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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에서 추억도 잠시 멈춤! 배달앱도 멈춰주세요~

여의도 한강공원 밀집지역이 통제되면서 안전띠가 둘러저 있다.
여의도 한강공원 밀집지역이 통제되면서 안전띠가 둘러저 있다. ©김재형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급기야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되고 있다. 그동안 코로나로 인해 다양한 변화를 몸소 체험한 시민들이라 어느 정도 내성이 생겼지만 오후 9시 이후에는 일반 음식점이 포장과 배달만 되는 세계를 경험하고 있다. 더욱이 술집이 문을 닫자 서울 한강공원으로 수많은 인파가 몰렸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결국 서울시는 9월 8일부터 ‘천만 시민 멈춤 주간’이 끝날 때까지 한강시민공원의 밀집지역 출입을 통제하기에 이르렀다.

필자도 아이들과 한강에서 놀았던 추억들이 많다. 여의도 밤도깨비야시장에서 30분 줄서서 시원한 모히또를 샀었고 연기 속에서 몇 십분을 기다려 스테이크를 손에 쥐었던 달달한 기억이 선하다. 한강과 함께한 이런 즐거운 이벤트가 코로나19로 인해 모두 중단되니 너무 아쉽다. 더욱이 뜨거운 피를 주체하지 못하는 젊은이들이 코로나19 사태에 얼마나 답답할지 짐작이 간다.

몇 해전 서울밤도깨비야시장에 아이들과 즐겁게 방문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몇 해전 서울밤도깨비야시장에 아이들과 방문했던 즐거운 기억이 떠오른다. ©김재형

​그래도 현재로서는 감염병 예방이 중요한 시기이다. 서울시는 여의도, 뚝섬, 반포 등의 한강공원 밀집지역을 통제했다. 여의도한강공원 ‘이벤트광장’, ‘계절광장’, 뚝섬한강공원 ‘자벌레 주변 광장(청담대교 하부 포함)’, 반포한강공원  ‘피크닉장1·2’가 출입통제되는 밀집지역에 해당한다.

이 가운데 여의도 이벤트광장과 계절광장 인근을 방문해 봤다. 한강공원으로의 접근 자체를 막은 건 아니기 때문에 통제구역까지 접근할 수 있었다. 서울시의 예고대로 멀티프라자와 계절광장을 안전띠가 둘러져 있어서 안으로 들어갈 수 없었다. 또한 인기가 높았던 물빛광장분수와 피아노 물길은 이미 운영을 중단해 인파가 모이는 것을 사전에 차단했다. 규모가 꽤 커서 안전띠를 한 바퀴 돌기도 만만치 않아 보였다. 이곳은 돗자리를 깔고 삼삼오오 모여 앉아 담소를 나누기 좋은 공간이었기에 지금의 상황을 받아들이기는 모두가 힘들 것 같다.

 잔디밭에 출입금지를 알리는 입간판이 세워져 있다
잔디밭에 출입금지를 알리는 입간판이 세워져 있다. ©김재형​​

만약 여의도 한강공원을 방문하더라도 당분간 안전띠와 “한강공원 내 주요 밀집 지역을 통제하오니 협조 부탁드립니다”라는 현수막만 볼 수 있다. 또한 잔디밭 한가운데는 코로나19 예방 출입금지를 안내하는 커다란 입간판만 덩그러니 놓여 있다. ​매일 오후 9시에는 한강공원 내 전체 매점과 카페가 문을 닫는다. 또한 주차장 입구에 오후 9시부터 다음날 02시까지 한강공원 주차장 진입금지를 알리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 결국 혹시나 하고 한강을 방문해 봤자 헛걸음이 될 공산이 크다. 

 여의도 한강공원 주차장 입구에 오후 9시부터 진입금지를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여의도 한강공원 주차장 입구에 오후 9시부터 익일 2시까지 진입금지를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김재형

다만 우려되는 건 밀집 역을 제외하고는 여전히 시민들이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강공원 밀집 지역을 통제했다고 빈틈으로 인파가 몰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 ​한강공원을 통제하는 취지는 야외라고 안전하다는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한 조치다. 오픈된 공간에서도 2m의 안전거리를 확보하지 않으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파될 수 있다. 따라서 굳이 여러 사람들과 한강공원을 방문해 시간을 갖는 건 추천할 수 없는 행동이다.

이미 한강공원 밀집지역 통제로 인해 다른 한강공원으로 인파가 몰리고 있어 서울시는 배달앱 업체들에게 한강공원 내 배달 주문 접수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이에  8개 주요 배달앱 업체(만나플래닛·스폰지·먹깨비·배달통·우아한형제들·쿠팡이츠·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허니비즈)는 초기 화면에 안내문을 띄우는 것과 함께 이용자가 한강공원 인근에서 주문하면 자제 안내문을 발송하기로 했다.

한강다리 아래에는 그나마 거리를 두고 테이블이 있다. 하지만 사람이 몰리면 야외라도 바이러스에 노출될 수 있다
한강다리 아래에는 그나마 거리를 두고 테이블이 있다. 하지만 사람이 몰리면 야외라도 바이러스에 노출될 수 있다. ©김재형

바이러스 전파를 막아야 하는 방역 당국과 조금이라도 자유를 누리고 싶은 시민 간 술래잡기를 하고 있는 듯하다. 산발적 감염이 끊이지 않고 결국 고위험 시설을 전면 통제하는 강수를 두었다. 이런 통제의 풍선효과로 야외인 한강시민공원으로 시민들이 몰리는 현상을 경험했다. 이제 주요 한강시민공원을 통제했기에 인파가 어느 곳으로 쏠릴까?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가 시민들 쫓고 쫓기는 모양으로 가서는 종식만 늦춰질 뿐이다. 이럴 때일수록 잠시 집에서 가족들끼리 시간을 갖는 걸 추천한다. 필자도 집에만 있는 아이들이 너무 따분해하는 것 같아서 게임기 등을 구비하는 것을 심히 고민 중이다.

지금 자영업자들은 정상적인 영업을 하지 못하면서 그 고통의 깊이가 너무 커지고 있다. 야외라고 안전하다는 인식을 버리고 사회적 거리두기의 의미가 퇴색하지 않도록 적극 동참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당분간 멈춰야 하는 건 한강의 추억뿐만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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