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옥스퍼드 런던 퀸메리대학교(바이러스학·세균학) 명예교수는 최근 히포크래틱 포스트에 "개는 더러운 구석에 코를 박거나 배설물 주위를 맴돈다. 개의 코와 입 주변이 박테리아와 바이러스, 세균으로 득실거리기 때문에 개가 얼굴을 핥게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개의 입 속 박테리아는 동물원성 감염증을 일으킨다. 사람에게 옮으면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 2001년부터 2011년까지 프랑스에서 4세 미만 유아 42명이 수막염에 걸리고, 이중 4명이 사망했는데 개와 고양이가 얼굴을 핥게 한 것이 원인이 됐다. 전문가들은 "아기와 애완동물 간 접촉을 줄여야 한다"고 경고한다.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캐나다의 수의학 학술지 Canadian Vet Journal은 "사람의 입과 코, 눈을 감싸는 점막은 개의 입 안에 존재하는 박테리아를 감당할 수 없다"며 "이중 헤모필루스 아프로필루스는 뇌농양과 심장염, 촌충 감염증을 일으킨다. 특히 아이들은 개의 입 속에 남은 벼룩의 잔존물에 감염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 의학저널 BMJ case report는 70세 여성이 패혈증으로 생사를 오갔는데, 개가 여성을 물어뜯은 흔적이 없는 것으로 미뤄 봤을 때 개와 키스한 후 박테리아가 여성의 몸 속에 침투한 것으로 보인다는 임상 사례를 발표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사랑스러운 개에게 어떤 식으로 애정을 표현해야 할까. 브루노 쇼멀 캘리포니아대학교 수의학과 교수는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과 노약자는 개가 얼굴 부위를 핥게 놔둬서는 안 된다"며 "가능하면 얼굴을 맞대지 않는 '공기 키스'를 하라"고 조언했다.
[CBS노컷뉴스 문수경 기자] moon034@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