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 즉, 한 여성이 평생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는 0.84명이었다.
한마디로, 대한민국은 여성이 일평생 출산하는 아이 수가 채 1명도 되지 않는 나라가 됐다는 뜻이다.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2018년 0.98명으로 사상 처음 1명 미만을 기록하더니 2019년에는 0.92명으로 더 떨어졌고 지난해는 급기야 0.8명대로 추락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합계출산율이 1명 미만인 나라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2019년 기준 OECD 평균 합계출산율은 1.61명이다.
우리나라는 유엔인구기금(UNFPA)의 국가별 합계출산율 순위 발표에서도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전 세계 198개국 가운데 꼴찌를 기록했다.
한 국가가 현재의 인구 규모를 유지하려면 합계출산율이 2.1명은 돼야 하는데 이를 '대체출산율'이라고 한다.
OECD는 합계출산율 2.1명 이하를 '저출산 국가'로, 1.3명 이하를 '초저출산 국가'로 분류하는데 우리나라는 이미 2002년(1.18명)부터 초저출산 국가 상태다.
지난해 사망자 > 출생아…사상 첫 '인구 데드크로스'
대체출산율과 천양지차인 1명 미만 합계출산율 지속은 대규모 인구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사상 처음으로 연간 출생아 수(27만 2400명)가 사망자 수(30만 5100명)보다 적은 '인구 데드크로스' 즉 '인구 자연감소' 현상을 겪었다.
그런데도 지난해 국내 '총인구'(2020년 인구주택총조사의 11월 1일 기준 총인구)는 5183만 명으로 2019년 5178만 명보다 5만 명, 0.1% 증가했다.
연간 인구 데드크로스는 나타났으나 총인구 감소까지 현실화한 상황은 아니지만, 총인구 감소 또한 시간문제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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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 사회학과 유삼현 교수는 "유럽은 50년, 길게는 100년에 걸쳐 저출산이 천천히 진행된 반면, 우리나라는 브레이크 없이 너무 빠른 시간에 내달렸다"고 지적했다.
특히, 유삼현 교수는 "우리나라의 출산율 하락 속도가 지나치게 빨라 열 일을 제쳐 두고 그 속도를 늦추는 데 전념해야 할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대부분 선진국처럼 합계출산율이 1.6명에서 1.7명 수준만 유지해도 인구 감소가 서서히 진행돼 충분한 대응이 가능하지만, 1명 미만은 차원이 완전히 다르다는 얘기다.
유 교수는 "지금까지 우리나라 인구정책은 다른 선진국을 보고 따라가면 됐지만, 이제 더는 보고 따라 할 국가가 없는 셈"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 최악인 우리나라의 초저출산 문제는 오롯이 우리 스스로가 해결해야 할 지상과제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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