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하고 유용하고 재밌는 ‘세운메이드’ 아이템 골라봐!
세운상가 일대는 인공위성부터 탱크까지 못 만드는 것이 없다는 소문으로 유명한 곳이다. 한동안 재개발 등의 문제로 휘청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청년 스타트업 등이 들어서며 활기를 되찾고 있다. 하지만 좀처럼 접점이 없다 보니 종종 지나치면서도 멀게만 느껴지는 곳이었다. 최근, 제조업과 관련 없는 일반 시민도 세운상가에서 개발한 신제품을 손쉽게 접하고, 투자까지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서울시에서 매년 진행하는 소셜펀딩인 ‘다시세운 : 세운메이드’ 기획전이다.
서울시에서 세운상가군 도심 제조업 활성화를 위해 매년 진행 중인 세운메이드 프로젝트
‘다시세운 : 세운메이드’는 종로구 세운상가의 기술 장인 및 청년 스타트업 등이 제작한 14개 제품에 대한 소셜펀딩 기획전으로, 지난 5월 7일(목)부터 클라우드 펀딩 사이트인 텀블벅(https://tumblbug.com/collections/sewoonmade)을 통해 진행 중이다.
서울시는 2016년부터 세운상가군의 도심 제조업 활성화를 위해 시제품 제작지원 프로그램인 세운메이드 프로젝트를 운영해 왔다. 세운상가군의 인적/물적 자원을 연결해 주거나 기술적 해결책을 제공하는 세운기술중개소가 그러하다. 제품 제작 및 생산이 가능해 멘토링은 물론 기술 관여도 할 수 있는 전문가 집단 ‘세운시제품위원회’의 협력을 통해, 청년 스타트업이나 메이커가 세운상가의 인프라와 자원을 활용해 신제품을 개발하는 과정을 지원한다. 이렇게 생산한 제품은 클라우드 펀딩을 통해 시민들에게 첫 선을 보이고, 제품별로 일정 부분 이상 투자를 받으면 제품화 및 판매를 진행한다.
텀블벅에서 진행 중인 ‘다시세운 : 세운메이드’ 기획전 페이지
2020년 세운메이드 프로젝트는 작년 ‘2019 세운메이드 프로젝트’에 선정돼 개발된 제품 6개와 세운상가 일대 기술장인·청년들이 지역 내 기술과 자원으로 제작한 신제품 8개, 총 14개 제품으로 구성되었다. 세운상가 이미지와 어울리는 레트로 디자인의 제품부터, 음향·조명 등 세운상가에서 활발히 제작되던 분야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접목한 인테리어 및 생활 제품들이 포함되었다. 한 달 여가 지난 지금도 10개의 펀딩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시간을 뛰어넘어 새롭게 탄생한 음향기기
(주)비비티의 레트로 음향기기 ‘카세트MP3’
무려 1,300%로 현재 세운메이드에서 가장 높은 펀딩율을 기록 중인 제품은 (주)비비티의 레트로 음향기기 ‘카세트MP3’다. ‘디지털로부터 휴식’이라는 모토에 맞춰 카세트테이프와 MP3 플레이어를 듣던 시절의 추억과 감성을 살릴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제품의 신뢰성을 위해 순수 국산 기술로 개발 및 국내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어보브 스튜디오와 류재룡 장인의 협업으로 탄생한 진공관 블루투스 스피커
20세기 초반 다양한 전자기기에 사용되었던 진공관을 블루투스와 접목해 만든 스피커는 50여 년 동안 전문가로 활약해온 류재룡 장인의 기술력과 디자인 전문 어보브 스튜디오의 협업으로 탄생한 제품이다. 진공관 특유의 따뜻한 음색을 살린 건 물론, 시제품으로 2019년 DDP 디자인페어에서 금상과 특별상을 함께 받으며 디자인의 우수성 또한 인정받았다.
한국의 전통미를 살린 생활용품
아몬드 스튜디오의 전통주를 위한 테이블 웨어
아몬드 스튜디오의 전통주를 위한 금속 테이블웨어도 인기다. 전통주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늘면서, 이에 어울리는 모던한 디자인의 잔이 필요하다 생각한 아몬드 스튜디오가 을지로 및 세운상가 인근 제조업체들과 협업해 만든 제품이다. 술과 수라(임금에게 올리는 밥을 높여 이르던 말)의 중간적 의미에서 술라라 이름 지었다고 한다.
한국적인 멋을 살린 Design OWNN의 조명, ‘호롱’과 ‘초롱’
Design OWNN의 ‘사랑방 2020 빛그릇’은 한옥의 빛과 그림자, 정취와 공간을 현대적으로 옮겨 담은 2종의 조명이 유명하다. 창호지를 통해 들어오는 은은한 빛을 표현한 벽부등 ‘호롱’은 인터랙티브 조명으로 주변 환경에 반응해 스스로 빛의 세기를 조절한다. 등잔대를 현대적으로 디자인한 테이블 조명 ‘초롱’은 조명팟 부분을 분리할 수 있도록 만들어 편의성을 더했다.
커스터 마이징 조명부터 캡형 살균기까지
자신만의 스타일로 구성이 가능한 SOOBEE사의 조명 ‘메아리(The Spread)’
SOOBEE 사의 ‘메아리(The Spread)’는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3개 또는 5개의 원을 배치하며 자신만의 스타일로 세팅해 다양한 느낌을 낼 수 있는 커스터 마이징 조명이다. 사람마다 다른 울림을 가지고 있듯, 본 제품도 사용자마다 다른 형태로 만들 수 있다는 의미에서 이름을 메아리로 지었으며, 시각적인 느낌을 원으로 표현했다고 한다.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만든 ‘달마시안 선반’과 서울의 모습을 담은 보드게임
이외에도 업사이클링 디자인 스튜디오 나우이즈 로사드에서는 재활용 플라스틱을 이용해 만든 ‘달마시안 선반’을, 스튜디오 영직로빈리는 건물카드와 골목카드를 이용해 서울의 다양한 모습을 즐길 수 있는 보드게임을 선보였다. 하나의 스위치로 다양한 기능 전환이 가능한 두니코프 리베라토의 이펙터 페달 ‘듀얼채널 이펙터’, DIY 키트를 통해 실시간 모니터링 및 스피커 등의 기능 지원이 가능한 만드로(Mand.ro)의 이동형 공기질 측정기 ‘만드로 에어 센서’, 음료 병에 끼워 사용할 수 있는 원모어랩의 캡형 살균기도 펀딩 진행 중이다.
이동형 공기질 측정기 ‘만드로 에어 센서’와 원모어랩의 캡형 살균기
‘다시세운:세운메이드’의 자세한 내용 확인 및 펀딩 참여는 다시세운프로젝트(http://sewoon.org) 또는 텀블벅(https://tumblbug.com) 홈페이지를 통해 가능하다.
서울시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다시세운 : 세운메이드’ 프로젝트를 통해 세운상가군의 소상공인과 스타트업의 활성화를 도울 예정이다. 다시세운이라는 말처럼, 세운메이드를 비롯한 여러 프로젝트를 통해 멀게만 느껴졌던 도심 제조업과 시민의 사이가 더 가까워지며 세운상가군의 새로운 활력을 선사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