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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가을 ‘송송로드’ 산책하며 코로나블루 날리자!

지난해 5월 1일,  서울식물원이 정식 개원했다. 세계 12개 도시 식물과 식물 문화를 소개하고 도시의 생태감수성을 높이기 위해 만들어진 시설이다. 서울식물원은 영감과 위로, 배움을 전하는 시민들의 안식처가 되어 주었다. 첫돌이 지난 지금, 다시 서울식물원을 찾았다. 마곡나루역을 나와 진입광장과 방문자 센터를 지나면 ‘열린숲’이다. 축제와 특별 전시 등 사계절 다양한 이벤트가 이곳에서 펼쳐진다. 열린숲은 ‘호수원’과 연결된다. 방문자센터에서 호수원을 향하면 가장 먼저 만나는 것이 송송로드(松松Road)이다. ‘백송(白松)’과 ‘반송(盤松)’으로 조성된 산책로 이름이다.

 서울식물원 호수원 일대 전경
서울식물원 호수원 일대 전경 ⓒ최용수

 서울식물원 송송로드의 백송길 모습
서울식물원 송송로드의 백송길 ⓒ최용수 

가을이 짙게 밴 솔가지를 살랑이며 먼저 인사를 한다. 대형 화분에 담긴 백송(白松)들이다. 수피가 흰빛이 나며 비늘처럼 벗겨져서 백송 또는 백골송(白骨松)이라 불린다. 높이 15m, 지름 1.7m에 달하며 가지가 크고 수관은 둥글게 발달한다. 예로부터 정원수·풍치수로서의 이용된 중국 원산의 희귀 수종이다. 이천시 신대리 백송(천연기념물 제253호) 등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백송이 다수 있다. 귀한 백송들이 식물원을 찾는 시민들을 맞고 있다.

서울식물원 송송로드 반송길
서울식물원 송송로드 반송길 ⓒ최용수 

백송길을 지나 호수원의 서쪽으로 걸으면 이번에는 반송길이 이어진다. 반송(盤松)은 나무의 생김새가 쟁반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수형이 아름다워 예로부터 양반집 정원수나 공원의 조경수로 각광을 받았다. 2018년 남북정상회담 시 판문점 평화의집에 식재된 기념수도 1953년생 반송이다. 귀한 반송을 서울식물원에서 여럿 만날 수 있다니 행운 아닐까. 30여 개의 대형 화분에 담겨 분재처럼 아름다움을 뽐내는 백송(白松)과 반송(盤松)들, 이렇게 송송로드(松松Road)를 장식하고 있다. 송송로드는 가을이 묻은 솔향기로 코로나 우울을 날려주는 것 같다. 

송송로드를 지나 호수원을 한 바퀴 산책했다. 코리안 골드, 천일홍, 꿩의 비름, 피튜니아, 달맞이꽃, 배롱나무 등 국내외의 다양한 가을 식물들이 서울식물원 야외공간을 꽉 채우고 있다. 저마다 이름표를 달고 있어 이들과 대화 나누기도 쉽다.

 서울식물원에는 참억새 코리안 골드같이 희귀한 식물이 많다
서울식물원에는 참억새 코리안 골드같이 희귀한 식물이 많다 ⓒ최용수

또 하나의 볼거리는 연꽃들이다. 때마침 다양한 연꽃과 수련 품종을 모아 ‘애련전(愛蓮展)’이 열리고 있다. 연꽃과 수련에 대한 다양한 지식들이 배너에 설명되어 있다. 연꽃은 물속 뿌리줄기에서 나와 물 위로 높게 잎이 자라는 정수식물이다. 꽃은 7~8월에 분홍색이나 흰색으로 피고 꽃자루 끝에 한 송이씩 달린다. 열매는 견과로 타원형이고 물뿌리개처럼 생긴 꽃받침이 들어 있다. 잎과 연근이라 부르는 땅속줄기와 열매는 식용과 약재로 사용된다.

 서울식물원 호수원에서 열리고 있는 연꽃 전시
서울식물원 호수원에서 열리고 있는 연꽃 전시 ‘애련전’ ⓒ최용수

잠꾸러기 ‘수련’은 물속 땅에 뿌리를 박아놓고 잎을 수면에 띄우는 부엽식물이다. 오후가 되면 꽃이 잠자는 것처럼 오므린다고 해서 수련(睡蓮)이라 부른다. 7~8월에 꽃대를 물 위로 올려 꽃을 피운다. 개화 전후의 꽃봉오리는 물속에 있다. 열매는 달걀 모양의 해면질로 꽃받침으로 싸여있다. 정숙하면서도 그윽한 아름다움은 양갓집 규수를 떠올리게 한다.

 방석처럼 보이는 넓은 잎을 가진 빅토리아수련들
방석처럼 보이는 넓은 잎을 가진 빅토리아수련들 ⓒ최용수

물 위에 누가 피자를 던져 놓았을까? 둥글둥글 물 위에 떠 있는 모습이 이색적이다. “식물보호를 위해 동전을 던지지 마세요!” 둥그런 접시 모양이 투전의 호기심을 자극하나 보다. 빅토리아수련은 열대지역에서 서식하는 수생식물로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등에 분포하는 빅토리아 크루지아나(V. crusiana)와 아마존 원산의 빅토리아 아마조니카(amazonica) 두 종류가 있다.

 서울식물원 호수원에 피어 있는
서울식물원 호수원에 피어 있는 ‘물무궁화’ ⓒ최용수

애련전 옆에는 흰색·붉은색의 꽃 ‘물무궁화’가 있다. 물에서 자라 물에서 꽃을 피우고, 꽃 모양이 무궁화를 닮아 ‘물무궁화’라 부른다. 6~9월에 꽃이 피는데 녹색 줄기는 흰색 꽃을 피우고, 붉은 줄기는 붉은 꽃을 피우니 물무궁화는 다문화가족 아닐까 싶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화려한 꽃을 볼 수 있었는데, 관리를 위해 꽃가지를 잘라놓아 아쉬움이 남았다.

 서울식물원 호수원에서는 연꽃, 수련 등 다양한 습지식물을 만날 수 있다
서울식물원 호수원에서는 연꽃, 수련 등 다양한 습지식물을 만날 수 있다 ⓒ최용수

계속되는 코로나19로 평범한 일상을 잃어버린 요즘, 드넓은 크기에 비해 찾는 사람이 적은 서울식물원을 추천한다. 온실 등 실내 전시공간은 잠정 운영이 중단 중이나 축구장 70배 크기의 열린숲, 호수원, 습지원 등 야외공간은 24시간 개방 중이다. 

서울식물원의 붓꽃원 산책로를 걷는 시민들
서울식물원의 붓꽃원 산책로를 걷는 시민들 ⓒ최용수

식물원은 기다림의 미학이라고 한다.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도 언젠가 극복될 것이니 느긋함으로 마음만은 여유롭게 보낸다면 좋겠다. 내가 바로 방역사령관임을 잊지 않으면서 말이다.

■ 서울식물원
○ 위치 : 서울 강서구 마곡동로 161
○ 운영시간 : 매일 09:30 ~ 18:00
○ 입장료 : 성인 5,000원, 청소년 3,000원, 어린이 2,000원
○ 홈페이지 : http://botanicpark.seoul.go.kr/front/main.do
○ 문의 : 02-2104-9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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