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박한 자취생활 견디고 무사히 졸업하고 싶습니다 ‘자취생 키우기2’
1탄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 4월 2탄이 나온 ‘자취생 키우기2: 대한민국에서 살아남기’. 대학 입학을 위해 서울로 상경한 주인공은 허름한 자취방에서 처음 자취생활을 시작한다. 불안한 주거환경(왼쪽), 학교 수업(가운데), 아르바이트(오른쪽)까지.. 주인공이 마주한 상황은 현실 대학생 일상과 매우 유사하다. 자취생 키우기2 캡쳐
자취를 하면서 학교를 다니는 일도 빠듯하지만, 스펙 쌓기를 게을리해선 안 된다. 공모전과 토익은 필수다. (왼쪽) 그래도 힘겨운 대학생활을 견디면 보람은 온다. 취업준비 기간 없이 바로 취업할 수 있다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 유명 대기업에 취업도 가능하다. (오른쪽) 자취생 키우기2 캡쳐
낭만이 실종된 지 오래인 대학가에 자취생은 ‘영원히 고통 받는’ 존재다. 물이 새는 낡은 자취방에 슬퍼할 겨를 없이 아르바이트와 학업을 병행 하기 위해 빡빡한 일상을 견뎌야 한다. ‘자취생 키우기2: 대한민국에서 살아남기’는 1탄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 4월 출시됐다. 이 게임은 대학 생활을 위해 무작정 500만원을 들고 상경한 주인공의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주인공은 생활비 때문에 인형탈 알바부터 금단의 알바까지 해야 하지만, 청년실업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공부도 열심히 해야 한다. 여기에 공모전, 토익 점수 등 스펙 쌓기는 덤이다. 힘겨운 4년 대학생활을 마치면 대학 졸업 후 바로 사회 진출을 하게 되는데, 대학원생이나 대기업 회사원처럼 현실성 있는 직업부터 사이비종교 교주까지 다양한 직업을 가질 수 있다.
이 게임은 대학생들의 현실반영적 스토리의 인기를 바탕으로 현재 구글 플레이에서 10만 건의 다운로드를 기록중이다.
끊임없이 돈을 벌어야 해서 더욱 슬픈 ‘한국에서 딸 키우기’
그림 1게임 ‘한국에서 딸 키우기’는 높은 양육비를 뼈저리게 체험할 수 있는 게임이다. 주인공은 끊임없이 미싱으로 양육비를 벌면서도 아이에게도 소홀히 하면 안 된다. 무언가 필요하다는 자녀의 메시지가 뜨면 더 열심히 일을 해야 한다. ‘한국에서 딸 키우기’ 캡쳐
전설의 ‘프린세스 메이커’가 아니다. 게임 ‘한국에서 딸 키우기’는 높은 양육비를 뼈저리게 체험할 수 있는 게임이다. 주인공은 끊임없이 미싱을 돌리며 일을 해 양육비를 벌어야 한다. 그러는 사이 아이에게도 소홀히 하면 안 된다. 무언가 필요하다는 자녀의 메시지가 뜨면 더 열심히 일을 해야 한다. 게임 이용자는 손가락으로 화면을 두들기는 단순 노동으로 양육비를 벌 수 있다. 손가락이 아플 정도로 화면을 끊임없이 두들기다 보면 “딸을 가지면서 느끼는 자녀 양육의 어려움을 담았다”는 게임 개발자의 소개글에 어느 정도 공감할 수 있다. 현재 구글 플레이에서 다운로드 10만건을 기록중이다.
어느 직종이든 퇴직하면 치킨집 창업행이죠 ‘퇴직 후 치킨집’
‘인생은 기승전치킨집’이라는 자조적인 표현처럼 퇴직 후 치킨집 창업 절차를 밟는 건 낯선 이야기가 아니다. 인디게임 ‘퇴직 후 치킨집’은 전국 3만6,000개 치킨집 가운데 살아남아야 하는 자영업자의 애환을 담은 게임이다. ‘퇴직 후 치킨집’ 캡쳐
게임 ‘퇴직 후 치킨집’은 임대료 납부, 대출금 갚기 등 자영업자가 생존하기 위해 마주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그리고 있다. ‘퇴직 후 치킨집’ 캡쳐
대학 졸업과 자녀 양육을 거치면 이제 퇴직 후 창업 1순위인 치킨집 운영이 남았다. 지난해에 출시된 인디게임 ‘퇴직 후 치킨집’은 자영업계의 대명사인 치킨집 운영을 간접 경험할 수 있다.
기존의 가게운영 게임과 달리 게임 ‘퇴직 후 치킨집’은 힘든 자영업자들의 고통을 적나라하게 반영했다. 메뉴 개발, 홍보 등 가게 번영을 위한 노력과 함께 대출금 갚기, 임대료 납부처럼 자영업자가 생존하기 위해 마주한 현실을 게임 곳곳에 넣었기 때문. 치킨 중량 속이기, 다른 치킨 집 루머 퍼뜨리기처럼 현실을 풍자한 요소도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헬조선’ 게임의 이용자들은 ‘가감 없는 현실 반영’을 게임의 매력으로 꼽았다. ‘현실과 비슷한 방법으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오히려 매력으로 다가온 것이다.
게임 ‘자취생 키우기2’에서 두 번의 결말을 맛본 재수생 유지아(20)씨는 “실제 대학생활과 유사한 환경에서 게임 캐릭터를 성장시키며 대리만족을 느낀다”고 말했다. 대학생 서은하(24·가명)씨는 “게임 ‘퇴직 후 치킨집’ 설정이 주변 이야기 같아서 그런지 재미있긴 해도 마냥 가벼운 게임은 아니었다”며 “오히려 게임에 반영된 요소가 현실보다 더 단순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빛나 인턴기자(숙명여대 경제학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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