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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한 7월의 ‘홍릉수목원’…주말 자유관람 가능

7월에 들어서도 코로나19 상황은 계속되고 있다. 잠시 문을 열었던 조선왕릉이나 서울 시내 4대 궁도 강력한 방역조치 시행을 위해 관람이 중지된 상태다. 하여 필자는주말에 이용이 가능한 홍릉수목원을 찾았다. 홍릉수목원도 평일에 운영하던 숲해설 프로그램은 중단했지만 토, 일요일 자유로운 탐방은 가능하다. 입구에는 손세정제가 놓여 있고 열 체크를 진행한다. 이제는 이런 과정이 익숙한지 어르신과 함께 온 젊은이들도 줄을 서서 체온을 측정하고 들어갔다.

주말 개장한 홍릉수목원 입구에서 이용객들의 체온을 측정 하고 있다

주말 개장한 홍릉수목원 입구에서 이용객들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이선미

지금은 수목원을 ‘국립산림과학원’으로 칭하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홍릉수목원으로 부르기를 좋아한다. 잘 알려진 것처럼 이곳은 명성황후의 무덤인 홍릉이었다. 일본에 의해 시해된 명성황후는 이곳에 25년 정도 묻혔다가 1919년 고종황제가 세상을 떠난 후 고종의 능에 합장됐다. 이후 일본이 임업시험장을 열면서 수목원으로 조성했고 지금의 산림청 산하 국립산림과학원으로 이어졌다.

약용식물원으로 내려가는 길에 생활 속 거리두기 안내가 놓여 있다.

약용식물원으로 내려가는 길, 생활 속 거리두기 안내 입간판이 놓여 있다. ⓒ이선미

초입에 있는 약용식물원 쪽으로 내려갔다. 저 아래로 보랏빛 꽃이 금세 눈길을 끌었다. 작은 연못가에 심어진 털부처꽃에 하얀 나비들이 정신없이 날아다녔다. 문득 모네의 ‘수련’이 연상되는 멋진 풍경에 서울 시내가 아니라 호젓한 숲속 같은 착각이 들었다. 수련과 연꽃이 피어있는 물에 능소화와 푸른 수국의 그림자가 어룽거려서 더욱 그랬다.

제1수목원 연못에 털부처꽃이 피고 수련과 수국도 어우러져 한껏 근사한 정경을 자아낸다.

제1수목원 연못, 털부처꽃이 피고 수련과 수국도 어우러져 근사한 정경을 자아낸다. ⓒ이선미

한참을 연못에 취해 있다가 약용식물원으로 들어섰다. 봄 내내 만발했을 꽃들이 진 자리에 푸른 잎들과 열매들이 가득 들어차 있었다. 초여름의 꽃들도 드물게 피어 반가웠다. 마타리와 속단, 파리풀, 동자꽃이 피어나고 시호와 여로도 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아빠와 산책 나온 아이들

아빠와 산책 나온 아이들 ⓒ이선미

홍릉수목원의 좋은 점은 꽃과 나무를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야생화는 물론이고 나무들도 대부분 이름표를 달고 있어서 궁금한 이름은 바로 알 수 있다. 나중에 찾아보려다가는 잊기 쉬운데 눈앞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어서 기억하기도 한결 쉽다.

꽃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홍릉수목원은 식물학교와도 같다. 시간이 없거나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 야생화가 피는 들이나 산으로 가기 어려울 때 시민들은 카메라를 들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홍릉숲을 찾는다. 우리꽃을 볼 수 있는 곳이 그리 많지 않다보니 그만큼 사랑을 받는 곳이기도 하다.

홍릉수목원에서는 꽃과 나무에 대해 배울 수 있다.

홍릉수목원에서는 꽃과 나무에 대해 배울 수 있다. ⓒ이선미

홍릉수목원은 갈 때마다 다른 표정으로 시민들을 반긴다. 언제 가도 몸과 마음을 충전할 수 있다는 점이 이곳의 또 다른 매력이다. 사철 푸른 나무들이야 두말할 것도 없지만 봄이면 봄, 여름이면 여름, 언제 가도 그 계절을 온전히 즐길 수 있다.

겨울에도 늘 푸른 침엽수림은 ‘천년의 숲길’로 시민들에게 활력소가 된다.

겨울에도 늘 푸른 침엽수림은 ‘천년의 숲길’로 시민들에게 활력소가 된다. ⓒ이선미

수도권에서 가장 먼저 봄날의 전령이 당도하는 곳도 홍릉수목원이다. 언 땅에서 복수초가 피어나고 긴 겨울을 건너온 풍년화가 멋진 자태를 뽐낸다. 봄이 찾아들면 약용식물원의 273종 식물이 꽃을 피워 무수한 시민들을 끌어모으고, 봄꽃이 지면서 여름꽃이 바통을 이어받는다. 가을 단풍이 물드는 숲은 저절로 고요한 사색으로 이끈다.

무엇보다 홍릉수목원에는 보기 드물고 귀한 나무들도 여럿 자라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발견된 문배나무와 속리산 정이품송의 후계목, 1892년생으로 홍릉숲의 산증인이라고도 불리는 반송 등은 그 특별함으로 사람들의 발길을 끌고, 때죽나무와 오리나무, 노각나무 같은 친근한 나무들도 추억을 소환한다.

‘황후의 길’을 걸으며 만나는 모감주나무 노란꽃이 신록 속에 더 어여쁘다.

‘황후의 길’을 걸으며 만나는 모감주나무 노란꽃이 신록 속에 더 어여쁘다. ⓒ이선미

홍릉수목원에는 ‘천년의 숲길’, ‘문배나무길’, ‘천장마루길’, ‘황후의 길’ 등 여러 탐방로가 조성되어 있다. 문배나무길을 지나 황후의 길을 걸어 천장산을 올랐다. 홍릉숲 깊은 곳, 옛 무덤의 자취가 아득했다. 명성황후의 능터에는 역사적 사실을 알려주는 표지와 소나무 한 그루가 서 있었다.

명성황후가 20여 년 묻혔던 홍릉 터, 이제는 소나무 한 그루가 옛 무덤의 자취를 간직하고 있다.

명성황후가 20여 년 묻혔던 홍릉 터, 이제는 소나무 한 그루가 옛 무덤의 자취를 간직하고 있다. ⓒ이선미

다시 길을 내려올 때 고종이 잠시 쉬며 물을 마셨다는 어정을 만났다. ‘황후의 길’이지만 실은 황제의 길이다. 아내를 잃은 슬픔 속에 이 길을 오갔을 고종황제의 마음이 서린 길이다. 20여 년이 넘도록 능행을 할 때 이 우물에서 퍼올린 물 한모금이 황제의 고된 심정에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었을까?

고종이 능행할 때 사용했을 어정이 복원되어있다.

고종이 능행할 때 사용했을 어정이 복원되어 있다. ⓒ이선미

자신들이 시해한 황후의 무덤이라는 사실을 지우기 위해 일본은 서둘러 임업시험장을 열었지만 백성들에게는 더 안타깝고 참담한 기억이 되었을 것이다. 사람들이 여전히 홍릉이라는 이름을 버리지 않는, 버리지 못하는 이유가 그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이제는 모든 것이 역사 속 뒤안길로 접어들었지만 그 기억들이 있기에 홍릉숲이 더 깊고 아련하다.

이곳은 연구가 목적인 시험림이다 보니 시민들을 위한 특별한 마케팅은 없지만 푸른 숲과 사철 피고 지는 꽃들이 청량하고 편안한 마음을 선사한다. 홍릉숲이 언제나 시민들에게 사랑받고 위로를 주며 우리 곁에 머물기를 바란다.

■ 홍릉수목원(홍릉숲) 안내
○ 주소: 서울시 동대문구 회기로 57
○ 교통:  6호선 고려대역 3번 출구→도보 632m / 고려대앞 지선버스 273번 승차→국방연구원에서 하차(도보 4분)
○ 운영시간: 월요일 휴관
– 화~금요일 숲해설 일 3회(10시30분,13시30분,15시30분), 주말 2회 예약 시 관람 가능 (※코로나19로 프로그램 중단)
– 토, 일요일 09:00-18:00 자유관람 (현재 가능)
○ 입장료: 무료
○ 홈페이지 : 국립산림과학원 https://nifos.forest.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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