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안전주간, 우리집 안전 준비 이것만은 꼭!
코로나19, 태풍 등으로 인해 어느 때보다도 재난에 대한 경각심이 커진 한 해다. 기술의 발전을 무색하게 하는 갖가지 재난 사태는 평소 안전에 대한 성숙한 시민의식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하기에 충분했다.
때마침 9월 7~13일은 ‘지진안전주간’이다. 지진안전주간은 지난 2016년 경주 지진을 계기로 매년 9월 지진 행동요령을 집중 홍보하는 캠페인이다. 지진안전주간을 맞아, 서울시 지진안전포털(http://goodhousing.eseoul.go.kr/SeoulEqk)을 통해 우리 집은 안전한지 스스로 점검해 보았다.
올해 지진안전주간(9월7일~13일)이 시작되었다. Ⓒ행정안전부
우리 집 내진 성능 확인하기
주소만 알면 서울시 지진안전포털에 접속해 간단하게 내가 사는 집의 내진성능을 확인해볼 수 있다. 주소를 입력하면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과 연동해 건축물 대장 정보가 조회되고, 이어 건물의 구조형식과 증축여부를 선택해 내진설계 여부를 파악한다. 필자가 살고 있는 집은 ‘허가당시 건축법과 구조설계기준에 따라 건설되었다면 내진설계되었다’는 확인 결과를 받았다.
서울시 지진안전포털에서 우리집 내진성능을 자가점검할 수 있다. Ⓒ서울시
이보다 더 강화된 현행 기준에 따라 내진성능이 충족되는지 알고자 한다면 ‘내진성능 자가점검’ 단계로 넘어간다. 자가점검 단계에서는 건물의 구조 형식, 평면 모양, 수직 부재, 노후도 등을 묻는 질문들이 이어진다. 필로티형 건물인지, 조적조 혹은 건식벽체로 된 부분이 있는지, 기둥의 두께는 어떤지 등 답변에 체크하며 무심코 지나쳤던 집의 구석구석을 뜯어보는 기회가 되었다.
자가점검 질문은 집의 구조, 노후도 등을 종합적으로 묻는다. Ⓒ서울시
점검 결과, 필자가 거주하는 전셋집은 내진성능이 다소 부족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아주 위험한 수준은 아니었지만 잠재적인 요소를 미리 파악한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평가 결과지를 프린트해서 집주인과 필요한 조치를 상의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만약 더 정밀한 평가결과가 필요하다면 건축구조 전문가에게 의뢰하면 된다.
아울러 ‘지진안전 시설물 인증제’는 민간 건축물의 내진보강 활성화를 위해 내진성능평가 비용의 60%, 인증수수료의 30%를 국비로 지원한다. 내진보강이 이뤄졌다는 인증을 받으면 지진안전 시설물 인증마크를 부여하는 제도이다. 내진설계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다면 자연히 우리 주변의 위험한 건축물이 줄어들 것이다. 어디로든 안심하고 이사할 수 있는 서울이 된다면 좋겠다.
서울시 지진안전포털 첫 화면, ‘지진안전 시설물 인증제’ 홍보 영상이 나온다. Ⓒ서울시
지진이 발생하면 무엇부터 할까?
그렇다면 실제로 지진이 발생했을 때는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행안부에서 제공한 행동요령에 따르면, 지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평소 대응지침을 숙지했다가 실제 발생시 침착하게 움직이는 것이 관건이다.
올바른 대피요령은 실내에서 지진이 발생하면 우선 탁자 아래로 들어가 몸을 보호하고, 흔들림이 멈추면 전기와 가스를 차단한 후 문을 열어 출구를 확보하는 것이다. 건물 밖으로 나갈 때 엘리베이터는 절대 금물이다. 무조건 계단을 이용하고, 가방이나 방석 등으로 머리를 보호해야 한다. 바깥에서는 건물과 거리를 두고 이동하며 넓은 공터로 피신한다. 대피 장소에 도착한 후에는 안내 방송 등 올바른 정보에 따라 행동한다.
서울시 지진안내포털은 행안부가 제공한 지진대피요령을 소개했다. Ⓒ서울시
그림을 보며 머릿속으로 지진이 일어난 상황을 시뮬레이션 해보았다. 우선 책상 밑으로 피하고, 방석 등으로 머리를 보호하며 밖으로 나간 다음, 계단으로 내려갈 것! 새삼 집에 있는 방석이 귀한 물건처럼 보였다. 대피할 만한 공터가 어디에 있는지도 알아뒀다. 서울시 지진안전포털의 ‘대피소 정보’ 메뉴를 클릭하면 옥외 대피소 2,366곳의 정보가 나온다. 인근의 공원과 초·중·고등학교 운동장 등 집과 가까운 대피소를 파악할 수 있다.
지진이 발생했을 때는 계단을 이용해 탈출한다. Ⓒ박혜진
그런데 장애인에게는 이같은 대피방법이 맞지 않을 수 있다. 휠체어로 움직이면서 책상 밑으로 숨거나 계단을 내려가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올해 ‘지진안전 UCC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우리의 지진 안전 대비, 사전 준비가 우선입니다’는 이처럼 거동이 쉽지 않은 지체장애인의 사전대비 요령을 다뤘다. 영상에서는 집 안 높은 곳의 낙하 위험이 있는 물건 정리, 집에 혼자 있더라도 머리를 보호할 수 있는 방석 배치, 곧바로 도움을 청할 수 있는 비상연락망 확인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해당 작품은 행안부의 지진안전 홈페이지(www.지진안전.com) 및 유튜브 채널에 올라와 있다.
지체장애인의 입장에서 지진을 대비하는 방법을 소개한 2020 지진안전 UCC 공모전 대상 수상작 Ⓒ행안부 지진안전 캠페인
서울시 재난안전 정보, 미리 챙겨보자
또한 서울시에서는 재난 안전과 관련해 서울 안전누리(http://safecity.seoul.go.kr/index.do), 서울 안전앱, 서울 소방 유튜브 등을 운영한다.
서울 안전누리는 지진 뿐만 아니라 미세먼지, 폭염, 태풍·호우, 감염병, 산사태 등 각종 재난과 사고에 대한 실시간 속보와 행동요령을 제공하며, 서울시 24개 소방서 내에 설치된 소방안전교실에서 시민 안전교육도 진행한다. 서울 안전앱은 홈페이지 정보를 모바일로 접할 수 있는 창구이다. 서울소방재난본부에서 운영하는 소울소방 유튜브는 생활 속 안전상식과 시민의 안전을 지키는 소방관들의 이야기를 영상 콘텐츠로 전한다.
서울시 목동 재난체험관에서는 VR, 방탈출 등 체험 콘텐츠로 올바른 안전요령을 학습할 수 있다. Ⓒ서울시
오프라인 시설 중에는 지난달 3일 개관한 목동 ‘재난체험관’이 있다. ‘행동으로 체험하며 안전을 배운다’는 슬로건과 함께 자연재난 VR체험, 재난 방탈출 체험 등 각종 프로그램을 갖춘 공간이다. 견학을 원한다면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이후 방문해 보자. ☞목동재난체험관(https://www.mokdongdstc.com/)
지진은 현대 과학기술로 예측할 수 없어 대비가 매우 중요하다. Ⓒ기상청 지진안전 캠페인
대규모 자연현상인 지진은 사전에 예측할 수 없는 재난 중 하나이다. 평상시 대비를 강조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소중한 사람들과 오래 행복하려면 미래를 준비할 줄도 알아야 한다. 서울 천만 시민의 잠시멈춤 주간, 내 집 안전을 체크해보면 어떨까? 집에 있는 시간을 활용하는 유익한 기회가 될 것이다.
■ 서울 지진안전 관련 사이트 모음
○ 서울시 지진안전포털 : http://goodhousing.eseoul.go.kr/SeoulEqk
○ 행안부 지진안전 캠페인(9.7.~11월 말) : http://www.지진안전.com/
○ 기상청 지진안전 캠페인(9.4.~9.30.) : http://기상청지진안전.com
○ 서울 안전누리 : http://safecity.seoul.go.kr
○ 서울 소방 유튜브 : http://youtube.com/c/SeoulFire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