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지친 마음…글로벌 사진전 보고 랜선 힐링!
유튜브 등 플랫폼의 발달로 동영상이 대세를 이루고 있지만 다소 정적인 사진 한 컷과 글 한 소절이 주는 파장은 동영상에 비할 수 없는 더욱 진한 여운을 남긴다. 더군다나 동영상은 TV처럼 수동적인 자세로 즐기기 쉽지만 작가가 고심한 시선이 고스란히 담긴 사진 한 컷은 책을 보듯이 조금 더 능동적인 자세로 감상하게 된다.
사진의 위대함을 알 수 있는 한 가지 예로 ‘알프레드 아이젠슈테트’라는 포토 저널리스트가 1945년 8월 14일 2차 세계대전이 끝나는 날 타임스퀘어에서 사진을 한 컷 찍었다. 해군과 간호사가 키스하는 장면이 LIFE의 잡지 표지에 실리면서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이처럼 사진 한 장이 주는 강렬한 메시지로 인해 동영상의 득세에도 불구하고 사진은 꾸준히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세계 ‘코로나19 사태’ 순간 포착
인류 역사상 최악의 전쟁인 제2차 세계대전과 비교할 수는 없지만 코로나19는 10월 말 기준으로 219개국에서 발생해 확진자 4,501만 8,343명, 사망자 115만 99명이라는 충격을 주고 있다. 전 인류를 위협하는 바이러스 앞에서 슬픔에 빠지기도 한다. 하지만 희망과 용기를 얻어 다시 회복할 날로 한 걸음씩 나가고 있으리라 믿는다. 때마침 서울시가 코로나19로 인한 다양한 현장의 모습을 전세계 포토저널리스트가 촬영한 ‘2020 서울 글로벌 포토저널리즘 사진전’을 열었다. 오프라인과 온라인 모두 진행한 이번 사진전은 사진에 대한 관심이 없는 시민들도 충분히 공감할 볼거리를 제공한다.
상암디지털미디어 스트리트의 커다란 전광판에서 코로나19 관련 사진이 전시돼 있다. ©김재형
서울도서관 외벽과 상암디지털미디어 스트리트에서 진행한 오프라인 전시는 10월부로 끝났다. 이 중 필자는 상암 문화광장을 다녀와 봤는데 길거리 사진전을 보며 잔잔한 여운을 느낄 수 있었다. 서울산업진흥원 건물을 따라 한 블록 가량 사진이 한 컷 한 컷 정성스럽게 걸려 있었다. 사진에 대한 설명도 곁들어져 있어서 이해하기 쉬웠다. 이곳을 평온하게 지나가는 시민들과 코로나19와 관련된 여러 사진들이 겹쳐지면서 오늘과 같은 일상의 소중함이 느껴졌다. 오랜만에 좋은 사진을 감상했는데 이제 오프라인 전시는 볼 수 없는 만큼 온라인 전시(http://english.seoul.go.kr/sipe2020/index.html)를 추천한다.
사진 한장을 통해 코로나19로 지친 마음을 달래면 좋을 듯하다. ©김재형
혼돈, 좌절, 용기, 희망…4가지 주제로 보는 ‘디지털갤러리’
온라인 전시가 주는 매력은 오프라인과 또 다르다. 먼저 오프라인 전시는 아무래도 실물이 주는 감동이 진하다. 하지만 온라인 전시에서는 색다른 콘텐츠가 있다. 메인 전시는 ‘혼돈’, ‘좌절’, ‘용기’, ‘희망’ 의 총 4가지 주제로 구성됐다. 특히 디지털 갤러리와 360° 가상갤러리 두 가지 형태로 사진을 볼 수 있다. 디지털 갤러리는 사진과 함께 설명을 곁들여 준다.
가장 인상 깊이 남은 혼돈 1번 사진이다. ⓒ2020 서울 글로벌 포토저널리즘 사진전
커피숍에서 노트북을 이용해 사진을 몇 번씩 돌려가며 감상했는데 개인적으로 혼돈에서는 1번 사진이 가장 좋았다. 세르비아 대통령이 코로나를 예방하고자 주말 통행금지 방침을 발표 후 이에 반대하는 시위대와 격한 대치를 찍은 사진이다. 왼쪽의 조각상과 오른쪽의 폭력을 행사하는 시민들 가운데는 흐르는 자욱한 연기가 인상 깊었다. 좌절에서는 3번 사진이 가슴에 와닿았다. 코로나19로 인해 숨진 사람들이 묻힌 공동묘지에 생존자들은 서로를 위로하는 모습이 대비돼 있다. 뒤편의 셀 수도 없는 십자가들이 현실의 안타까운 상황을 고스란히 전달해 준다.
가슴 찡한 좌절 3번 사진, 이번 전시는 총 4가지 테마에 맞춰 자세한 설명도 볼 수 있다. ⓒ2020 서울 글로벌 포토저널리즘 사진전
용기에서는 5번 사진이 감동적이었다. 거리두기 때문에 외출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창가에서 노래를 부르는 한 가수와 이를 옆집 베란다에서 지켜보는 시민들의 배치 구성이 너무 좋았다. 희망에서는 3번 사진을 꼽을 수 있는데,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유명한 예수상 위로 의료진의 모습이 투영된 것과 이를 바라보는 한 시민의 그림자의 묘한 배치가 무척이나 감동적이다.
특별 전시에서는 서울, 뉴욕, 런던, 도쿄, 리우데자네이루, 요하네스버그 등에서 찍은 사진들이 각각 10장씩 있으니 꼭 챙겨 보길 권한다. 코로나19에 모임은 자제하는 게 좋지만 가족끼리 컴퓨터 앞에 모여서 각자 감명받은 사진을 선택하고 그 이유에 대해 대화를 나누면 좋은 시간이 될 것 같다. 마음에 드는 사진을 투표하는 기능까지 있으면 더 재미날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360° 가상갤러리’ 직접 걸어가는 듯 생생
가장 신선했던 것은 360° 가상갤러리다. 온라인 전시 자체가 생소하다 보니 360° 가상갤러리가 뭔지 몰라서 처음엔 인터넷 창을 닫으려고 했다. 호기심에 무심코 눌렀는데 상상 이상의 즐거움을 맛볼 수 있었다. 청계천, 서울도서관, 덕수궁 돌담길 3가지 길을 로드 뷰로 보면서 사진을 감상할 수 있다. 벽에 걸려 있는 사진을 클릭하면 더욱 자세히 볼 수 있다. 이처럼 로드 뷰를 이용해 사진을 감상하니 실제 길을 걷어가며 사진을 감상하는 듯한 생생한 느낌이 들었다.
360° 가상갤러리는 실제 길을 걷는 듯한 느낌을 준다. ⓒ2020 서울 글로벌 포토저널리즘 사진전
청계천을 걸어가는 느낌으로 혼돈과 좌절 작품을, 서울도서관에서는 용기와 희망을, 덕수궁 돌담길에서는 특별 전시를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덕수궁 돌담길을 배경으로 사진을 보는 느낌이 색달랐다. 이번 ‘2020 서울 글로벌 포토저널리리즘 사진전’ 온라인 전시는 오는 12월 20일까지 진행된다. 꼭 전시 홈페이지를 방문해서 랜선 힐링을 만끽하길 추천한다.
■ ‘2020 서울 글로벌 포토저널리즘 사진전’ 바로가기 : http://english.seoul.go.kr/sipe2020/index.html
▶ ‘내 손안에 서울’ 앱으로 받아보기
▶ ‘코로나19 서울생활정보’ 한눈에 보기
▶ 내게 맞는 ‘코로나19 경제지원정책’ 찾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