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서울 지하철 5호선.
분무기를 이용해 시트 곳곳에 방역제를 뿌립니다.
방역제에 들어있는 건 사람의 코나 입으로 들어갈 경우 폐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4급 암모늄'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어떤 상황에서라도 사람에겐 뿌려선 안되는 독성 물질로, 국립환경과학원 내부 실험에서도 이를 흡입한 쥐들이 사망했습니다.
방역 노동자들은 수 년 간 이렇게 문이 닫힌 열차에서 하루 6시간 이상 소독을 해왔습니다.
이들에겐 비말 차단용 일반 마스크가 지급됐습니다.
[이덕환/서강대 화학과 명예교수 : 방독면을 써야 되는 거지. 이렇게 마스크 씌워주고 이게 보호장구라고 그러면 이건 어불성설이죠.]
지난해 5월 방역을 담당하는 서울도시철도 그린환경측은 방역제로 생길 수 있는 노동자 피해를 막겠다며 연구용역을 의뢰하기도 했습니다.
서울시 독성센터 등이 수행한 연구에선 '분무식 소독을 폐기해야한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업체 측은 지금도 '뿌리는 소독'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박종원/용역 업무 수행업체 대표 : 그런데 변하는 건 없습니다. {그 이후로 지금 1년 지났잖아요?} 1년 동안 변함이 없죠.]
업체 측은 입장을 묻는 취재진에 내용을 잘 모른다며 연락을 피했습니다.
이 회사에 소속된 노동자는 1600여명입니다.
[방역 노동자 : 나는 이런 줄도 모르고 죽는 줄 모르고 그냥 뿌려댔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