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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역에 이런 곳이? 이색 지하철 역사 BEST 4

일상생활 속에서 지하철은 우리에게 필수적인 교통수단 중 하나다. 코로나19로 조심해야 하겠지만, 개인 승용차를 이용하는 게 아니라면 지하철은 지금도 가장 많이 이용하는 ‘시민의 발’이다. 지하철을 이용하다가 특별히 눈에 띄는 지하철역사가 몇 군데 있어 소개한다.

① 공원 같은 야외 역사 ‘신답역’

우선 신답역으로 향했다. 신답역은 2호선 성수역에서 신설동 사이를 오가는 지선이다. 그런데 신답역에 하차하고는 어리둥절했다. 순간 여기가 공원이 아닐까 착각하기 쉬울 정도로 조경이 잘 되어 있었다. 필자를 내려놓은 지하철이 재빨리 제 갈 길을 가버리자 돌계단을 올라가 나무 벤치에 앉아보았다. 오후 2시경 사람들이 거의 보이지 않는 한적한 풍경이다.

신답역에 내리면 마치 야외 공원에 도착한 것 같다
신답역에 내리면 마치 야외 공원에 도착한 것 같다 ©이정이

잘 꾸며진 공원 벤치에서 지하철을 기다릴 수 있다. 왼편으로 지하철이 들어오고 있다
잘 꾸며진 신답역 공원 벤치에서 지하철을 기다릴 수 있다. 왼편으로 지하철이 들어오고 있다 ©이정이

바로 다음 지하철이 역사에 들어온다는 방송이 나온다. 좀 색다른 기분이 든다. 책을 읽고 사색하기도 좋을 장소다. 만약 눈이 온다면 더욱 멋진 풍경들이 연출되지 않을까 기대된다.

바깥 풍경을 보기 위해 일단 지하철 외부로 나왔다. 지하철 외부 모습은 인근 주민들이 휴식을 취할 만큼 충분히 낭만적이었다. 잘 정돈된 나무들이 도열되어 인사를 하는 듯하다. 가까운 곳에 생태공원이 있다는 표지판도 보인다. 지상 지하철로서의 장점을 충분히 살린 모습에 감탄을 하며 다음 지하철역으로 향했다.

신답역 역사 주변은 공원으로 꾸며져 있어서 일부러 찾아오는 외부인들이 많다고 한다
신답역 역사 주변은 공원으로 꾸며져 있어서 일부러 찾아오는 외부인들이 많다고 한다 ©이정이

② ‘반포역’ 안 안전홍보관과 덕후역 대합실

7호선 반포역에 내리자 디지털 시민안전 체험 홍보관 플랜카드가 맨 먼저 눈길을 끈다. 누구나 무료로 자유롭게 관람이 가능하다고 해서 찾아 나섰다. 긴 터널 같은 복도를 걸어가니 남색의 귀여운 인형이 반긴다. 이곳이 서울특별시 안전홍보관이다. 전동차를 직접 운전해 볼 수 있는 체험관이어서 관심 있는 이들에게 적지 않은 즐거움을 줄 수 있는 공간이다.

현재는 코로나19로 인하여 온라인(비대면) 안전체험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 홈페이지(www.seoulmetro.co.kr)를 통한 온라인 사전예약만 받고 있다. Zoom 어플을 설치하고 사용법을 숙지하여 안전교육을 받으면 된다. VR 안전체험, 심폐소생술, 화재 대비 마스크, 전동차 운전 등을 체험할 수 있고 질의응답도 가능하다고 한다.

복도를 걸어 나오다 보니 ‘덕후역 대합실’이라고 반대편 복도에 팻말이 붙어 있다. 이곳은 철도용품 전시와 함께 철도모형 굴려보기 등을 체험해 볼 수 있다. 아이들의 흥미를 끄는 곳으로 인기가 많았다. 다양한 모형 기차도 전시되어 있어 한가롭게 구경하면서 카페처럼 편히 쉴 수 있었다. 지금은 철저한 소독을 마친 후 몇 명만 입장할 수 있다고 하니 코로나19가 빨리 없어지는 날이 더욱 기다려진다. 복도 끝으로 피트니스 무료 운동 체험이라는 안내 플래카드도 눈에 뜨인다. 반포역은 교통수단으로서만이 아니라 다양한 용도의 쓰임새가 있으니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반포역 안전홍보관에서는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현재는 사전예약을 통한 온라인 비대면으로 이용할 수 있다
반포역 안전홍보관에서는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현재는 사전예약을 통한 온라인 비대면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이정이

덕후역 대합실은 기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으로 누구나 잠깐 머물러서 쉴 수 있는 장소이다. 하지만 지금은 시간별 몇 명만 입장할 수 있다
덕후역 대합실은 기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으로 누구나 잠깐 머물러서 쉴 수 있는 장소이다. 하지만 지금은 시간별 몇 명만 입장할 수 있다 ©이정이

③ ‘충무로역’ 영화의 길

다음으로 충무로역을 찾았다.

‘충무로 영화의 길’ 이란 글자가 지하철 역사 천장 위 하얀 아크릴 위에서 영화처럼 유혹한다. 나도 모르게 이끌려 복도 쪽으로 들어가 보니 벽면에 ‘버닝’, ‘1987’, ‘공작’, ‘아이캔스피크’ 등 영화필름 모양의 포스터가 붙어있는데, 최우수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등 대종상 수상 작품들이다.

또 다른 벽면엔 우리나라 유명 영화배우 72명의 캐리커처가 있다. 대종영화제 수상자들의 모습이라고 한다. 재미있게 표현된 영화배우들의 얼굴이 눈에 뜨인다. 각자 자신이 좋아하는 배우의 캐리커처를 찾아보는 것도 흥미 있는 시간이 될 듯하다.

대종상 수상작 포스터를 영화필름처럼 실감 있게 전시하고 있다
대종상 수상작 포스터를 영화필름처럼 실감 있게 전시하고 있다 ©이정이

대종상 수상 영화배우 72명의 모습들을 재미있게 캐리커처 해 놓은 벽화
대종상 수상 영화배우 72명의 모습들을 재미있게 캐리커처 해 놓은 벽화 ©이정이     

이번엔 캐리커처가 아닌 실물 사진 공간으로 이동했다. 금빛으로 빛나는 육중한 대종상 상패 실물이 유리막 안에 들어가서 자태를 뽐내고 있다. 그 옆에는 유명 영화배우 사진들이 스크린 위에 떠 있다. 이병헌, 김태희, 현빈, 송혜교, 장나라, 송중기, 전지현, 공유 등 이곳이 아니면 어디서 이런 유명 영화배우들의 사진을 한 번에 접할 수 있을까 싶다. 혼자 조용히 셀카를 찍고 싶은 곳이다. 각자 좋아하는 배우 옆에서 사진을 찍으면 두고두고 기념이 될 것 같다.

또 옆에 걸린 대종상 수상 순간과 수상 소감의 사진과 동영상들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찡하게 만든다. 사진이란 시간과 공간이 달라도 그 순간의 느낌을 공유하게 하는 힘이 있는 것 같다. 이곳은 3호선과 4호선의 환승역이다. 시간 여유가 된다면 충무로역에서 우리나라 영화예술의 현장을 둘러보며 예술 감각 한 자락쯤 얻어 가도 좋을 듯하다. 배우의 캐릭터가 담긴 캐리커처를 하나 하나 짚어가며 상징적 예술의 감각을 살펴보는 것도 의미있다.

영화의 거리 충무로. 이 지역과 잘 어울리는 영화 콘텐츠를 제공함이 적절하면서도 참신했다. 100년 한국 영화의 변천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니 발품을 팔아도 좋을 만한 공간이 아닐까 싶다.

유명 영화배우들의 사진들이 함께 있어서 사진 찍기 좋다 
유명 영화배우들의 사진들이 함께 있어서 사진 찍기 좋다 ©이정이

모니터 속서에는 대종상 수상자 발표 순간과 수상소감을 이야기하고 있다
모니터를 통해 대종상 수상자 발표와 수상소감의 순간을 볼 수 있다 ©이정이

④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속 휴식 공간

마지막으로 4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서 5호선으로 환승하려고 걸어가던 중 뜻하지 않은 곳을 발견했다. 

‘워크&힐링존’(Work & Healing Zone)이라고 적힌 노랑 표지판이 눈길을 끌었다. “서울시가 주관하는 스트레스 프리 디자인(Stress Free Design) 사업의 일환으로 조성된 공간으로, 지하철 이용 시 시민들이 대기시간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구성된 공간입니다”라고 안내문이 적혀 있다.

환승길이 유독 멀다 싶었는데, 이런 꿀 같은 휴식처라니! 사막 속의 오아시스라도 발견한 기분이 든다. 반가운 마음에 쉬어갈 겸 들어가니 작은 카페 모양으로 꾸며져 있다. 몇 사람이 각자 1인용 공간에서 휴대폰을 보며 쉬고 있었다. 다리 아픈 사람에게 또는 잠깐 일행과의 대화가 필요할 때, 휴대폰 충전이 필요할 때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는 휴식처 공간이다.

아쉽게도 음료는 팔지 않고 있으며 코로나19때문에 이곳에서 시식하는 것도 금지되어 있다. 환승 가는 길이 멀어서 쉬고 싶을 때 필자처럼 잠깐 머물러 가기에 아주 적당한 곳이다. 또한 직장인들이 급한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바로 옆에는 지하철 예술무대로 짧은 음악 공연을 할 수 있도록 마련되어 있다. 빨리 코로나19가 진정되어 이곳에서 멋진 공연을 들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버스킹으로 살짝 흥분된 연주자들과 관중들의 얼굴들이 벌써 보이는 듯하다.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의 노랑 표지판을 따라 들어가면 음료를 팔지 않는 아담한 카페가 나온다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의 노랑 표지판을 따라 들어가면 카페처럼 꾸며진 아담한 휴식 공간이 나온다.  ©이정이

작은 공연을 할 수 있는 지하철 내 공간
작은 공연을 할 수 있는  지하철 내 공간 ©이정이

이 외에도 오목교역, 월곡역, 아현역, 홍제역 등  ‘스마트 도서관’을 갖춘 지하철 역사도 많다. 도서관 이용이 여의치 않을 때나 요즘 같은 비대면이 필요할 때 아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이 있다. 지하철 역사에서 제공해 주는 다양한 편의시설, 예술공간들을 구슬에 비유한다면 보배란 그걸 향유하는 관객들의 기쁨이 아닐까 싶다. 시민을 위해 마련해 놓은 공간을 찾아서 누리는 것은 우리의 몫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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