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A씨는 "학생 때부터 잘하는 것도 별로 없었고 외모도 특출나지 않았다. 그래도 우직하게 공부하는 법은 알아 서울에 있는 대학에 갔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군대에서 선임이 변리사 공부하길래 따라했고 전역 후 3년 동안 준비해 겨우 붙었다"고 했다.
A씨는 "시험에 붙은 뒤 연수를 갔고 그때 주변 대학교랑 미팅을 했고 거기서 만난 여자와 어쩌다 보니 결혼했다"며 "아내는 크게 내세울 것은 없었지만 나한테 살갑게 대해주는 게 좋았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결혼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월 700만 원 벌어다 주고 용돈 40만 원을 받는 나. 돈 아까워서 2000원짜리 커피 마시면서 하루 12시간씩 일하는 나. 휴일도 없이 일하는 내 모습이 보이더라"며 "결혼 안 한 동기들 만나면 다 명품 시계와 외제 차로 화려하던데 나는 그냥 수습 시절 샀던 중고 쏘나타 타고 다닌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와이프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며 이런 게 가장의 모습이라고, 결혼하면 다 이렇게 사니까라고 생각했다"며 "그러다 설거지론을 보는데 내 얘기 같더라. 어쩌면 애써 부정했던 건지도 모르겠다. 오늘 집에 안 들어갈 것 같다"며 글을 마쳤다.
이후 A씨는 그 다음 날 후기 글을 추가로 남겼다. 그는 "어제 술 먹고 집 앞에 호텔에서 한숨 자고 들어갔더니 (아내가) '어디 갔다 왔냐', '술은 왜 이렇게 비싼 거 먹었냐'며 뭐라 하더라"며 "다른 건 모르겠는데 술 비싼 거 먹었다는 말에 너무 열 받았다. 친구랑 둘이 마시면서 20만 원 안 되게 나왔는데 한달에 700씩 가져다주는 내가 그거 하나 못하나 싶더라"고 했다.
이어 "그래도 (분을) 삭히면서 그동안 모은 돈을 보여달라고 했더니 8000만 원이 있었다"며 "7년 동안 열심히 일해서 나한테 남은 건 월셋집과 중고 쏘나타와 아내가 타고 다니는 벤츠 할부 남은 것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끝으로 A씨는 "오늘 이혼 전문 변호사인 친구 만나서 조언 한 번 받아보려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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