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2017년 5월부터 7월까지 인천의 한 초등학교에서 제자들을 학대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평소 자신의 말을 잘 듣지 않는 B군을 자주 혼냈고, 6월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된 B군의 어머니가 교장에 항의하자, 교장은 A씨를 나무랐다.
교장에게 싫은 소리를 들은 A씨는 교실로 돌아와 B군에게 "네 엄마가 전화해서 선생님 엄청 힘들었다. 너랑 네 엄마 이름을 책에 실어서 네가 잘못한 일을 세상에 알리겠다"며 분풀이를 했다.
다음날에도 화풀이는 이어졌다. A씨는 B군이 자신의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면서 "넌 우리 반 아니니까 나가. 너는 쓰레기"라고 폭언을 퍼부었고, 다른 제자들에게는 B군이 혼나는 모습을 휴대폰으로 찍으라고 시키는가 하면 "꽃밭인 우리 반을 가꿔야겠다. 잘못된 것은 도려낼 거야"라고 엄포를 놓았다.
또 다른 날에는 옷차림에 대한 수업을 하던 중 즉흥적으로 여장 패션쇼를 열었다. C군을 포함한 남학생 3명의 머리를 고무줄로 묶고 화장을 하게 한 뒤, 강제로 여장을 한 남학생들은 A씨의 지시로 다른 남학생 3명과 짝을 지어 사진까지 찍었다.
일주일 뒤 C군의 부모로부터 여장 패션쇼에 대한 항의성 메시지를 받은 A씨는 "너희 엄마가 예의 없이 문자를 보냈다. 먹고 살기 바쁘면 이렇게 예의가 없는 것이냐"고 소리를 질렀다.
앞서 같은 해 5월에는 "허리가 아프다"면서 엉덩이 일부가 보이도록 바지를 내린 뒤 B군에게 파스를 붙여달라고 지시했고, "내 엉덩이 크다. 여자애들 얼굴이 몇 개 들어간다"면서 성희롱을 했다.
또 다른 제자에게는 "너는 남자인데도 (가슴이) 나왔다"면서 피해 학생의 가슴을 주무르듯 만졌다.
재판부는 제자들에게 여장을 시키고 사진을 찍은 A씨의 행위는 '정서적 학대'에 해당하고, 엉덩이를 보인 행위는 '성적 학대'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초등학교 담임 교사인 피고인은 교내에서 반 학생인 피해 아동들에게 정서적·성적 학대를 했다"면서 "범행 당시 상황 등을 보면 당사자인 피해 아동들뿐 아니라 다른 학생들까지 상당한 정서적 피해를 입었을 것으로 보인다. 죄질이 불량하고 죄책이 무겁다"고 판시했다.
다만 "피고인이 항소심에서 유죄인 공소사실을 인정하면서 반성하는 태도를 보였고, 일부 피해 아동과 보호자는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다"면서 "피고인의 건강 상태와 초범인 점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한국경제 이보배 기자
http://n.news.naver.com/article/015/000459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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