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이 오면
나에게 태풍이 문 두드릴 것 같았어
불보듯 뻔한 일이라
무서웠어
내가 어떨지 나도 모르니까
태풍에 당신이 날아 가면 어쩌지
나도 만나지 못한 나를
당신이 만나서 날아 가면 어쩌지
무섭고 두려웠어
힘들었지만
그 힘들었던 6월에 머물고 싶었어
늘 그렇듯
7월은 성큼 와버렸고
태풍이 아닌 거센 눈보라가 몰아쳤고
버티고 또 버텼지만
너무 힘에 부쳐서
나도 결국 눈보라가 되었는데
그래서 가만히 그대로 있던 당신에게
날카로운 얼음 조각으로 다가갔는데
그런 내가 무섭고 두려웠는데
그런 내가 싫어서
그런 나를 세상에서 없애고 싶었는데
거기 그냥 그대로 있어줘서
고마워
당신 때문에
당신 덕분에
차가운 눈보라말고 따뜻한 눈이 될래
조용하고 밝게 세상에 내릴래
당신에겐 따뜻한 눈과 햇살이 될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