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최근 미국 내 10개 주(州)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코로나 백신 접종을 처음 시작한 작년 12월부터 최근까지 약 100만회분의 백신이 폐기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아프리카 등 저개발 국가들은 백신 기근에 시달리는 가운데, 백신 생산량이 많은 미국에서는 주 정부가 연방 정부에 백신 공급을 중지해 달라고 요청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NYT에 따르면 미 조지아주에선 11만 회분이, 뉴저지주는 5만3000회분, 매릴랜드 주 5만회분이 폐기됐다. 다만 폐기되는 비율은 전체의 1.5~2% 수준이었다. 미 CDC(질병통제예방센터)는 미 전역의 백신 폐기 상황에 대해선 NYT에 공개하지 않았다. 백신 폐기 이유는 이동 중 파손 문제도 있지만, 백신 접종을 예약해놓고 나타나지 않는 ‘노쇼’로 인한 기간 만료 비중도 상당 수라고 한다. NYT는 “10개 주만 100만회분이 폐기됐다”며 “전국적으로 폐기되는 양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NYT는 “전염성이 매우 높은 델타 바이러스 확산에도 불구하고 낭비되는 백신의 증가는 미 보건 당국이 직면하고 있는 어려움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했다. 미 주·자치령보건관리협회(ASTHO) 최고의료책임자 마커스 플레시아 박사는 “코로나 초기엔 사람들이 백신을 맞고 싶어도 없어서 위기였고, 지금은 (백신을) 충분히 가지고 있는데도 사람들이 더 이상 맞으려 하지 않아서 위기”라고 했다.
각 주에선 유통기한이 임박한 수천~수만 도스의 얀센 백신을 처치하지 못해 자체적으로 개도국 등 외국 지방정부에 보내면 안 되겠느냐고 연방정부에 문의하고 있다. 하지만 미 정부는 외국에 즉시 수송돼 기한 내 접종이 완료된다는 보장이 없다며 난색을 표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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