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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년 도시 역사가 공평동 땅 속에 살아있네!

조선시대 도시유적을 그대로 보존해 놓은 ‘공평도시유적전시관’ 입구

조선시대 도시유적을 그대로 보존해 놓은 ‘공평도시유적전시관’ 입구

정명섭의 서울 재발견 (46) 공평도시유적전시관

종각역 근처에 있는 센트로폴리스 빌딩 지하 1층에는 특별한 장소가 있다. 바로 빌딩을 짓던 중에 발견된 조선시대 골목길과 건물터를 복원한 공평도시유적전시관이다. 빌딩이 세워진 공평동은 조선시대에는 견평방이라고 불렸다. 이곳은 현재도 번화가이지만 조선시대 역시 한양의 중심지였다.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린다고 해서 운종가라는 별명이 붙은 시전이 있었던 곳이며,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라는 입지조건 때문에 왕실 사람들의 집이나 의금부 같은 관청들이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왕족부터 관리, 상인들이 함께 지내던 곳으로 활기차고 역동적인 분위기였을 것이다. 공평도시유적전시관은 당시의 그런 분위기를 고스란히 복원해 놨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입구로 들어가면 우선 강화유리로 된 바닥과 만나게 된다. 복원한 건물터와 다른 흔적들을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세운상가를 비롯해서 최근에 많이 쓰는 방식이지만 이곳은 한술 더 떠서 아예 내려가서 건물터를 직접 돌아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

공평도시유적전시관 내부

공평도시유적전시관 내부

벽면에는 한양의 대표적인 지도인 수선전도부터 발굴과정과 보존과정을 담은 이미지와 영상들을 볼 수 있다. 동선을 따라 자연스럽게 이동하다보면 견평방에 어떤 사람들이 살았고, 무엇을 팔았는지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간다. 아울러 이곳에서 발견된 청화백자를 비롯한 각종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어서 당시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데 빌려준 그릇을 돌려받기 위해 바닥에 표시를 해뒀다는 사실은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이곳을 무대로 살아가던 여리꾼과 전기수, 왈짜와 순라꾼들이 삶을 엿볼 수 있는 실물크기의 인형과 목소리는 흥겨움 속에 풍기는 삶의 고단한 흔적들을 엿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VR이라고 불리는 가상현실 기술을 통해 한옥 내부를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 특히 인형과 장난감등을 통해 아이들에게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드는 장치들이 군데군데 보인다. 작년 하반기에 문을 열어서 아직 관람객들이 많지 않다. 덕분에 조용하게 돌아 볼 수 있는 곳이 되었다. 만약 20~30년 전이었다면 빌딩을 짓던 건설사는 이런 흔적들을 남겨놓지 않고 부수거나 파묻어버렸을 것이다. 문화재에 대한 이해도가 낮았고, 기한 내에 완공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파괴하거나 숨기는 대신 협의와 조정을 통해 전시관을 만들어서 유적들을 보존했다. 서울이 역사를 중요하게 여기게 되었다는 또 하나의 발견인 셈이다.

‘내 손안에 서울’에서는 매주 월요일(발행일 기준) ‘서울 재발견’이란 제목으로 정명섭 소설가가 서울 구석구석 숨어 있거나, 스쳐 지나치기 쉬운, 우리가 미처 몰랐던 보물 같은 이야기를 연재합니다. 정명섭은 왕성한 호기심을 바탕으로 역사를 들여다보며 역사소설과 인문서 등을 쓰고 있으며, 라는 답사 관련 인문서를 출간한 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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