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숙 서울시립미술관장 “내겐 너무 재밌는 미술관”
청소년기자들의 질문에 하나하나 성의껏 답변해주시는 관장님
?“어릴 적에 친구랑 연극이며 영화, 미술작품 등을 많이 보러 다녔어요. 그리고 그 느낌을 친구와 함께 나눴었구요. 이런 과정이 현재의 저를 만들었다고 봐요.”
어스름이 깔린 덕수궁길, 새 전시를 위해 준비하느라 분주한 서울시립미술관. 그곳에서 백지숙 서울시립미술관장과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청소년과 만나는 자리이기 때문인지, 관장님은 청소년기자들에게 어릴 적 보고 느꼈던 경험들을 나눠주셨다.
관장님과 인터뷰 약속을 잡고 학생들이 궁금한 것을 질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진로에 관심이 많을 것 같아서 최근 실기보다 학업 성적을 중시하는 미술대학이 많은 것과 관련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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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분하지만 부드럽게 답변을 해주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교육 쪽이라 제가 이렇다 저렇다 말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하지만 현대 미술은 여러 매체를 활용해요. 사회를 바라보는 혜안, 사회를 파악하는 힘이 중요해졌습니다. 미술적인 기술도 중요하지만 광범위하게 경험할 수 있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무거운 주제로만 가는 듯하여, 청소년들이 많이 좋아하는 만화로 주제를 돌렸다. 평소 만화를 좋아하는지, 미술관에서 만화 캐릭터나 만화도 전시될 수 있는지 여쭤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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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숙 서울시립미술관 관장님과 인터뷰를 진행한 청소년 기자들
?“제가 좋아하는 만화는 영화 알리타의 원작인 ‘총몽’이예요. 이미 만화·애니 그리고 영화로도 만날 수 있지요. 서울시립미술관에서도 이미 애니, 설치미술, 멀티미디어 게임·웹툰을 포함한 시각적 현대미술품을 전시했던 적이 있습니다. 미술 장르는 복합적이고 상상력을 발휘시킬 수 있는 모든 매체를 포함합니다.”?
개인적으로 걱정을 많이 했던 질문이었는데, 질문 하나하나 신경 써서 답해주시는 모습에 마음이 편안해졌다. 덕분에 관장님과 미술관에 대한 애정지수(?)가 급격히 올라갔다.
이와 함께 서울시립미술관에서 하고 있는 ‘예술가의 런치박스’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예술가의 런치박스’는 평일 점심에 식사를 하며 작가와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내년에 5년간 했던 ‘런치박스’를 모아 기획할 예정”이라는 얘기에 시간 내서 참여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관장님이 꿈꾸는 서울시립미술관의 모습을 그려달라고 부탁해보았다.
“미술관에 많은 분이 왔으면 좋겠어요. 각기 다른 방식으로 보고 느꼈으면 좋겠고요. 미술을 개개인의 경험으로 만들어 가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같은 전시를 보더라도 각기 다르게 느끼고 생각할 수 있는 게 예술이다. 서울시립미술관은 더 많은 이들이 예술을 느끼고 나눌 수 있도록 2년마다 비엔날레를 개최하고 있고, 내년에 그 모습을 볼 수 있다.
별이 총총 떠 있는 밤, 인터뷰를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미술관도 덕수궁길도 누군가의 작품처럼 예쁘게 느껴졌다. 서울에 이렇게 편하게 드나들 수 있는 미술관이 있어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