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골한옥마을 온라인 게임·전시 ‘대기, 대기, 대기, 통신’
코로나19 시대 서로를 위로하기 위해서 더 많은 대화가 필요하지만, 막상 현실에선 어려워졌다. 이럴 때, 새로운 비대면 환경에서 낯선 사람들과 소통은 가능할까? 지난 5, 6일 남산골한옥마을과 함께하는 관객 참여형 온라인 전시 ‘대기, 대기, 대기, 통신’이 진행됐다. 게임과 공연이 결합된 전시로, 남산골한옥마을을 재해석해 창작된 가상의 공간 ‘남산골’을 배경으로 한다. 온라인 게임 속 가상 세계인 ‘남산골’ 섬에 시민들이 모여 미션을 수행하며, 디지털 시대 새로운 생활양식과 소통법을 찾는 전시이다.
남산골 티저영상 캡처 ⓒ남산골한옥마을 유튜브
대학생 예술공동체인 제로그램(배하영, 송하은, 신범균)이 기획한 이번 전시는 미국 대통령 선거유세에서도 활용한 커뮤니케이션 게임 ‘모여봐요, 동물의 숲’에 기반을 두고 있다. 비대면이 일상이 된 상황에서 세상과의 소통 창구 역할로 주목을 받고 화제가 되고 있는 게임이다.
지금까지 이 게임을 활용한 전시는 있었으나, 공연은 처음이어서 더욱 궁금했다. 공연 및 전시 참여 방법은 총 3가지였다. 자신의 기기를 가지고 신청, 직접 참여하거나, 유튜브 영상을 시청하거나, 추후 자신의 기기로 온라인 전시장을 방문해 공연 영상 등을 관람할 수 있는 방법 등이다.
관객 참여형 온라인 전시 ‘대기, 대기, 대기, 통신’ ⓒ남산골한옥마을 유튜브
특히 5, 6일 온라인 공연 중 2회는 남산골한옥마을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 된다고 해 필자는 5일 온라인 공연에 흥미를 갖고 신청했다. 게임을 잘 모르는 필자보다 아이가 더 기대했고, 결국 아이에게 기기를 맡겼다. 아이가 참여하는 동안 다른 가족들은 유튜브 영상을 보며 관람했다.
오픈채팅방이 개설돼 사전 준비를 알렸다. ⓒ김윤경
아이가 기기를 통해 직접 참여했다. ⓒ김윤경
시작 전, 오픈채팅방에서 알려준 코드를 통해 사전 준비를 했다. 담당자는 전시 중간에 QR코드를 사용해야 하니 충전을 하고 미션에 필요한 아이템 및 스마트폰도 지참하라고 알려줬다. 참여 시간이 다가오자 아이는 눈을 반짝였고 필자를 포함한 가족들은 기대에 부풀었다.
공연 속에서는 QR코드를 찍어 탈출법을 알려주는 형식도 있었다. ⓒ ‘대기, 대기, 대기, 통신’ 유튜브
‘대기, 대기, 대기, 통신’은 남산골한옥마을처럼 꾸며진 공간에 설화적인 요소를 담아 이야기를 만들었다. 사전 신청을 한 시민들은 남산골이라는 가상의 공간에서 가상의 캐릭터가 섬을 탈출하도록 함께 돕는 역할을 맡았다. 사람들과 함께한 온라인 게임은 처음이라 중간에 길을 잃고 헤매기도 했지만, 색다른 경험이었다. 재구성한 남산골 구조와 동선을 통해 남산골한옥마을에서 즐거웠던 기억도 떠올릴 수 있었다.
아이가 참여하는 동안 가족들은 유튜브를 보며 함께 했다. ⓒ김윤경
배정된 시간이 많지 않아 서로 대화할 여유는 없었지만, 새롭게 만난 사람들과 함께 미션을 수행하며 남산골을 구경하는 재미는 특별했다. 더욱이 공연에 직접 참여한 사람뿐 아니라 가족들도 노트북을 보면서 함께 해 즐겼다. 자칫 아이가 길을 놓치거나 새로운 걸 보면 함께 공감하며 상황을 알려주기도 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늘어 우울했던 주말, 전시에 참여하며 모처럼 온 가족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공연 후 단톡방에서는 참여했던 시민들이 소감과 기념사진을 공유했다.
남산골 한옥마을 동선을 참조해 만든 섬, 남산골. ⓒ남산골한옥마을
‘대기, 대기, 대기, 통신’ 공연은 5, 6일 단 이틀로 끝났지만, 6일부터는 ‘남산골’ 섬 안 사이버 전시관이 마련돼 12월 31일까지 즐길 수 있다. 게임 주소로 찾아오면 주요 장면과 게임 참여자들이 남긴 기념사진도 감상할 수 있으며, ‘남산골’ 섬 각 장소를 둘러보며 QR코드를 통해 주요 장소 영상을 시청하거나 추후 예정된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다. 또한 11월 말 오픈한 사이트와 함께 남산골한옥마을 유튜브를 통해 영상들을 시청할 수 있다.
‘대기, 대기, 대기, 통신’ 온라인 사이트 ⓒ제로그램
현재 코로나19는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상황임에도 확산세가 잦아들지 않고 있으며, 확산세를 멈추기 위해 지난 12월 5일부로 21시 이후 서울 저녁은 멈춰버렸다. 기나 긴 거리두기로 인해 지친 우리 모두에게 사람의 온기가 가장 필요한 시점이다. 비대면 속 사람 사이의 연결고리를 보여준 ‘대기, 대기, 대기, 소통’ 전시는 처음 진행된 실험적인 형태로 조금 아쉬운 부분도 있었지만, 새로운 상황 속 소통을 찾는다는 점에서 꽤 유의미했다. 전시를 관람하고 앞으로 더욱 늘어날 랜선 속 인간관계와 소통에 대해 한 번 쯤 생각해보면 좋겠다.
■ 남산골한옥마을 유튜브: https://youtu.be/4AGmPAr9SQI
■ ‘대기, 대기, 대기, 통신’ 온라인 사이트 : https://zerogram.cargo.site/
▶ ‘내 손안에 서울’ 앱으로 받아보기
▶ ‘코로나19 서울생활정보’ 한눈에 보기
▶ 내게 맞는 ‘코로나19 경제지원정책’ 찾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