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 시선을 끄는 매력이 있다!
서소문 밖 사거리는 조선후기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사회적 시대상을 오롯이 간직하고 있는 장소다.?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관문인 서울역, 1945년 광복 이후 수제화 거리 상권의 발판이 되었던 염천교 수제화 거리 등 우리 민족의 역사와 문화의 숨결이 살아 숨쉬는 역사의 현장이라 할 수 있는 곳들이 산재해 있다. 그리고?지난?2019년 6월,?염천교 수제화 거리 건너편에 더욱 특별한 의미를 담은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이 개관했다.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은 서소문 밖 사거리가 지닌 시대의 기억과 역사적 가치를 소중히 지키며, 나아가 이곳을 생명의 공간으로 새롭게 탄생시켰다. ‘서소문 밖 사거리 역사 유적지’?고유의 특성을 최대한 시각적으로 구현해, 지역의 역사성을 한눈에 돌아볼 수 있다. 또한?시민들이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소통하고 참여해?박물관이 지니고 있는 가치와 의미를 더욱 생동감 있게 만들어 가고 있다.
지하 1층 상설전시관 전경?ⓒ박찬홍
박물관의 시설은 상설전시관, 기획전시실, 콘솔레이션 홀, 하늘광장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먼저 상설전시실은 지하 1층과 2층에 각각 위치하고 있으며 1,2 전시실로 구분되어 있다. 화이트 인조 대리석 아치와 십자형 기둥의 규칙적인 반복을 통해 ‘축성된 공간’으로서 박물관이 가지는 특별함을 드러내고 있다. 또한 일정한 크기의 모듈 안에 기능성과 조형성을 가진 진열장을 활용해?공간을 분할하고 관람 동선을 유도해?의도적으로 만들어진 동선은 전시 주제를 집중해서 감상할 수 있도록 관람객을 자연스럽게 이끌어 들인다.?전시관의 건축 방식과 인테리어 등 구성 방식이 뛰어나 건축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의 시선도 끌어들이는 매력이 있다.?
지하 2층에서 지하 3층으로 내려가는 계단, 로비 등 어디에서도 전시된 다양한 작품들을 만나 볼 수 있다?ⓒ박찬홍
상설전시관의 제 1전시관에서는 ‘조선후기 사상의 흐름 속에서 발화한 시대정신’이라는 내용의 전시물을 만날 수 있다.?천주교를 사학으로 규정한 조선 정부가 천주교 탄압의 이유를 적극적으로 알리려는 목적으로 작성된 기해척사윤음, 병인척사윤음이 실려 있는 고종태황제실록, 병인양요의 정황을 일지 형식으로 기록한 병인일기 등의 고서가 전시되어 있다.?제 2전시관에서는’ 서소문 밖 사거리의 장소성과 역사성을 보다라는 내용으로 서소문 밖 상업적 농업을 이야기한 <여유당 전서>, 서소문 밖 새벽시장을 이야기한 <경도잡지> 등 다양한 문헌에서부터 서소문 밖 지명유래, 서소문 밖 역사적 인물들에 대한 소개와 이야기 그리고 성지와 관련된 다양한 천주교에 대한 이야기와 조형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지하 3층의 상설전시관 전경?ⓒ박찬홍
지하 3층 상설전시관은?디자인과 인테리어만으로도 예술적 가치가 뛰어나다?ⓒ박찬홍
기획전시실에서는 다양한 기획전시를 진행하고 있는데 현재는 ‘옻칠과 나전-그 천년의 가교’라는 전시가 진행되고 있으며 12월 29일에 종료된다. 관련 전시는 수천 년 동안 인류가 사용해온 천연도료인 옻칠과 나전의 눈부신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전시다.?현재 전시되고 있는 작품들은 서울시 무형문화재 1호 옻칠장 손대현 외 10여 명?작가들의 작품들이다.
지하 2층과 지하 3층 사이에 준비되어 있는 기획 전시실에서 다양한 옻칠, 나전 작품을 만나 볼 수 있다?ⓒ박찬홍
이렇게 다양한 작품과 예술품을 관람한 후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 도서관에서 잠시 쉬어가면 좋을 것 같다.?지하 1층에 위치한 도서관에는 약 1만 권의 장서를 보유하고 있는 도서관으로 예술, 인문, 역사, 종교관련 도서부터 아동도서 등이 구비되어 있다. 또한 가족 단위 방문객 등을 고려해 어린이 열람대 까지 구비하여 보다 많은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준비된 곳이다. 뿐만 아니라?시민사회와 함께 만들어 가는 공간이 되고자 그 일환으로 ‘희망도서 구입신청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평소 보고 싶었던 책이 있다면 희망도서 구입 신청서를 작성, 제출하면 신착도서로 구비한다고 한다.
지하 1층에 위치한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 도서관?ⓒ박찬홍
도서관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지하 2층으로 내려가면 콘솔레이션 홀이 있다. 콘솔레이션은 ‘위로, 위안’을 뜻하는 단어다. 물, 빛 그리고 단순한 사각의 공간은 비어 있음을 통해 그곳에 들어서는 누구에게나 온전히 열린 공간이다. 미사가 봉헌되고, 콘서트를 경험하고, 침묵의 시간도 가지며 박물관을 찾은 관람객에게 위로를 안겨주는 공간으로 어디에서도 경험할 수 없는 나만의 명상과 힐링을 찾을 수 있는 공간이다.
사진보다 실제가 더 웅장하고 아름다운 콘솔레이션 홀의 전경?ⓒ박찬홍
콘솔레이션 홀의 웅장함을 뒤로 한 맞은편 공간에는 하늘광장이 위치하고 있다. 지하 3층에서 지상의 공원까지 뚫려 있는 구조로, 땅과 하늘이 소통하는 서소문밖 사거리 순교성지의 공간 개념을 가장 잘 드러내는 장소이다. 나와 다른 타인의 사상, 신앙, 다름을 인정하고 다른 이를 존중하는 평화와 공존을 생각하게 하는 자유의 터로, 야외 전시는 물론 무용, 공연 등 다양한 퍼포먼스를 낮에는 밝은 햇살 아래서, 밤에는 쏟아지는 달빛, 별빛 아래서 즐길 수 있는 문화공간이다.
하늘광장의 전경?ⓒ박찬홍
학예사와 함께하는 프로그램에 참여 중인 시민들의 모습?ⓒ박찬홍
박물관에서는 이러한 전시 관람 외에 특별한 교육프로그램이 운영 중에 있다. 겨울방학을 맞이한 12월 현재 초중고 학생들을 위한 <드로잉 워크숍 그리다>가 진행 중으로 학예사·해설사와 함께 박물관 내외부 작품 감상, 예술교육 강사가 진행하는 드로잉 체험, 내가 만든 작품을 박물관 빨간벽돌 위에 10분 동안 전시하고 발표하는 시간을 갖는 프로그램이다. 12월, 매주 토요일 10시부터 11시 30분까지 진행하며?참여비는 무료다.
또 ‘학예사와 함께 하는 서소문 밖 역사유적지 탐방’이 운영 중이다. 관련 프로그램은 일반 관람객들을 위해?특별 기획된 정기 전시해설 프로그램으로 박물관 학예사와 전시해설사가 ‘서소문 밖’이라는 장소에 담긴 역사 콘텐츠를 설명하고, 서소문 역사공원과 지하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을 아울러 해설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관련 프로그램을 통해 서소문 역사공원과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 곳곳에 숨어 있는 역사를 알차고, 쉽게 접할 수 있다.?아쉽게도 올해는 12월 19일까지만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하니 빨리 신청해서 참여해보면 좋을 것 같다. 특히 온라인 사전 예매 후 참여한 시민에게는 박물관이 첫 제작한 박물관 에코백을 선물로 받을 수 있다고 한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박물에서는 겨울 혹한기 기간에는(12월-2월까지) 저녁 20시 30분까지 야간개장을 실시했으나 올해는 박물관 개선과 단장을 위해 일시 중단을 한다고 한다. 특별한 매력으로 많은 시민들의 발길을 멈추게 했던?박물관의 저녁 풍경을 올해는 잠시 느낄 수 없지만 더 멋지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내년을 기약해야 한다.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은?서소문 밖 사거리에 얽힌 역사와 아름다운 예술품, 역사 자료 등을 만나 볼 수 있으며, 뜻깊은 체험과 의미 있는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문화복합공간이다. 올 겨울?자녀들과 함께 뜻 깊은 역사 체험을 해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 위치 :?서울시 중구 칠패로 5
? 문의 : 02-3147-2401
? 이용시간 : 월요일 휴무, 09:30-17:30
? 홈페이지 : blog.naver.com/ssmshr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