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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물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 서울건축문화제

올해로 12회를 맞은 2020 서울건축문화제가 10월 16일(금)부터 개최되어 현재 진행 중이다. 10월 31일(토)까지 열리는 서울건축문화제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서울건축문화제 홈페이지(http://www.saf.kr/)와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에서 온라인으로 전시와 행사를 진행한다.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덕분에 대부분의 프로그램에 쉽게 참여할 수 있다. 이미 진행된 프로그램들도 홈페이지와 유튜브에서 동영상으로 확인 가능하다. 남은 기간 동안 참여해보기를 추천한다.

2020 서울건축문화제 포스터 ⓒ서울건축문화제
2020 서울건축문화제 포스터 ⓒ서울건축문화제

서울건축문화제는 어떤 행사일까? 서울건축문화제는 서울시가 오랫동안 추진해온 디자인 사업 중 하나이다. 서울시의 주요한 디자인 관련 사업들과 뿌리를 같이 한다. 서울시는 2007년, 디자인 성과가 뛰어나거나 디자인을 통해 발전하고자 하는 도시를 선정하는 세계 디자인 수도(WDC)로 선정되었다. 선정된 연도부터 세계 디자인 수도에 걸맞도록 약 3년간의 준비 기간이 주어지는데, 서울시는 이 3년 동안 다양한 디자인 사업들을 추진하며 디자인의 중요성을 새롭게 부각시켰다.

2009년에 제2회 서울 디자인 올림픽이 열렸는데 이것이 현재 서울건축문화제의 기원이다. 다만, 2009년 당시에는 제2회 서울 디자인 올림픽의 부속 전시로서 개최되었다. 다음해인 2010년부터 단독 행사로 분리되어 오늘날의 모습에 이르게 되었다.

2010년 서울건축문화제의 취지는 관계자들만 참여하는 시상과 전시 중심의 잔치에서 벗어나 모든 시민이 함께 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서울건축문화제는 ‘서울시 건축상’을 중심으로 시민참여 프로그램이 결합된 전시 행사라고 할 수 있다. ‘서울시 건축상’은 건축 분야 최고 권위의 상으로서 건축의 공공적, 예술적, 기술적 가치를 구현하며 시민 삶의 질을 향상시킨 서울 시내 건축물을 매년 선정해왔다.

서울 건축상 대상,
서울 건축상 대상, ‘클리오 사옥’ ⓒ서울건축문화제

2020 서울건축문화제에서는 ‘서울시 건축상’으로 대상인 ‘클리오 사옥’과 최우수상 5개, 우수상 11개, 총 20개의 건축물이 선정되었다. 서울건축문화제 유튜브 채널을 통해 20개의 수상 건축물들의 다양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해당 건축물의 설계자들이 직접 출연하여 설계한 의도를 설명해 주었다. 건축물을 통해 구현하고자 했던 의미를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올해 대상을 수상한 ‘클리오 사옥’의 경우, 주차장이 지상 3층부터 6층까지이며 오히려 지하 1층이 사무실로 사용된다는 점이 재밌게 다가왔다. 일반적인 개념을 뒤집은 설계가 인상깊었다. 이러한 설계가 이루어진 이유는 용적률 제한 때문이다. 용적률은 전체 대지면적에 대한 건물 연면적의 비율을 뜻한다. 쉽게 말해 건물 층수가 높아지는 것을 막기 위한 제한이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러한 용적률 제한에 있어 예외사항이 지상층의 주차면적이다. 설계자는 일반적으로 주차장은 지하에 있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주차장을 지상으로 끌어올려 건물의 높이를 높이고자 한 것이다.

사회적 건축, 포스트 코로나 대상을 받은
사회적 건축, 포스트 코로나 대상을 받은 ‘The Invisible Facemask’ ⓒ서울건축문화제

‘서울시 건축상’ 외에도 7개의 주제로 온라인 전시가 진행되는데, 그중에서도 ‘사회적 건축 포스트 코로나’에 주목했다. 서울시가 코로나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미래에 또 다른 바이러스의 창궐로 인한 피해에 대비하기 위해 최선의 방안을 모색하고자 전 세계인과 국내 젊은 건축가를 대상으로 아이디어 공모를 진행했다. 수상작을 온라인으로 전시했다. 베트남 하노이 건축대학의 ‘The Invisible Facemask’가 재밌는 아이디어로 대상을 수상했다. 핵심은 공원의 보행로를 한 사람만 지나다닐 수 있는 격자 형태로 만들되 보행로끼리 교차되는 지점이 생기지 않도록 위아래로 높이 차이를 두겠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설계가 사람 간의 접촉을 완전히 차단하지는 못하겠지만 신선하고 재밌었다.

시민참여 프로그램, 열린강좌 협소주택 이야기 ⓒ서울건축문화제
시민참여 프로그램, 열린강좌 협소주택 이야기 ⓒ서울건축문화제

총 4가지의 시민참여 프로그램도 마련되어 있다. 현장투어를 통해 건축가와 함께 건축 문화와 에피소드 등을 나눌 수 있는 ‘건축문화투어’, 건축에 대한 이야기를 건축가로부터 들어볼 수 있는 ‘열린 강좌’, 새로운 삶의 공간과 방식에 대해서 다양한 건축 분야의 전문가들이 방향을 모색하고 어떠한 생각들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건축가 대담’, 건축 분야 취업과 창업에 관련하여 전문가와 함께해보는 ‘건축속(in)터뷰’ 중에서 ‘열린 강좌’에 참여해봤다. 협소주택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말 그대로 협소한 면적의 건물을 의미하는 협소주택은 작은 땅이라도 활용하고자 나타난 건축물이다. 예시로 등장하는 건물마다 너무 폭이 얇아서 놀라웠고 생각보다 협소주택이 많다는 사실에 또 놀랐다.

2020 서울건축문화제를 온라인으로 관람하면서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인 건축물에 대해 재밌고 다양한 생각들을 확인할 수 있어서 즐거웠다. 사실 건축물이 전시나 관람의 대상이 된다는 것에 익숙하지 않았는데 마치 미술품처럼 건축물을 바라보는 경험을 통해 짧은 시간이나마 시야가 넓어진 느낌을 받았다. 건축물을 ‘부동산’이라는 물질주의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데에 너무 익숙해져 버린 대부분의 시민들에게 뜻깊은 전시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 서울건축문화제 2020
○ 기간 : 2020.10.16.~10.31
○ 홈페이지 : 서울건축문화제 http://www.saf.kr/
○ 문의 : 운영사무국 02-730-5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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