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도 자전거 휴대승차…7호선·경춘선 시범운영
더위가 한층 수그러지고 모기 입이 삐뚤어진다는 처서가 지나 가을이 오고 있다. 최근 자전거 라이더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9월1일부터 평일에도 서울에서 춘천까지 자전거를 휴대하고 지하철 이용이 가능해진 것이다.
산들바람 맞으며 춘천호반과 소양강 스카이워크를 달리는 모습은 상상만 해도 가슴 설렌다. 햇살은 쾌청하고 산천은 가을 정취를 풍기며 방문객을 반긴다. MTB와 로드바이크를 타고 달리는 수준급 라이더도 있지만 주중에 나들이로 즐기는 일반 라이더들의 마음도 들뜨게 한다. 자전거는 출퇴근용, 여행용, 캠핑용, 무한 주행용 등 각자 부여받은 임무가 다르다. 특히 멀리 가고 싶은 여행용이나 캠핑용 자전거 라이더들에게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7호선 장승배기역 입구에 설치된 자전거 휴대가능표지 폴사인 ⓒ조시승
9월1일부터 ‘지하철 자전거 평일 휴대승차’ 시범 운행
서울시는 9월1일부터 10월31일까지 2개월 간 ‘지하철 자전거 평일 휴대승차’ 시범운영을 본격화한다. 자전거 휴대승차는 출퇴근 시간대 혼잡 방지를 위해 오전 10시~16시에 할 수 있다. 자전거 거치대가 설치됐거나 여유 공간이 있는 지하철 맨 앞, 뒤 칸을 이용하면 된다.
특히 이 기간 동안 경춘선(코레일) 상봉~춘천 구간에서도 ‘평일 자전거 휴대승차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어 기존 주말과 공휴일뿐 아니라 평일에도 서울에서 춘천까지 자전거를 가지고 지하철로 이동할 수 있다. 7호선을 타고 상봉역에서 경춘선으로 환승한 후 춘천까지 이동해 의암호 순화코스 등에서 라이딩을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전동차 안에 부착된 자전거 휴대가능 안내표지판 ⓒ조시승
춘천까지 이동 중엔 독서가 제격! 7호선 ‘스마트도서관’
목적지인 춘천까지 가는 전동차에서의 시간이 무료하다고? 아니다. 이동 도중 스마트 도서관에서 자기 취향에 맞는 책을 빌려 냉방이 잘 된 지하철에서 창 밖 자연을 감상하며 읽으면 금상첨화다. 무릇 가을은 천고마비의 계절이라 하지 않았던가.
7호선에는 총신대입구, 신대방3거리, 장승백이, 철산역 등에서 스마트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다. 스마트 도서관은 주로 전철역에 설치되어 접근성이 뛰어나 도서관 방문 없이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무인 도서대출•반납기다. 지하철에서 신청, 받을 수 있으니 시간적·공간적 제약이 적다. 당일 다 읽은 책을 바로 스마트도서관에 반납할 수도 있다.
7호선 지하철 역사 내 설치된 ‘스마트 도서관’ 모습 ⓒ조시승
자전거는 특히 코로나19 이후 안전거리를 확보할 수 있고 경제적인 생활교통수단으로 각광 받으며 이용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도 올해 1월~7월 이용자 수가 전년 동기 대비 30% 가량 증가했다. 서울시는 ‘자전거 친화도시’ 구축을 다각도로 추진 중이다.
7호선 역사 내에 설치된 자전거 경사로의 모습 ⓒ조시승
지난 6월, ‘자전거 하이웨이 CRT’ 추진 발표
시는 지난 6월 서울전역 동서남북을 연결하는 도심 순환형 자전거 전용도로(CRT·Cycle Rapid Transportation) 핵심 네트워크 추진계획을 발표했으며 이의 일환으로 핵심 전략 중 하나인 대중교통에 자전거를 휴대 승차할 수 있는 여러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총 연장 940km인 서울시 자전거도로를 2030년까지 총 1,330km로 늘려 서울을 ‘자전거 1시간 생활권’으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기존 도로환경을 고려해 최대한 자전거도로를 구축하고, 나머지 구간은 대중교통과 연계하여 조성한다. 서울시는 앞서 7월 마카롱택시와 협력해 친환경 전기택시 10대에 자전거 거치대 3대 분을 장착한 ‘자전거를 품은 택시’ 시범운영을 시작했다. 버스도 9월 중 시범운행에 들어간다. 모두 접근성을 높여 ‘자전거 1시간 생활권’을 겨냥한 조치다.
‘청계천로 자전거 전용도로’도 9월 착공
청계천로의 청계광장∼고산자로 5.9km 구간에는 청계천을 사이에 두고 양측에 11.88km 길이의 자전거전용도로가 들어선다. 이 도로는 기존 차로와 완전히 분리해 다른 차량이나 행인에게 방해 받지 않고 이동할 수 있게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자전거 우선도로가 노면에 자전거 통행이 가능하다는 표시만 있는 도로라면, 자전거 전용도로는 자전거만 다닐 수 있는 도로인 셈이다. 시는 9월7일 착공해 2021년 4월 개통할 계획이다.
전동차 내 자전거 휴대승차 가능칸 그림 안내와 승객들 모습 ⓒ조시승
이제 ‘자출사(자전거로 출퇴근 하는 사람들)’, ‘자여사(자전거타고 여행하는 사람들)’라는 용어가 특수한 계층 사람들만 아는 시대는 지났다. 체력이나 취향에 맞는 자전거를 벗삼아 훌쩍 떠나는 멋은 경험해 본 라이더가 아니면 모른다. 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로드자전거, 산길에서 더욱 진가를 보이는 MTB, 자전거의 본질을 느낄 수 있는 픽시나 도시 라이딩에서 발휘하는 미니벨로, 노약자도 즐길 수 있는 전기 자전거까지 각양 각색 자전거가 자전거 전용도로에서 운치 있게 오버랩되며 달리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황보연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자전거가 포스트코로나 시대 각광받는 ‘언택트’ 교통수단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그린모빌리티 시대를 열어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서울시 ‘그린뉴딜’ 핵심정책 중 하나”라며 “서울시는 코로나 이전부터 세계적인 자전거 친화도시 추세에 맞춰 자전거를 친환경 생활교통수단으로 자리매김시키도록 노력해왔다. 앞으로도 관련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교통수단 간 연계를 강화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문의 : 자전거정책과 02-2133-3956, 도시기반시설본부 02-3708-86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