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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20주년…’6·15 남북공동선언’ 기념하며

올해는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을 맞는 특별한 해이다.

6·15선언은 지난 2000년 6월 13일~15일까지 평양에서 남북 정상들이 분단 역사상 처음으로 회담을 실시해 “남과 북은 나라의 통일 문제를 그 주인인 우리 민족끼리 자주적으로 해결해 나가기로 하였다”고 밝히고 서로의 이해를 증진시키고 남북 관계를 발전시키며 평화 통일을 실현하는 데 중대한 의의가 담긴 총 다섯 가지의 내용을 공동성명으로 선언한 것을 말한다.

당시 온 국민은 금방이라도 통일이 될 것 만 같은 기쁨과 설렘을 받기도 했다. 6·15 남북공동성명이 선언된 지 벌써 2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그간 남북 관계는 세계가 깜짝 놀랄만큼 특별한 순간도 있었고, 때로는 서로의 가슴에 아픈 상처를 남기는 순간도 있었다. 하지만 필자는 이러한 일들이 결국은 통일로 가는 과정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20년 전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세계에 큰 감명과 기쁨을 주었던 6.15 선언의 날 영상자료 상영

20년 전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세계에 큰 감명과 기쁨을 주었던 6.15 선언의 날 영상자료 ⓒ박찬홍

지난 15일, 경기도 파주 오두산통일전망대에서는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분단 이래로 남북정상의 첫 합의이자 한반도 평화의 초석이 된 ‘6·15 남북공동선언’ 20돌을 기념하기 위한 행사였다.

기념식은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이 갖는 역사적 의미를 살려 통일부와 서울시, 경기도, 김대중 평화센터가 공동으로 개최했다. 행사에는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을 비롯해 6·15 남북공동선언의 주역, 이산가족, 남북경협인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최근 코로나19 및 북과의 관계 등을 고려해 행사는 계획보다 축소해 진행됐다. 행사는 축소됐지만 엄숙하면서도 다양한 의미가 담긴 내용으로 알차게 행사를 꾸몄다. ‘평화가 온다(Peace. Com)’는 슬로건 아래 ‘6·15 공동선언’ 체결의 감격적인 순간부터 평화의 남북관계를 견인한 20년의 큰 걸음을 되돌아보는 자리가 되었다.

기념식이 진행된 오두산통일전망대 현장, 코로나19로 인해 방역대책에 만전을 기하였다

기념식이 진행된 오두산통일전망대 현장, 코로나19로 인해 방역대책에 만전을 기하였다 ⓒ박찬홍

행사는 18시 50분부터 진행됐다. 장애를 뛰어넘어 많은 사람들에 귀감이 되고 있는 이희아 피아니스트의 잔잔한 피아노 연주와 함께 김대중 전 대통령의 육성이 담긴 영상, 지난 6·15 남북공동선언 당시 선언문 낭독 및 현장의 모습이 담긴 영상들이 상영됐다. 계속해서 미, 중, 일, 러 등의 대표 교민들이 6·15 남북공동선언문을 낭독하는 특별한 영상을 만날 수 있었다.

기념식의 시작을 알리는 이희아 피아니스트의 연주와 영상

기념식의 시작을 알리는 이희아 피아니스트의 연주 ⓒ박찬홍

이산가족인 이지연 아나운서의 특별한 편지 낭송

이산가족인 이지연 아나운서의 특별한 편지 낭송 ⓒ박찬홍

잔잔한 음악과 생동감 있는 영상을 뒤로 하고 지난 1983년 이산가족 찾기 프로그램에 진행자였던 이지연 아나운서의 편지 낭독이 진행되었다. 사실 이지연 아나운서는 이산가족이다. 지난 2000년 남북이산가족상봉 1차 때 평양에 살고 있던 오빠를 50년 만에 만날 수 있었다. 이지연 아나운서는 이북에 있는 오빠에게 보내는 감동의 편지를 읽어 내려 참가자들의 가슴과 남북의 고통, 아픔을 울리기도 했다.

교민들 대표들이 읽어내리는 6.15 남북공동선언문 낭송 영상

 교민 대표들이 읽어내리는 6·15 남북공동선언문 낭송 영상 ⓒ박찬홍 

윤도현 밴드 등의 축하공연 모습

윤도현 밴드 등의 축하공연 모습 ⓒ박찬홍

이어서 파페라 가수 임형주, 가수 이은미, 윤도현 밴드의 특별한 축하 공연이 펼쳐졌고, 이번 기념식을 준비하면서 대국민 대상으로 진행했던 평화챌린지 영상도 상영됐다. 마지막으로 음악감독 윤상이 편곡한 “백두에서 한라, 한라에서 백두”라는 곡이 온, 오프라인 오케스트라의 동시 연주로 울려퍼졌고, 초대된 모든 가수들이 ‘우리의 소원’ 이라는 곡을 함께 부르며 20주년의 특별한 기념식이 마무리 되었다. 

출연진 모두가 마지막 공연에서

출연진 모두가 마지막 공연에서 ‘우리의 소원’을 부르고 있다. ⓒ박찬홍

석양이 저물어 가는 북녘땅까지 그 노랫소리가 잔잔히 흘러감을 모두가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감명 깊었다. 기념식에 흘러나온 음악의 선율과 마음속 깊은 곳에 담겨 있던 진정한 메시지들이 6·15남북 공동성명의 중요성과 의미를 다시 한번 일깨워 주는 듯했다.

행사 후 북녁땅이 보이는 곳을 바라보며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시민들의 모습

행사 후 북녁땅이 보이는 곳을 바라보며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시민들의 모습 ⓒ박찬홍

이날 행사는 철저한 방역 아래 진행됐다. 집결지인 통일동산 공영주차장에서 한 번, 기념식 현장 입구에서 또 한 번, 총 두 차례에 걸쳐 자가 진단표 제출과 발열 체크 등 코로나 감염 예방에 만전을 기했고, 축소된 기념식이었지만 행사 진행, 운영, 프로그램들이 참석자들의 가슴을 울리는 메시지를 전달해 준 특별한 기념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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