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초, 지하철을 즐겨라! ” 국제지하철영화제 감상팁
8월 24일부터 9월 18일까지 서울교통공사 국제지하철영화제(Seoul Metro International Subway Film Festival, SMIFF)가 열린다. 제11회를 맞은 이번 ‘국제지하철영화제’는 지하철을 통해 이동하며 즐기기에 적합한 90초 짜리의 초단편 영화들을 지하철 내 모니터에서 상영하는 축제로, (사)서울국제초단편영화제와 서울교통공사가 공동주최하고, 스페인 바르셀로나 도시교통공사 TMB, Subtravelling이 협력해서 개최한다.
제11회 서울교통공사 국제지하철영화제 포스터 ⓒSMIFF
지하철은 수도권 전역을 사통팔달 연결해 주는 교통수단이다. 그만큼 지하철은 모든 시민의 발이 되주며 시민의 일상과 함께한다. 그런 지하철이 재미난 영화관으로 변신했다. 90초 내외의 초단편 영화를 상영하며 움직이는 영화관이 된 것이다. 또한 지하철을 소재로 한 다양한 영화들이 제작되며 지하철은 영화 촬영장으로도 변했다.
최근에 지하철을 타기 위해 지하철 역사를 오가면서 ‘국제지하철영화제’를 알리는 홍보 포스터를 본 적이 있다. 그런데 올해가 11번째 영화제라고 하니 필자의 무심함을 자책했다. 그동안 지하철을 수시로 이용했건만 지하철 내 모니터에서 상영하는 국제지하철영화제 관람 기회를 놓치면서 지냈다. 8월 16일부터 수도권을 중심으로, 지금은 전국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되면서 가급적 외출을 삼가면서 지내고 있으니 필자를 포함해 집콕 생활을 지키는 시민들은 여러 경로로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
국제지하철영화제 홈페이지 온라인 상영관 ⓒSMIFF
작품은 ▲극장 상영, ▲지하철 상영, ▲온라인 상영을 통해 관람할 수 있는데, 온라인으로는 서울시교통공사 국제지하철영화제 홈페이지, 서울교통공사 유뷰브 등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필자는 서울교통공사 국제지하철영화제 홈페이지 온라인 상영관에서 영화를 관람하기로 했다. 국제지하철영화제 메인 화면 상단에 바로 보이는 ‘온라인 상영관’을 클릭했다. 총 5개 부문으로 나뉘어 60편의 영화가 제공되고 있다. ‘E-CUT 감독을 위하여’, ‘지하철 국제경쟁’, ‘지하철 국내경쟁’, ‘지하철 특별경쟁’, ‘바르셀로나 Subtravelling 특별전’ 등이다.
실제 감상해본 서울교통공사 ‘국제지하철영화제’의 작품들은 특별한 매력이 있었다
첫째, 영화를 골라 보는 즐거움이 있다.
영화가 아무리 짧다고 해도 60편의 영화를 한 번에 관람할 수 없을 것이다. 국제지하철영화제 기간 하루에 3, 4편씩 골라서 관람하는 건 어떨까? 온라인 상영관으로 가면 영화마다 제목을 확인할 수 있다. 제목이 주는 메시지가 무엇일지를 한 번쯤 생각하면서 해당 영화를 클릭한다. 그러면 화면 중앙에 스크린이 확장되어 뜨면서 영화가 재생된다.
둘째, 영화 상영시간이 짧아서 몰입도가 높아진다.
‘E-CUT 감독을 위하여’ 부문에 출품된 ‘최고의 시’를 관람했다. 정말 딱 90초 그러니까 1분 30초 만에 영화가 끝났다. 영화를 관람하기 전에는 설마 90초 안에 관객들에게 영화적인 재미와 감동을 선사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지만, 그게 가능했다.
영화 상영시간이 길어야만 영화적인 재미와 감동을 주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상영시간이 길어지면 관객이 지루해할 수도 있다. 그래서 촬영 후 1분 30초로 편집을 거친 뒤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90초는 극도로 짧은 시간이지만, 시나리오 구성에 따라서 관객들에게 긴 여운을 안겨줄 수 있다.
영화 ‘최고의 시’는 지하철 승강장 안전문에 게시된 시를 소재로 한 단편 영화다. 지하철을 이용하는 동안 승강장 안전문 양쪽으로 줄을 서 있다가 문득 시야에 들어오는 시를 읽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지난달에는 서울시에서 주최하는 ‘2020 지하철 승강장 안전문 시민 창작시 공모전’이 열리기도 했다.
시민 누구나 공모전에 자신이 쓴 창작시를 응모할 수 있다. 그런 공모전에서 주인공의 시가 선정되어서 승강장 안전문에 게시되었다. 남녀 주인공은 서로 자기가 쓴 시가 최고라고 우긴다. 그때 지하철 안전요원이 다가와서 승강장 중앙에 자신의 시가 게시되었다고 하면서 안전요원 또한 본인의 시가 최고라고 말한다.
사실 지하철 내 창작시는 선정 작품의 순위를 매기지 않으니 선정된 시 모두가 최고의 시라고 우겨도 할 말이 없다. 그래서 나름 자신의 시가 우월하다는 것을 빈약한 근거를 들어서 내세우고 있다.
온라인 투표를 통해 수상작 선정에 직접 참여할 수도 있다. ⓒSMIFF
셋째, 영화제 심사위원이 되어서 우수작을 선정할 수 있다.
필자는 첫 번째 영화 ‘최고의 시’를 감상하고 짧게 감상평을 적었다. 모든 영화를 관람하고 온라인 투표에 참여하면 수상작도 뽑고 경품도 받을 수 있다. 내가 심사위원의 한 사람이 되어서 우수작을 선정하는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다.
서울교통공사가 주최하는 국제지하철영화제는 그저 즐기기만 하면 된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외출이나 모임이 어려운 지금, 당장 컴퓨터나 모바일로 영화제 온라인 상영관에 접속해 영화를 관람해 보는 것은 어떨까? 영화제 로고처럼 ’90초, 지하철을 즐길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다.
■ 국제지하철영화제 홈페이지 : https://smiff.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