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술을 마시던 여성이 자리를 비운 사이 술잔에 수면제 성분의 가루를 탄 혐의를 받는 남성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A씨는 지난해 2월 서울 강서구의 한 음식점에서 피해자 B씨(여)와 술을 마시던 중 B씨가 화장실에 간 사이에 '플루니트라제팜' 성분의 흰색 가루를 술잔에 몰래 탄 혐의를 받았다. 플루니트라제팜은 불면증 치료에 쓰이는 향정신성의약품이다.
다행히 B씨는 술에 가루가 섞인 것을 보고 이를 이상하게 여겨 술을 버렸다.
1심에서 A씨는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범행을 자백하면서 반성하는 점, 재범하지 않기로 다짐하는 점 등이 유리한 양형요소로 고려됐다.
검사만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는데, 2심에서는 형량이 가중됐다.
재판부는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은 A씨에게 유리한 부분이지만 이번 범행 죄질 자체가 좋지 않다"며 "향정신성 물질이 포함된 지 몰랐다는 A씨의 주장은 상식에 반한다"고 지적했다.
또 "A씨가 흰색 가루를 우발적으로 탔다고 보기 어렵다"며 "그런데 A씨는 계속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을 내세우고 있고 B씨에게 용서받지도 못했다"고 원심을 파기하고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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