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의 갑작스러운 대출 자제령과 금융사의 대출 중단 동참에 놀란 국민들이 나흘 간 약 7,600개에 달하는 마이너스통장을 새롭게 개설한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사의 대출 제한이 전방위로 확산할 상황을 우려해 미리 마통을 뚫어 대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에서 지난 17~20일 4일간 신규 개설된 마이너스통장 개수는 7,557개에 달했다. 전 주 같은 기간인 10~13일(5,671개 신규 개설)에 비해 33.3% 급증했다. 하루 평균으로는 10~13일 1,418건에서 17~20일 1,889건으로 뛰었다.
이는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좁아질 것을 우려한 국민들이 대출 제한이 더 확산하고 금리도 오르기 전에 일단 마통부터 개설해 놓기 위해 움직인 결과로 해석된다. 실제 금융감독원은 지난 13일 은행 여신(대출) 담당 임원들을 모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받지 않는 1억 원 이하 신용대출 한도도 연봉의 2배 수준에서 1배 수준으로 낮추라”고 권고한 바 있다. 특히 농협은행이 가계 주택구입용 대출을 오는 11월 30일까지 중단하는 초강력 조치를 취한 19일 이후 신규 마통 개수가 증가했다. 20일 5대 은행의 신규 마통 개수는 2,318개로 일주일 전 같은 시점인 13일(1,523개)보다 52.2% 급증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지난주에는 굵직한 공모주 청약 등 마통이 늘어날 특별한 사건이 없어 결국 대출을 못 받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마통을 신규로 개설한 사람이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갑작스러운 대출 자제령이 되레 대출 가수요까지 자극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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