백도 우려된다. 연금재정 악화를 방지할 근본 대책도 없다. 수도권 집중에 따른 지방소멸도 가속화된다. 무엇보다 생산연령인구 감소와 고령인구 증가라는 엇박자는 성장잠재력 훼손과 과도한 노인부양비 부담으로 이어진다.
현실을 인정하자. 저출산 흐름을 뒤집을 획기적 대책은 애초 불가능하다.
‘어서와 이민은 처음이지’ 악마의 달콤한 속삭임이 아니다. 어쩌면 인구절벽의 유일한 해결책일지 모른다. 이민은 대단히 논쟁적인 화두다. 부작용 최소화를 전제로 조심스럽게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더 늦기 전에, 그리고 더 큰 비용을 치르기 전에 저출산 대안으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