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가도 좋은 경춘선숲길 나들이
출퇴근 시간 잠시 걷는 것조차 버거울 만큼 푹푹 찌는 무더위가 연일 맹위를 떨치고 있다. 시원한 곳이 절로 그리워지는 요즘이다. 이럴 땐 녹음 빛 짙은 가까운 숲길로 가보자. 숲길은 걷거나 쉬기에 좋고 자연 경관도 좋기에 최근 도시인들에게 각광 받는 곳이다. ‘경춘선숲길’이 그중 하나다.
경춘선숲길은 노원구 경춘철교에서 담터 마을까지 6km 가량 이어지는 기다란 공원이자 산책로다. 서울시에서 가장 긴 공원으로 몇 손가락 안에 꼽힌다. 익히 알려진 것처럼 지난 2009년 폐지된 경춘선의 일부 구간(성북역~화랑대역) 철길을 2010년부터 서울시가 쾌적하고 깔끔한 공원으로 탈바꿈 시킨 곳이다. 지난해 그 일부 구간이 개방된 데 이어 지난 5월에는 전체 구간이 개방되었다.
경춘선숲길은 기존의 철길과 녹지대를 거의 원형 그대로 살려 조성한 곳이다. 그렇기에 합법적으로 철길을 마음껏 걸을 수 있는 매력이 있고, 주변 자연 경관이 신선하다. 숲에서 철길이 주는 운치와 낭만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으니 금상첨화라고 하겠다.
또한 경춘설숲길은 누구나 입장료 없이 자유로이 24시간 이용할 수 있다. 지하철역과 숲길이 바로 연결되는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기에도 편리하므로 주차 스트레스나 부담 없이 나들이 장소로 삼기에 적합하다.
공원의 길이가 긴 만큼 공간마다 특색을 갖춘 장점도 있다. 카페와 공방 등이 밀집해 있는 복합문화 구간이 있고, 레일핸드카 체험 시설 같은 체험 공간도 있다. 그리고 숲이나 정원 등 녹지가 유난히 좋은 구간도 있다. 그중 화랑대역~담터마을 구간은 특히 숲이 좋은 곳이다. 그곳에는 등록문화재(제300호)인 구 화랑대역이 있으므로 근대 문화유산을 살펴볼 수 있는 즐거움도 맛볼 수 있다.
지난 주말 늦은 오후 화랑대역~담터마을 구간을 찾았다. 지하철 6호선을 타고 화랑대역에 내리면 곧바로 숲길로 이어진다. 담터 마을 방면으로 발길을 잡은 뒤 철길을 따라 조금 걸으면 하늘색 객차 두 량을 단 검은색 증기기관차가 나타난다. 그곳이 바로 옛 화랑대역사다.
역사 앞 철길에는 필시 한 시대를 풍미했을 증기기관차 외에도 전차가 전시품으로 놓여 있고 각종 들풀과 들꽃들이 볼거리를 제공한다. 그곳에서 철길과 역사를 배경으로 추억의 사진을 담아 보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다.
옛 화랑대 역사를 뒤로하고 발길을 옮겼다. 이제 약 2km 남짓 더 가면 ‘경춘선숲길 종점’인 담터 마을이다. 그 구간은 줄곧 녹지가 이어진다. 산책로 옆으로는 물이 맑은 개울도 흐른다. 걸음을 멈추고 잠시 그 속을 내려다보았다. 물 안에서는 팔뚝만 한 물고기들이 노닐고 있었다. 철로 위나 철로 옆 산책로를 오가며 걷는 동안 마주하는 모든 것은 자연이고 또 힐링의 시간들이다.
마침내 담터 마을에 도착했다. ‘경춘선숲길 종점’이라고 쓰인 까만 표지판이 반갑게 맞아주는 것 같다. 공연히 뿌듯한 마음에 마치 산정에 오른 듯 희열을 느낀다.경춘선숲길은 요즘 같이 더위가 심해도 찾아보기 좋은 곳이다. 물론 경춘선숲길 전체 구간 중 일부분만 걸어도 좋다. 다가오는 주말 나들이길로 경춘선숲길을 권하고 싶다.
○경춘선숲길 방문자센터 (노원구 하계동 107-2) 02)3783-5977 ○경춘선숲길 구간 : 약 6km 경춘철교(노원구 월계동) ~ 담터 마을(노원구 공릉동) ○지하철 및 전철 ? 6호선 화랑대역 2번 출구, 숲길과 바로 연결 ? 1호선 월계역(인덕대학) 4번 출구 -> 약 600m(도보 약10분) -> 경춘철교 ? 경춘선 갈매역 2번 출구 -> 약 1km(도보 약15분) -> 담터 마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