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은한 달빛 아래, 같이 밤산책할래요?
10월 23일부터 11월 15일까지 진행되는 ‘노원달빛산책’ ⓒ박정현
노원구의 밤이 달빛으로 가득 찼다.
코로나19로 지쳐있는 구민들에게 치유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노원달빛산책 행사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노원문화재단이 기획했다. 소망의 의미를 담은 ‘달빛’을 주제로 200여 점의 등을 당현천 2km 구간(당현 3교에서 새싹교까지) 곳곳에 배치했다. 산책과 함께 관람할 수 있는 야외전시로 구성했다. 전시 기간은 10월 23일부터 11월 15일까지이다. 오후 5시 30분부터 오후 10시까지는 노원달빛산책 행사구간에 한해 자전거 통행이 금지된다.
지난해보다 전시 기간이 두 배로 늘고, 행사 구간과 작품 수도 확대되었다. 관람객들이 한꺼번에 몰리는 것을 방지하고 거리두기 관람을 유도하기 위해서이다. 또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각종 부대 행사와 체험 부스는 운영하지 않는다.
당현3교에서 새싹교까지 이어지는 노원달빛산책 구간 ⓒ노원달빛산책
구민들이 스스로 해설사로 활동하는 ‘시민 도슨트’ 프로그램은 사전 예약제로 진행된다.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오후 7시,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는 오후 7시와 8시에 진행한다. 노원구는 작년 11월부터 기획했던 등 축제가 다섯 차례나 연기됐는데, 그 아쉬움이 이번 노원달빛산책 행사로 재탄생했다.
정화수를 떠놓고 기도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떠오르게 하는 작품 ‘기원’ ⓒ박정현
제일 마음에 들었던 작품은 ‘기원’이라는 작품이다. 정화수를 떠놓고 손을 모아 기도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떠오르게 하는 작품이었다. 항아리를 통해 보름달의 빛이 반사되도록 해서 또 다른 작품을 담을 수 있게 했다. 항아리에 비친 달을 사진으로 담으니 신비롭기도 하고 너무 아름다웠다. 태양빛을 반사하는 달처럼 항아리에서 반사되는 그윽한 달빛을 볼 수 있도록 빛의 각도와 작품의 위치를 정교하게 설계했다고 한다.
다음으로 마음에 들었던 작품은 ‘추억의 달’이다. 형형색색 다양한 빛으로 구성된 LED볼 140개로 아름다운 추억들을 모은 작품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환하고 밝은 보름달을 보면서 각자 아름다운 미래의 모습을 마음속에 그리기를 바라는 작품이다.
생명력 넘치는 붉고 화사한 꽃들이 피어 있는 ‘푸른 나무’ ⓒ박정현
마지막으로 이 작품은 작가가 2017년 제작한 ‘무우수나무’의 후속작이다. 생명의 나무를 형상화했다. ‘무우수’란 근심 없는 나무라는 뜻으로 석가모니가 탄생할 때 마야부인이 잡은 나무로 전해진다. 원래 푸른 나무가 만들어지기 전에 ‘생명나무’라는 제목으로 세계를 의미하는 밀폐형 돔 안에서 자라는 나무를 만들기로 했었는데, 생명나무는 산소 생성기에서 맑은 공기가 돔 내부를 채워 달빛산책을 나온 시민들이 깨끗한 공기를 마시며 함께 어우러져 편히 쉬었다 갈 수 있는 설치작품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밀폐된 공간 설치가 불가능해졌기 때문에 ‘생명나무’는 ‘푸른 나무’가 되었는데 생명력 넘치는 붉고 화사한 꽃들이 몽글몽글 피어나고, 푸르고 싱그러운 나뭇잎이 풍성하게 자라난 푸른 나무는 활기찬 도시, 건강한 노원구가 되기를 바라는 작가의 마음을 담고 있다.
이외에도 조명을 활용한 다양한 작품들을 볼 수 있었다.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 산책을 하면서 사진도 찍고, 답답했던 마음이 해소되기에 충분하다. 서늘한 가을 날씨에 은은한 달빛, 그리고 보름달을 주제로 한 아름다운 작품들을 보며 당현천을 걸으니 제대로 힐링할 수 있었다. 2km의 구간을 관람하는데 약 한시간 정도 소요됐다. 11월 15일까지 전시이기 때문에 관람할 수 있는 기간은 넉넉하다.
○ 일시 : 2020. 10. 23(금) ~11. 15(일) 18:00~22:00
○ 장소 : 당현천(당현3교~새싹교, 2km 구간)
○ 노원문화재단 : https://www.nowonarts.kr/
○ 도슨트투어 신청 : http://naver.me/xXQiltc3
○ 문의 : 노원문화재단 축제사업부 02-2289-34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