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 / Humor

반성없는 필리핀 독재자 마르코스家 "진실·정의가 이길 것"

신의적 0 407 2016.09.18 18:21


마르코스 고향서 99세 생일 행사…아들 "꿈·열정 기억…마르코스 영원하라"


정의와 진실은 결국 이길 것이다."

독재정권에 항거하는 국민의 목소리가 아니다. 독재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필리핀 대통령의 가족들이 한 말이다.

마르코스 독재정권을 무너뜨린 필리핀 '피플파워'(민중의 힘) 혁명이 올해 30주년을 맞았지만, 마르코스 가문은 과거사에 대한 반성보다 여전히 '화려한 부활'을 꿈꾸고 있다.

12일 현지 GMA 방송 등에 따르면 마르코스의 고향인 일로코스 노르테 주의 고향 마을에서는 전날 마르코스의 99세 생일을 축하하는 행사가 수백 명의 지지자가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부인 이멜다(왼쪽)와 아들 마르코스 주니어[EPA=연합뉴스 자료사진]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부인 이멜다(왼쪽)와 아들 마르코스 주니어[EPA=연합뉴스 자료사진]


마르코스는 1965년 대통령에 당선된 뒤 1972년 계엄령을 선포하며 장기 집권에 나섰다. 1986년 피플 파워로 쫓겨나고 하와이로 망명, 1989년 72세를 일기로 숨졌다. 살아있다면 11일이 99세가 되는 날이다.

'사치의 여왕'으로 불린 마르코스의 부인 이멜다는 기념행사에서 "정의와 진실은 때로 매우 느리게 움직이지만 결국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르코스 정권의 부패와 인권 탄압 비판을 일축하며 필리핀이 마르코스 집권 시절 번영했다는 주장을 편 것이다.


마르코스 아들이 자신의 페이스 북에 올린 어린 시절 아버지(왼쪽)와 함께 찍은 사진과 글[페이스북 캡처]

마르코스 아들이 자신의 페이스 북에 올린 어린 시절 아버지(왼쪽)와 함께 찍은 사진과 글[페이스북 캡처]


이멜다는 지지자들에게 "헌신과 배려, 사랑에 감사한다"며 "당신들이 마르코스 가문이 살아남은 이유"라고 치켜세웠다.

마르코스 아들인 마르코스 주니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버지 생일을 축하하는 것은 사랑하는 필리핀을 위한 그의 꿈과 열망을 기억하는 것"이라며 "국가와 국민의 발전, 활력, 위대함을 위해 계속 함께 일하자"고 말했다.

이어 "절대 포기하지 말고 희망도 잃지 말자"며 '마르코스 영원하라'(#ForeverMARCOS)라는 해시태그를 남겼다.

필리핀 정부는 마르코스 99세 생일을 기념하는 글을 정부 페이스북에 올렸다가 네티즌의 뭇매를 맞았다.

필리핀 정부는 '마르코스가 피플파워 때 유혈 사태를 피하기 위해 대통령직에서 물러났다'는 부분이 국민을 위해 자진해서 사퇴했다는 뜻으로 해석되며 비판이 일자 문제가 된 표현을 삭제했다.

또 마르코스를 거의 21년간 가장 오래 재직한 대통령이라고 소개했다가 "독재자이기 때문"이라는 네티즌의 비난을 샀다.

올해 마르코스 생일 행사는 마르코스 시신의 이장 논란 속에서 열려 관심을 끌었다. 마르코스 가족들은 현재 고향에 안치된 마르코스 시신의 마닐라 영웅묘지 이장을 추진하고 있으며 마르코스에게 우호적인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의 승인도 받았다.

그러나 마르코스 계엄 시절 피해자들의 청원으로 대법원에서 이장 적법성 심리가 진행되고 있다. 애초 마르코스 99세 생일에 맞춰 이장할 계획이었으나 대법원은 10월 18일까지 이장 준비를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마르코스 가문은 여전히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마르코스 주니어는 지난 5월 부통령 선거에 출마했다가 2위로 낙선했지만, 당시 총선과 지방선거에서 이멜다는 하원의원 3연임, 딸 이미는 일로코스 노르테 주지사 3연임에 각각 성공했다. 부정선거로 떨어졌다고 주장하는 마르코스 주니어는 6년 뒤 차기 대선에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http://media.daum.net/foreign/others/newsview?newsid=20160912115517540&RIGHT_REPLY=R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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