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하고 드세요! 성동지역자활센터 케이터링 서비스
“딩동~”
초인종 소리에 나가보니 전화로 주문한 케이터링 음식이 도착했다. 네모난 상자를 열어보니 샌드위치, 샐러드, 음료수가 가지런히 들어있다. 가벼운 한 끼 식사로 무난해 보였다. 행사장에 가야만 먹을 수 있었던 케이터링 음식을 집에서 편안히 받아보니 마치 선물을 받은 듯 기분이 좋아진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했던가? 케이터링 음식이야말로 그 속담에 딱 들어맞는 것 같다. 포장이 예뻐서 먹기 아까울 정도다.
케이터링은 행사나 연회가 있을 때 맞춤형으로 음식을 만들어 제공하는 일을 뜻한다. 단체로 주문해야만 먹을 수 있는 케이터링 음식을 개인이 집에서 주문해서 먹을 수 있다니! 이 또한 코로나19가 가져온 새로운 문화이다. 필자가 받아 본 케이터링 음식은 서울성동지역자활센터에서 운영하는 ‘다온 케이터링’에서 만든 것이다.
지역자활센터는 일반인에게는 다소 생소한 기관이다. 국민기초생활 보장법에 따라서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과 같이 경제적으로 저소득층이 이용하는 시설이다. 센터는 저소득층의 일자리를 창출해 고정적인 수입도 확보하고 향후 자활 및 자립을 돕고자 보건복지부에서 지정해 위탁운영하고 있다.
성동구 옥수동에 4층 규모로 자리한 서울성동지역자활센터 ⓒ윤혜숙
‘서울성동지역자활센터’는 2000년 8월에 개소했으니 벌써 20년이나 됐다. 성동 평화의 집에서 출발해서 현재에 이르고 있다. 2016년 지금의 건물에 입주하기 전까지 여러 곳을 전전했다.
센터는 구청에서 저소득층 대상자를 자활센터에 의뢰하면 ‘Gateway 과정’이라고 하는 상담, 교육을 거쳐 각자 원하는 일자리를 찾아준다. 일자리를 찾는 과정에서 자활센터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기도 하는데, ‘사업단’이라는 이름으로 일자리가 운영되고 있다.
필자가 주문해서 받아본 케이터링 음식도 서울성동지역자활센터의 여성특화사업으로 운영하는 다온카페에서 제작했다. 카페는 센터 건물의 4층에 위치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당시 공공기관에 입주해 있는 카페라서 포장만 가능했다. 4층의 다온 카페 출입문은 굳게 닫혀 있었지만, 안쪽에선 각자 맡은 바에 따라 한쪽에선 케이터링 음식을 만들고 다른 쪽에선 케이터링 음식을 포장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모든 게 수작업이며 선주문 후제작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2016년 지금의 건물에 이전하면서 센터는 다온 카페 매장을 열었다. 작년 연말부터는 다온 케이터링 사업을 시작했다. 누구든 카페를 방문하듯 매장을 방문해서 샌드위치나 음료를 사서 매장 내에서 먹을 수 있다. 샌드위치와 라떼 세트가 6,000원 정도이며, 지금은 전화나 방문 등의 형태로 주문하면 포장해 갈 수 있다. 15개 이상이면 서울 전 지역 무료 배송하며, 15개 미만이어도 택배비를 내면 배달이 가능하다. >> 케이터링 서비스 안내 페이지 바로가기
한편 서울성동지역자활센터는 구청, 기업, 사회적경제기업 등과 협업해서 여러 가지 사업단을 운영하고 있다. 다온 케이터링처럼 별도의 사업을 꾸려서 수익을 내기도 한다.
‘편의점사업단’은 GS25와 연계해 내일스토어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한국자활복지개발원과 GS가 협약해서 주민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동시에 매장운영의 경험을 토대로 자활기업을 창업하거나 편의점에 취업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내일스토어는 지난해에 강남역 지하 3층에 오픈한 데 이어 올해 신당역에도 오픈 예정이다.
‘도시양봉사업단’은 사회적경제 단체인 ㈜어반비즈서울과 도시양봉가를 양성해 도시에서 양봉사업을 진행하는 사업이다. 도시양봉장을 위탁 받아 자활 양봉사업 추진 및 꿀 생산•판매 등을 통해 자립 및 자활을 지원하고 있다.
이밖에 ‘점자교정교열사업단’은 지역과의 협업 및 교육을 통하여 참여주민의 능력을 향상시켜 점자교정•교열가로 양성하는 사업이다. 도서 점자출판의 의뢰도서에 대한 점자교정•교열 관련 작업 진행하면서 점자교정•교열가로 양성함으로써 자활 및 자립을 지원하고 있다.
이들 사업들은 구청에서 의뢰받은 저소득층 주민에게 적합한 일자리를 마련해 취업 기회를 제공해 즐겁게 일하고 고정적인 수입으로 삶의 질을 높여주고 있다.
성동지역자활센터는 일자리 창출뿐만 아니라 주민이 처한 장애 요소를 해결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센터를 이용하는 저소득층 주민은 주거, 알코올, 신용불량, 건강 등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다. 센터에선 개별적인 자활사례 관리도 겸하고 있다. 각자가 처한 문제가 있다면 이것을 해결해주기 위해서 관계기관과 연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정기 건강검진, 치과 스케일링 등도 진행 중이다.
이선화 서울성동지역자활센터 센터장은 “저소득층에게 일자리야말로 자신과 자신의 삶을 소중하게 만드는 계기가 된다. 시민이 지역자활센터의 사업단이 하는 일에 관심을 갖고 소비자 역할을 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동안 필자가 사는 동네에 있지만 서울성동지역자활센터가 어떤 기관인지를 모른 채 지나쳤다. 이번에 다온 케이터링 음식을 주문하면서 서울성동지역자활센터가 추진하는 사업에 관심을 갖고 살펴보게 되었다. 자활센터에서 지금 이 순간 자립, 자활을 꿈꾸면서 일하는 분들을 응원한다.
■ 서울성동지역자활센터
○ 주소 : 서울 성동구 매봉길 21(성동구 옥수동 562-1)
○ 홈페이지 : http://www.sdjh.or.kr/
○ 케이터링 서비스 : http://www.sdjh.or.kr/bbs/board.php?bo_table=yp_service01&wr_id=1
○ 문의 : 02-2299-66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