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람스를 좋아한다면…마포M클래식 온라인 축제!
마포구에서의 아름다운 선율이 올해는 랜선으로 온 세계에 퍼진다.
서울시 마포구는 지난 16일, 제5회 마포M클래식 축제를 개최했다. 오는 10월15일까지 진행되는 이 축제는 마포구와 마포문화재단이 주최하고 서울시가 후원했다. 최근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해 마포구는 비대면 온라인 공연으로 축제로 꾸렸다.
2015년 시작한 마포M클래식은 올해 5회째를 맞이하는 도시 속 음악축제다. 지난 4년간 총 4,163명의 아티스트가 참여해 260여 회 공연을 열었고 누적 관객만 23만 명에 달한다. 매년 가을 밤이 되면 여러 아티스트들과 수십 만 명의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펼쳐지는 다채로운 공연을 통해 호흡하며 즐기는 축제로 큰 호평을 얻고 있다.
올해 축제는 크게 3가지 테마로 펼쳐진다. 9월 16일과 24일에 펼쳐지는 스페셜 생방송 프로그램인 ‘클래식 온 라이브’를 시작으로, 소프라노 캐슬린 킴, 김현수 등 국내 최정상 성악가들과 마포구민 100여 명으로 이루어진 합창단이 만들어가는 메인 콘서트 ‘희망을 노래하다’, 마포구 주요 명소 6곳(마포6경)에서 드론 360도 카메라를 활용해 영상미를 극대화한 ‘마포 6경 클래식’ 등이다.
이번 축제는 최초로 ‘디지털 컨택트’ 축제로 진행된다. 온라인으로 펼쳐지는 것도 처음이지만 디지털로 시민들과 소통하면서 공연을 펼치는 것 또한 첫 경험이다. 김명곤 마포문화재단 이사장은 “코로나19로 축제의 개념이 달라지고 있다. 공간이 없고 사람이 모이지 않아도 축제와 공연을 할 수 있는 시대로 바뀌고 있다. 여러 장르를 결합한 새로운 유형의 축제를 만들어 볼 계획”이라고 전했다.
첫 번째 무대를 펼친 ‘콰르텟 로쏘’ ⓒ마포TV 유튜브
지난 16일 오후 7시 30분, 마포M클래식 축제의 서막이 올랐다. 기존 예정되어 있었던 M클래식 축제 프로그램인 ‘방방곡곡콘서트’가 비대면 온라인 공연으로 바뀌면서 탄생한 ‘클래식 온 라이브’가 축제의 시작을 알렸다. 마포아트센터 스튜디오에서 연주자들이 실시간으로 공연하는 모습을 생방송으로 전했다. 관객들은 마포문화재단 네이버TV(https://tv.naver.com/themac)와 마포TV 유튜브로 생중계된 공연을 시청했다.
이날 공연은 3가지 색깔로 구성됐다. 첫 번째 무대는 클래식 기타리스트 박성광, 아코디어니스트 김은혜, 바이올리니스트 정다은, 더블베이시스트 유희석으로 이루어진 ‘콰르텟 로쏘’가 담당했다. 콰르텟 로쏘는 비제의 ‘하바네라(Habanera)’, 브람스의 ‘헝가리무곡 5번’ 등 우리가 잘 아는 7곡들을 그들만의 색깔로 풀어 매력적인 공연을 선보였다.
연주자도, 지휘자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공연을 펼친다. ⓒ마포TV 유튜브
예일챔버오케스트라는 엘가의 ‘세레나데’와 차이코프스키의 ‘현을 위한 세레나데 1악장’, 피아졸라의 사계 중 ‘가을’을 연주했다. 여기서 피아졸라의 사계가 눈에 띈다. 흔히 클래식 ‘사계’하면 비발디의 곡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비발디는 이탈리아의 사계절을 담았다면 피아졸라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강렬하면서 원초적인 사계절을 표현해 탱고 선율로 풀어냈다.
마지막 무대는 르엘오페라단이 맡았다. 공연 전 르엘오페라단 김경아 단장이 ‘사랑의 묘약’에 관한 간략한 내용을 소개했다. 약 30분 정도로 압축해 펼친 이 공연은 한국어로 열연을 펼쳐 보는 시민들이 더 쉽게 무대를 집중할 수 있게 했다. 이중 한 곡인 ‘남 몰래 흐르는 눈물’만 원어로 선보였다.
‘사랑의 묘약’을 선보인 르엘오페라단 ⓒ마포TV 유튜브
마포구는 이번 공연을 중계하면서 색다른 시도를 꾀했다. 각 팀마다 스튜디오 속 다른 장소에서 준비됐고 중계 카메라가 바쁘게 움직였다. 우리가 흔히 보았던 같은 장소에서 다른 팀들이 번갈아가며 연주한 것과 차별화되었다.
시민들은 공연을 관람하면서 채팅창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너무 좋다’, ‘귀가 녹는다’ 등 칭찬하는 글과 함께 시민이 서로 묻고 답하는 능동적인 대화도 이어졌다.
유튜브로 공연을 관람한 한 시민은 “마포구에서 이런 축제가 있는 줄 몰랐는데 온라인으로 공연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앞으로도 공연들이 있으니 기대하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 주에는 24일 두 번째 ‘클래식 온 라이브’와 26일 올해 축제의 절정을 담당한 메인 콘서트 ‘클래식, 희망을 노래하다’가 펼쳐진다.
‘클래식, 희망을 노래하다’ 메인콘서트 포스터 ⓒ마포문화재단
특히, 메인 콘서트 ‘클래식, 희망을 노래하다’는 공연 역사상 전례가 없는 실시간 합창을 한다. AR(가상현실)과 VR(증강현실)이 동원되고 670인치 대형 LED 화면을 통해 마치 관객이 직접 관람하는 것 같은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관객 100명은 마포문화재단 누리집에서 선착순 신청을 받은 시민들이다. 100명의 구민 합창단 ‘K콰이어’가 오케스트라, 출연진들과 각자의 자리에서 온라인으로 호흡을 맞춰 해바라기 ‘사랑으로’를 부를 예정이다. 화상회의 프로그램으로 선보이는 ‘랜선 합창제’로 보면 된다.
김명곤 마포문화재단 이사장은 “첫 시도인 만큼 기술적 어려움이 따를 수 있으나 이번 시도를 통해 예술에 참여하는 적극적인 음악활동이 하나의 디지털 공간 안에서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라고 밝혔다.
마포M클래식 축제를 통해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직접 대면하지 못하지만 새로운 환경 속에서 색다른 방법으로 클래식 공연을 즐길 수 있게 됐다. 새로운 경험과 시도 속에서 마포구민뿐 아니라 많은 시민들이 클래식의 매력에 푹 빠질 수 있는 축제로 나아가는 중이다.
마포M클래식 영상은 마포TV 유튜브 채널(https://www.youtube.com/channel/UCZ1Nw3mlYRJPp1XqVLD0gTw)에서 다시보기가 가능하다. 자세한 일정은 공식 블로그(https://blog.naver.com/arthallmac/222085534368)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