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서울 맞아? 정겨운 시골 풍경, 향림도시농업체험원
농사를 짓는 사람을 농부(農夫)라고 한다. 그리고 그 농부의 마음을 농심(農心)이라고 한다. 농사는 많은 노동을 요구한다. 그래서 큰 수확을 기다리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수확만이 농심을 기쁘게 하는 것은 아니다. 작물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얻는 기쁨 또한 농심을 움직이게 하는 한 요소이다.
은평구에는 작물을 재배하여 농심을 느낄 수 있는 곳이 있다. 연신초등학교 뒤를 걸어가면 정겨운 시골길을 옮겨놓은 듯한 장소가 나타난다. 서울 한복판에서 도시농부를 꿈꾸는 사람들이 있다면 이곳을 주목해보자.
입구에서 가장 먼저 보이는 울타리가 쳐져 있는 연못이다. 연못에는 물레방아가 있고 그 주위로는 개망초가 가득하다. 연못 앞에 서 있는 이팝나무 주위에는 작은 새들이 주위를 날아다니며 사람들을 맞이한다. 그리고 그 길을 따라가면 더 멋진 풍경이 기다리고 있다.
연못 뒤로는 습지원과 논이 있다. 도심 한복판에서 논을 본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논을 처음 보는 어린이들은 그 주위에 있는 곤충과 작물을 보며 살아있는 자연학습을 할 수 있다. 어른들은 어린시절의 추억을 떠올릴 수도 있을 것이다. 향림도시농업체험원의 매력은 이것만이 아니다.
직접 농부가 되어서 밭을 경작할 수도 있다. 은평구청에서는 친환경 도시농업을 체험하며 안전한 먹거리를 수확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텃밭의 종류는 일반텃밭과 공통텃밭 그리고 배려텃밭으로 나뉜다. 산 언덕까지 계단식으로 나눠어져 있어 각 구역마다 작물을 재배할 수 있다. 또한 참가자들에게는 농기구 등을 대여하여 밭을 잘 경작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텃밭 바로 앞에 있는 교육장에서는 여러가지 교육을 실시하여 향림도시농업체험원을 보다 잘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있다. ‘도시 양봉 심화과정’과 ‘도시농업 전문가 양성과정’ 등을 실시하여 농사를 농사로만 끝내지 않고 자연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교육장 바로 앞에는 ‘우리꽃정원’이 있다.
우리꽃정원의 길은 철길 받침목으로 쓰던 침목으로 길을 만들어놓아 운치가 있다. 입구 양 옆으로는 핫립세이지와 허브가 진한 향으로 사람들을 맞이한다. 정원 안을 들어가면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은 꽃이 가득하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선물하려는 듯 정성스럽게 가꿔놓은 정원은 걷는 것만으로 좋은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정원 안에는 허브가 많이 있다. 보라색의 별모양 꽃을 달고 있는 이 식물은 ‘보리지’라는 허브이다. 유럽 지중해 연안이 원산지이며 아드레날린 분비선을 자극한다고 한다. 그래서 우울증 치료를 위해서 많이 사용되었으며 슬픔을 없애준다고 하여 ‘쾌활초’라고 불렀다고 한다. 주위에 난 하얀 털들은 만지면 기분이 좋은 정도로 까끌까끌하다.
또한 이곳에는 편하게 앉을 수 있는 쉼터도 있다. 뜨거운 햇빛을 피할 수 있는 파고라에 앉아 여유롭게 자연을 관찰할 수도 있으며 운동장에서는 어린이들이 마음껏 뛰어다닐 수 있다. 무더운 열기를 바람으로 식히며 책을 읽으면서 자신만의 카페로 이용해도 좋을 것이다.
키친가든에서는 우리고유식물과 친환경작물을 재배하는 정원텃밭도 운영중이다. 이곳에서 가꾸는 작물을 보는 것도 소소한 재미가 있다. 또한 민간단체와 자원봉사자들의 살뜰한 손길이 느껴지는 장소이다. 이곳에는 친환경농사를 지향하는 것 만큼 ‘5無 원칙’을 지키고 있었다. 화학비료와 농약 그리고 비닐과 쓰레기였다. 여기에 자가용도 가져올 수 없다. 이는 진정한 친환경 농사를 짓기 위한 것이다.
또한 약간의 언덕을 올라가면 ‘향림산책길’이 있다. 이 곳에는 운동을 할 수 있는 기구도 있어 체력단련을 할 수 있다. 농업전시마당에는 곡물의 껍질을 벗길때 사용하던 도구인 ‘디딜방아’와 ‘절구통’이 있으며 ‘향림농기구전시장’도 있어 볼거리 또한 풍부하다. 향림근린공원의 7,500여 평을 조성해서 탄생한 향림도시농업체험원은 도심 속에서 농심을 느낄 수 있는 장소였다.
■ 향림도시농업체험원
○ 위치 : 서울시 은평구 불광동 457
○ 교통 : 7720, 7734 버스 이용> 연신초등학교.연신내성당에서 하차 > 도보 5분
○ 문의 : 02-382-8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