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손에 쥐어준 2만 원을 쓰지 못했던 이유
서울시미디어허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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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14 13:18
서울시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는 배우 이광기 씨가 ‘내 손안에 서울’ 새로운 전문필진으로 참여하게 됐습니다. 연기자이자, 최근에는 미술컬렉터, 사진작가로 활동 중인 이광기 씨가 격주 매주 목요일(발행일 기준) 팍팍한 삶에 작은 휴식이 되는 사진 이야기를 풀어낼 예정입니다. 앞으로 ‘이광기의 포토에세이’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
서울시 홍보대사 ‘이광기의 포토에세이’ (2) 아버지
“아버지의 눈에는 눈물이 보이지 않으나, 아버지가 마시는 술에는 눈물이 절반이다.’ ? 김현승 ‘아버지의 마음’ 중
지난 10월, 갤러리 바이올렛에서 김상섭 작가의 작품을 만났다. 빽빽이 들어선 집과 골목길 등 오래 묵은 도시의 풍경을 담은 작가의 작품을 보고 있노라니, 절로 옛 생각에 잠기게 됐다.
어둑어둑 달동네 노오란 가로등 불빛에 의지해 걸어가는 한 남자의 뒷모습.
30여 년 전 우리 아버지가 떠올랐다.
친구들과 좋은 시간 보내라며 내 손에 2만 원을 쥐어주시곤 쓸쓸히 걸어가시던 아버지. 아버지는 지병을 오래 앓으셨다.
힘없이 걸어가시는 아버지 뒷모습을 바라보며 저 멀리 떠나 버릴 것만 같아 친구들과의 약속도 포기하고 담벼락에 기대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던 기억이 난다.
아버지가 그랬듯 나 또한 아버지가 되었다.
지금은 천국에 계신 아버지의 한없는 사랑을 기억하며, 내가 기억하는 아버지처럼, 나도 우리 아이에게 그런 아버지가 되길 기도한다.
세상의 모든 아버지께 감사함을 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