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리우드에서 영화 촬영 중 소품용 총기 사고로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부상당하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총기를 발사한 사람은 유명 영화배우인 알렉 볼드윈이며, 사망 피해자는 40대 여성 촬영 감독 헐리나 허친스, 부상자는 감독 조엘 소자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뉴멕시코주 산타페의 서부극 <러스트> 촬영장에서 이 영화 제작자이자 배우인 볼드윈이 실탄이 없는 '콜드 건(cold gun)'이라며 조감독 데이비드 홀스가 건넨 총을 사용하다 이같은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 조사에서 홀스와 볼드윈은 총에 실탄이 장전돼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진술했으며, 경찰은 일단 우발적 사고로 보고 두 사람에게 형사상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다고 CNN이 24일 보도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총기 규제에 대한 여론이 힘을 받고 있다. 특히 영화 제작에서 진짜 총 사용을 금지하자는 청원도 온라인(change.org)에서 시작됐다. 이들은 볼드윈에게 영화계에서 힘과 영향력을 직접 행사해 촬영장에서 진짜 총 사용을 금지하는 일명 '헐리나 법'(Halyna's Law) 제정에 나서달라고 호소했다.
일부 공화당 정치인들, '트럼프 비판'하던 볼드윈 연루 총기 사고까지 '정치화'
2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사고에 일부 공화당 정치인들이 애도를 표하기에 앞서 볼드윈을 조롱하는 발언을 해 비판이 일고 있다. 볼드윈은 민주당 지지자이자 총기 규제 옹호론자로 유명하다. 그는 또 미국에서 인기가 많은 TV 쇼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에서 도널드 트럼프 정권 내내 트럼프 역할을 맡아 정치 풍자 코미디를 해 트럼프 지지자들 사이에서 악명이 높았다.
오하이오주 상원의원 공화당 예비후보인 J.D 밴스는 사고 발생 직후인 22일 트위터 CEO 잭 도시에게 "트럼프를 다시 불러들여야 한다. 우리는 알렉 볼드윈 트윗이 필요하다"는 글을 보냈다.
트럼프는 지난 1월 6일 의회 무장 폭동 사건을 계기로 트위터 계정이 정지됐다.
밴스는 몰락한 중공업 지대 백인 노동자 계층인 소위 '레드 넥'들의 정서를 대변하는 자전적 에세이 <힐빌리의 노래>를 썼다. 이 책은 베스트셀러가 됐으며, 영화로도 제작됐다.
예일대 로스쿨 출신 변호사인 밴스는 책을 통해 얻은 유명세를 기반으로 정치인으로 변신을 시도했다. 밴스는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를 '문화적 헤로인'이라며 "트럼프가 백인 노동 계급을 어두운 곳으로 이끌고 있다"고 비판하는 등 트럼프에 비판적이었다.
그러나 상원의원 출마 선언 이후엔 자신의 트럼프 비판에 대해 "후회한다"며 입장을 바꿨다. 그는 지난 6월 트럼프의 오하이오 유세에 동참하기도 했다. 이번 볼드윈 겨냥 트윗도 다분히 트럼프 지지자들을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밴스의 이같은 반응에 대해 잠재적 경쟁자인 팀 라이언 하원의원은 "누군가 죽었다. 이 바보야"라고 비난했다.
영화 평론가 마크 커모드는 "공화당의 기독교인들은 분명히 다른 버전의 성경을 읽는 것으로 보인다"고 비꼬았다.
대표적인 총기 옹호론자인 로렌 보버트 하원의원(콜로리다)도 과거 볼드윈이 총기 규제와 관련해 올린 트윗을 리트윗하면서 볼드윈에게 "아직도 유효하냐"고 비아냥거리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http://n.news.naver.com/article/002/0002215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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