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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궁 보행로’ ‘고종의 길’, 짧지만 강렬한 역사여행

영국 대사관 방향으로 가면 덕수궁 내부보행로와 만난다.
영국대사관 방향으로 가면 덕수궁 내부보행로와 만난다. ⓒ김창일

덕수궁 돌담길은 언제나 시민의 사랑을 받는 길이다. 여름이면 초록빛으로 가득하고, 가을이면 단풍이 들고, 겨울이면 눈이 쌓여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한다. 비 오는 날, 우산을 쓰고 걷는 운치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2018년 12월 영국대사관 정문과 후문이 완전 개방되며 덕수궁 돌담길 1.1km가 완성됐다. 2014년부터 덕수궁 돌담길을 잇는 사업을 추진한 서울시는 영국대사관 후문 쪽을 먼저 개방했고, 2018년 정문 쪽을 개방하며 59년 만에 덕수궁 둘레를 잇는 덕수궁 돌담길을 완성했다.

궁궐의 멋을 느낄 수 있는 덕수궁 내부보행로
궁궐의 멋을 느낄 수 있는 덕수궁 내부보행로 ⓒ김창일

서울시청에서 출발해 덕수궁 내부보행로를 지나 고종의 길까지 잠시 역사여행을 떠나봤다. 서울은 조선 600년의 수도였기에 역사적인 장소가 많다. 더불어 우리의 아픈 역사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덕수궁 내부보행로와 고종의 길은 코로나19로 강화된 방역지침에 따라 걸을 수 없었다. 59년 만에 개방된 길이 코로나19로 막혀버린 셈이었다. 7월 22일부터는 궁·능 관람이 재개되며 다시 덕수궁 내부보행로와 고종의 길을 걸을 수 있다.

덕수궁 내부보행로는 덕수궁 입장객과 분리를 위해 난간이 설치돼 있다. 보행로를 따라 걷다보면 덕수궁을 입장했을 때는 보지 못했던 궁의 뒷면을 볼 수 있다. 사실 궁의 뒷면까지 세세히 보지 않고 대부분 정면에서 궁을 관람한다. 건축양식과 궁의 분위기에 취해 궁을 다 봤다라고 생각하지만, 궁을 360도로 본 건 아니다. 덕수궁 내부보행로는 위치상 궁의 뒷면만 보게 된다. 바람이 불면 나뭇잎끼리 닿고, 스치는 소리가 들린다. 보행로를 걷기 위해 방금 전까지 서울시청 앞 11차선 도로를 지나왔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다.

짧은 길이라 잠시 걷기를 멈추었다
짧은 길이라 잠시 걷기를 멈추었다. ⓒ김창일

덕수궁 돌담길은 매우 짧다. 그럼에도 서울의 모습을 가장 잘 대변해 주는 길이기도 하다. 궁과 서울의 빌딩을 보고 있자니 시·공간의 삶을 훌쩍 뛰어넘는 시간 여행을 온 것 같았다. 잠시 ‘덕수궁에서 생활했던 궁궐 나인 중 그 누군가는, 지금 서 있는 이곳에 있었을 텐데’라는 생각을 하니 왠지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고종의 길에는 당시 볼 수 있었던 조선저축은행 중역사택을 그림으로 남겨놨다.
고종의 길에는 당시 볼 수 있었던 조선저축은행 중 역사택을 그림으로 남겨놨다. ⓒ 김창일

덕수궁 내부보행로를 걷다보면 ‘고종의 길’이라는 안내문을 볼 수 있다. 고종의 길은 덕수궁 돌담길에서 정동공원과 구 러시아 공사관까지 이어지는 총 120m에 달하는 길이다. 덕수궁 선전원 부지가 2011년 미국과 토지교환을 통해 우리나라 소유가 되면서 그 경계에 담장을 쌓아 복원했다.

그럼 고종의 길은 무엇일까? 고종은 조선26대 왕이자 대한제국 제1대 황제였다. 명성황후가 시해되고 이듬해 1896년 2월 11일 친러 세력에 의해 고종은 러시아 공사관으로 거처를 옮기게 되는 아관파천(俄館播遷)을 하게 된다. 당시 고종이 러시아 공사관으로 거처를 옮길 때 사용한 길을 고종의 길이라고 부른다.

120m의 짧은 거리지만 고종에겐 한없이 멀게만 느껴졌을듯하다
120m의 짧은 거리지만 고종에겐 한없이 멀게만 느껴졌을 듯하다. ⓒ김창일

세계열강에 의해 국운이 풍전등화와 같던 당시, 고종 황제는 아관파천을 하며 어떤 심정이었을까? 같은 길이지만 걷는 이의 감정에 따라 길은 다른 기억을 남긴다. 1896년 고종 황제의 슬픔을 짐작할 수조차 없을 것 같다.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쓰러뜨릴 때 사용한 총기번호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쓰러뜨릴 때 사용한 총기번호 ⓒ김창일

고종의 길을 걸으면 정동공원이 나온다. 정동공원에는 아관파천, 대한제국 선포, 을사늑약, 헤이그 특사 파견 등의 사건을 기록한 설명문이 안내돼 있다. 그 중 ‘262336’이란 숫자가 눈에 들어왔다. 이는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쓰러뜨릴 때 사용한 권총의 총기번호다.

서울시청에서 덕수궁 내부보행로를 통해 고종의 길까지 500m 남짓한 거리를 걷는데 많은 생각이 교차했다. 이곳을 찾아 일상에서 역사를 만나는 시간을 갖길 바란다.

덕수궁 일원 (숭례문, 중명전, 고종의 길, 내부보행로 포함)
○ 개방일 : 매주 화요일~일요일 (월요일 제외)
○ 관람시간 : 09:00~21:00 (20:00까지 입장)
○ 홈페이지 : http://www.deoksugung.go.kr/
○ 문의 : 02-771-9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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