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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씨구~좋다~ 서울국악축제 ‘청풍명월’ 관람기

국악은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과 한국인의 정서가 반영된 고풍적인 음악이다. 시대의 빠른 변화에 따라 음악도 다양한 장르가 탄생되거나 결합되지만, 여전히 국악은 한국인에게 있어 가장 울림과 여운을 주는 음악이다. 서울시에서는 2019년 제1회 서울국악축제 ‘국악이 칭칭 나네’를 시작으로, 국악인들과 시민들이 함께 모이는 장을 마련하고 있다. 작년에는 서울광장에서 공연과 상설 프로그램을 담은 축제를 현장으로 진행했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비대면으로 공연을 진행하였다. 8월 28일~8월 29일간 양일간 열리는 2020 서울국악축제는 ‘도시를 울리는 치유의 소리’라는 슬로건을 담고, 첫째 날 ‘청풍명월’, 둘째 날 ‘만파식적’의 주제로 진행되었다. 이번 축제의 목표는 코로나19로 위축된 시민들의 삶을 위로하고 치유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서울국악축제 실시간 중계를 앞두고 시민들이 기대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서울국악축제 유튜브
서울국악축제 실시간 중계를 앞두고 시민들이 기대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서울국악축제 유튜브

2020 서울국악축제 ‘도시를 울리는 치유의 소리’는 유튜브(https://www.youtube.com/channel/UCt4U9BpBbVGq3vOwjuu-xzw)와 네이버TV(https://tv.naver.com/seoulgugak)로 동시에 온라인 생중계되었다. 코로나19로 인하여 전면 무관중 공연으로 진행되었다. 공연은 남산골 한옥마을에서 실시될 예정이었으나, 태풍 바비의 영향으로 세종문화회관에서 진행되었다. 필자는 첫 번째 공연인 청풍명월을 관람하였다. 청풍명월은 도시에 울리는 맑고 청아한 국악의 소리를 통해, 지친 시민들의 마음에 활기를 불어 넣고 싶다는 바람을 담았다고 한다. 학창 시절에는 국악이 무겁고 엄중하게 다가왔다. 하지만 이번 공연을 통해 미처 보지 못했던 청아하고 밝은 국악의 모습을 몸소 느낄 수 있었다. 공연 실시간 중계 전부터, 공연을 기대하며 응원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담긴 채팅이 이어지고 있었다.

국악그룹 이상이 2020년도 서울국악축제의 문을 열고 있다 ⓒ서울국악축제 유튜브
국악그룹 이상이 2020년도 서울국악축제의 문을 열고 있다 ⓒ서울국악축제 유튜브

청풍명월의 문을 열어준 국악그룹 이상은 2014년 창단되었다. 전통음악과 함께 국악의 대중화와 함께 에너지를 더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한다. 이상은 이번 공연에서 ‘염원의 비나리’라는 프로그램 제목처럼 나쁜 기운을 몰아내고 좋은 일만 가득하길 바라는 염원의 무대를 펼쳤다. ‘비상’, ‘굿’, ‘액맥이’의 세 곡에 담긴 간절함은 필자를 비롯해 관람객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실시간 채팅으로 이상의 무대에 맞게, “코로나야 물러가라!”, “코로나가 종식되길 비나이다”와 같은 댓글들이 계속되었다. 공간은 떨어져 있어도, 공연자와 관람객이 혼연일체가 된다는 걸 느낀 순간이었다. 액막이 타령은 도시의 액을 막아주고, 만복을 기원한다고 한다. 전통 타령과 현대적으로 재구성된 풍류가 어우러지는 게 신선하였다.

가야금 연주자 박순아가 위로의 소리를 전하고 있다 ⓒ서울국악축제 유튜브
가야금 연주자 박순아가 위로의 소리를 전하고 있다 ⓒ서울국악축제 유튜브

소리꾼 여성룡의 맑은 음색이 전해지고 있다 ⓒ서울국악축제 유튜브
소리꾼 여성룡의 맑은 음색이 전해지고 있다 ⓒ서울국악축제 유튜브

‘따뜻한 위로’라는 제목의 두 번째 순서는 가야금 장인인 박순아와 소리와 타악 연주를 겸비한 여성룡의 콜라보로 진행되었다. 재일교포 출신인 박순아는 전통적인 가야금을 연주하면서도, 가야금을 현대 소리에 맞게 조화하는 능력이 탁월한 가야금 연주가이다. 경기민요계의 여성룡은 남성 소리꾼이 귀한 세대에서, 맑고 깨끗한 음색의 소리와 타악의 협업으로 다채로운 음악을 보여주고 있다. 두 사람이 콜라보한 ‘노랫가락’은 담담하지만 가장 힘이 느껴지는 무대였다. 한국의 대표 현악기 가야금의 부드럽고 올곧음과 맑은 소리는 그 자체 모습 그대로를 즐길 수 있어 큰 여운을 주었다.

강권순 X 송홍섭 앙상블 with 빅밴드의 공연이 진행 중이다 ⓒ서울국악축제 유튜브
강권순 X 송홍섭 앙상블 with 빅밴드의 공연이 진행 중이다 ⓒ서울국악축제 유튜브

이어서 강권순 명창과 베이시스트 겸 프로듀서를 맡고 있는 송홍섭을 주축으로 한 빅밴드의 ‘소리로 그리는 이상향’ 공연이 시작됐다. 우리나라 최고의 여창가객 강권순 명창은 ‘정가의 대중적 편곡’ 제안을 받아들여, 이번 무대에서도 정가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었다. 송홍섭은 베이시스트, 프로듀서, 편곡자로서 풍부한 경험을 가진 베테랑이다. 두 사람과 빅밴드가 펼칠 공연은 공연 전부터 많은 대중들의 호기심을 자아내고 있었다. ‘수양산가’, ‘편수대엽’, ‘길군악’의 세 곡은 정가와 재즈, 포스트 록을 결합한 무대였다. 한국의 전통 소리 중 가곡, 가사, 시조를 부르는 노래를 뜻하는 정가의 파격적인 변신이 매우 놀라웠다. 우리나라 고유의 흥과, 오묘하고 신비한 소리가 절묘하게 합쳐지니 또 하나의 새로운 장르가 탄생되는 느낌이었다. 국악이 어느 한 시대에 머무르지 않고, 시대의 패러다임에 맞게 진화한다는 것이 놀라웠다.

박애리 명창이 짙은 호소력이 담긴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서울국악축제 유튜브
박애리 명창이 짙은 호소력이 담긴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서울국악축제 유튜브

‘치유의 노래’를 제목으로, 네 번째 순서에 오른 박애리는 판소리 춘향가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쑥대머리’와 희망찬 바람이 담긴 ‘사노라면’, ‘희망가’를 전해주었다. 가슴 절절한 소리, 뛰어난 연기력을 갖고 창극의 주역으로 활동 중인 박애리는 국악의 프리마돈나이다. 박애리의 공연은 따뜻한 감성과 진솔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참고로 청풍명월에서 박애리는 공연자 겸 사회자로서 무대에 올랐다. 공연과 사회를 보며, 간간이 위로의 멘트를 전해주었던 게 가슴에 남는다. ‘치유’는 ‘치료’와 다르다고 한다. ‘치료’는 약 등으로 아픈 곳을 낫게 하는 개념인 데 반해, ‘치유’는 보다 근본적인 원인과 마음을 낫게 해주는 것이라고 한다. 음악은 ‘치유’라는 말이 자꾸 맴돈다.

공연 중간 안숙선 명창의 소리와 메시지가 나오고 있다 ⓒ서울국악축제 유튜브
공연 중간 안숙선 명창의 소리와 메시지가 나오고 있다 ⓒ서울국악축제 유튜브

청풍명월에 몰입하다 보니, 어느새 마지막 공연을 앞두고 있었다. 이렇게나 국악이 흥미진진했다니! 시간 가는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 공연 중간에 나온 안숙선 명창의 소리와 메시지가 다시 필자의 가슴을 울렸다. 안숙선 명창에 따르면, 소리는 매일 연습해야 나온다고 한다. 또한 사람들이 흥얼거리는 국악을 하고 싶고, 슬픔도 소리에 녹이면 아름다워지므로, 소리를 통하여 위로가 되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밝혔다. 짧은 인터뷰였지만, 안숙선 명창을 통해 국악인들의 깊은 생각과 열정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악단광칠이 유쾌하고 익살스러운 분위기로 공연을 이끌어가고 있다 ⓒ서울국악축제 유튜브
악단광칠이 유쾌하고 익살스러운 분위기로 공연을 이끌어가고 있다 ⓒ서울국악축제 유튜브

마지막 피날레로 악단광칠의 ‘새로운 희망’ 공연이 진행되었다. 악단광칠은 정가악회의 유닛밴드로 시작해 황해도 지방의 민요(서도민요)와 굿음악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곡을 선보이는 젊은 국악 팀이다. ‘국악’하면 떠오르는 일반적인 이미지와 색다르게 파격적이며, 독특한 의상도 눈에 띈다. 악단광칠이라는 이름은 음악을 해서 ‘악단’, 광복 70주년에 결성되었기에 ‘광칠’이 합쳐져 붙여졌다고 하다. 악단광칠은 이번 공연에서 마지막 순서를 맡은 만큼, 모두가 춤도 추고 덩실덩실 즐길 수 있도록 신나게 모시겠다는 포부를 펼쳤다. 이번 공연에서 펼친 ‘노자노자’, ‘사랑폈구나’, ‘어차’는 멜로디뿐만 아니라 현대 상황에 맞는 가사를 선보이는 것도 눈여겨볼만하였다. 특히 대학생인 필자에게 ‘취준생’의 상황을 담은 가사는 더 와닿았다.

청풍명월 중계 속 실시간 채팅창은 화합의 장이었다 ⓒ서울국악축제 유튜브
청풍명월 중계 속 실시간 채팅창은 화합의 장이었다 ⓒ서울국악축제 유튜브

필자는 이번 공연을 통해 국악에 눈을 뜨게 되었다. 국악은 잔잔하고, 어렵고, 정적이라고 생각했던 고정관념이 완전히 깨지는 시간이었다. 우리나라 전통이 살아있는 국악이 기반이 돼, 어떤 장르와 혼합을 해도 어색하지 않으며, 각각 개성 담긴 장르가 재탄생한다는 것을 몸소 느꼈다. 국악은 우리 고유의 중심을 잃지 않으면서도, 미래를 향한 도약 중에 있다. 비록 축제가 온라인이라 아쉬웠지만, 사회자 박애리의 말처럼 온라인 축제는 역으로 생각하면 많은 분들이 더 함께 실시간으로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공연자들이 중간중간 호응을 유도하면, 관람객들은 채팅으로 박수 모양 이모티콘을 보내는 등 동시에 많은 시민들의 호응도 느낄 수 있어 재미있었다. 또한 국악에 대해 질문하면 유튜브 채널 관리자나, 시민들이 정보를 알려줘 상호교환의 장이 되었던 것도 훈훈했다. 만약 공연을 놓쳤다고? 서울국악축제 관련 사이트들을 통해 다시 볼 수 있으니 한 번 국악축제에 얼씨구~ 빠져보는 건 어떨까?

■ 2020 서울국악축제 ‘도시를 울리는 치유의 소리’
○ 일시 : 2020. 08. 28. (금) ~ 2020. 08. 29. (토)
– 청풍명월 : 8월 28일(금) 19:30~21:00
– 만파식적 : 8월 29일(토) 19:30~21:00
○ 장소 : 세종문화회관 (※ 온라인 무관중 공연 / 태풍으로 인해, 장소가 남산골한옥마을에서 세종문화회관으로 변경)
○ 생중계 : 서울국악축제 유튜브, 네이버TV
○ 홈페이지 : http://www.seoulgugak.com/index.ph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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