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발! 시내버스 현장점검 다녀왔어요~
2020년 시내버스회사 평가를 위한 현장점검이 시행됐다. 서울시 교통정책과 권빛나 주무관과 함께 ‘현장점검 매뉴얼’에 따른 점검에 동참했다. 버스회사들의 안전과 경영에 대한 경각심 제고와 공정한 버스회사 평가를 통해 시민 교통안전을 제고하기 위함이었다.
사실 시내버스를 자주 이용하는 필자는 시내버스의 안전성과 편의성에 대한 의문을 좀 갖고 있었다. 마침 모니터요원으로 위촉 받아 현장점검에 흔쾌히 함께했다.
주요 평가내용은 승객이 지불하는 요금관리를 매뉴얼 지침대로 잘 하는 지와 차내 불안행위 녹화 및 영상정보처리기기 관리에 대한 점검, CCTV, 소화기 등 승객과 기사의 안전시설 그리고 장애인 등 교통약자들의 휠체어 탑승과 하차를 위한 슬라이딩 램프 및 운행하는 버스기사들의 근무환경 관리 등이었다.
운행을 마치고 버스가 입고되자 방역요원이 버스내부를 소독하고 있다. ©조시승
미리 보내준 ‘시내버스회사 현장점검 매뉴얼’을 보니 점검항목에 필자가 갖고 있던 의문에 대한 항목이 모두 들어있었다. 점검대상 버스회사는 서대문구 S운수와 H교통이다. 아침10시 S운수에 도착하니 회사 관계자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주무관은 먼저 서류부터 꼼꼼히 체크한 후 관계자들과 회사의 안전시설과 장비, 영상정보기기관리, 운행수입금관리, 버스내부 등 현장을 체크했다.
장애인을 위한 저상버스 슬라이딩 리프트가 작동되어 펼쳐지고 있다. ©조시승
필자는 주무관이 서류점검을 하는 동안 후생복지시설과 환경, 마스크착용유무, 흡연을 주로 점검했다. 식당에는 칸막이와 출입자명부가 비치되어 있고 좌석도 최대한 멀리 착석하도록 되어있었다. 체력단련실과 집합교육도 접촉을 피하기 위해 폐쇄하는 등 코로나19의 방역수칙이 잘 지켜지고 있었다. 음주측정기도 감염방지를 위해 의심되는 기사를 상대로만 실시하고, 전 사원 발열체크, 차량 입출입시 방역소독도 잘 이루어지고 있었다. 체력단련실은 코로나19로 폐쇄되었지만 사진을 보니 규정 5가지 이상의 휘트니스 기구가 잘 설치되어 있고 러닝머신, 샤워실, 탁구대까지 설치되어 있었다.
음주측정기록을 모니터로 확인시켜주었다. ‘알코올이 검출되지 않았습니다’가 표기됐다. ©조시승
항목별 세부점검에서는 회사별 인가대수의 10%를 무작위로 선정해 점검한다. 첫 점검으로 타이어 마모상태와 재생타이어 사용여부, 그리고 타이어 파열예방장치에 대한 안전관리 실태를 점검했고, 타이어 이력관리부 비치여부도 체크했다. 차 내부에 대당 2대 이상의 소화기와 4대 이상의 비상망치보유 등도 모두 합격점이었다.
타이어 마모상태를 측정기로 체크하고 있다. 요철형 무늬깊이 16mm 이상 여부를 확인한다. ©조시승
다음은 CNG(압축천연가스)버스 안전관리실태를 점검이다. 라이터로 가수누출탐지기 정상작동여부를 확인했다. 점검 매뉴얼에 따라 확인하는 중 기사들이 잘 숙지해 만족스런 평가로 마무리하려는데 뜻밖의 사고(?)가 발생했다. 연세 지긋한 노련한 듯 보였던 한 기사가 가스밸브 차단방법을 모르는 것이었다. 이는 휠체어기기를 버스바닥에 고정시키는 방법이 서투른 것 등 경미한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중요한 위반사항이었다. 가스가 유출되어 폭발된다면 승객들의 생명과도 직결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버스기사가 비상시 가스차단 조치요령을 시연하고 있다. ©조시승
현금수입금 관리실태도 큰 문제없이 이뤄지고 있었다. 버스 한 대당 입금통과 동전교환통 2대가 잘 비치되어 있었고 10%를 임의추출해 확인결과 중간레버가 없거나 고장난 현금함도 없었다. 현금이 칸막이 위에 쌓이거나 거꾸로 들었을 때 외부로 나오지도 않았다. 저상버스 슬라이딩 리프트 관리도 단 한대의 미작동, 고정장치 시범, 접이식 좌석시간도 3분 이내 조작요건을 충족했다. 뒷문 자동개폐장치작동도 이상이 없었다. 기타 경미한 미숙은 있었지만 운행차량변경으로 인한 경미한 부분으로 보고 교육을 충분히 할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현금함 보관실에 현금투입함이 정돈되어 있다. ©조시승
H교통에서 점검을 마치고 회의실에서 대표이사, 총괄전무와 점검사항에 대한 의견교환과 확인서를 받았다. 회사측에서는 잘 지키려 했지만 미흡했던 점이 나온 지적사항에 대해 인정하면서도 아쉬운 의견을 나누었다. 회사에서도 그 기사가 30년 이상 근무한 숙련된 기사였기에 더욱 예상치 못했던 미숙한 안전관리 부분에 대해 사과했다. 회사는 지적받은 가스밸브 차단에 미숙했던 기사에 대한 철저한 교육을 다짐했다. 권 주무관은 10%의 인가대수를 무작위 선정해 시범으로 테스트했는데 미숙사례가 나왔으니 나머지 기사들에 대한 숙지도 염려된다며 다른 기사들에 대한 교육을 당부하고 확인서도 받았다.
기사가 장애인용 저상버스에서 휠체어 고정 및 해체하는 과정을 시연하고 있다. ©조시승
2020년 상반기 시내버스회사 현장점검을 함께해 보니 버스기사들의 근무환경과 여건을 잘 알 수 있었다. 코로나19의 긴박한 상황에서도 방역수칙을 지켜가며 회사에서도 여건이 되는 한 여러 가지 복지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알게 되어 안도감이 들었다.
저상버스의 내압용기는 버스 상단에 위치해 점검을 위해 사다리를 펴고 오르고 있다. ©조시승
버스는 시민의 발이다. 이번처럼 ‘현장점검 매뉴얼’이 잘 지켜지고 있는지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를 통해 버스회사들은 안전 경영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기사의 안전운행도 보장될 것이다. 이를 토대로 이용하는 시민의 이동안정성과 쾌적성이 함께 보장받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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