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피는 마을, 개화동…전원 풍경에 힐링
개화동은 서울 도심 속에서 전원생활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박분
땡볕에 온갖 채소와 오곡이 한창 무르익는 계절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시름에도 정성으로 일군 텃밭에 토마토가 빨갛게 익어가고 키 큰 옥수숫대가 바람에 너울댄다. 강서구 개화동은 서울 도심 속에서 전원생활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자연미가 물씬한 마을이다.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텃밭 만이 아니다.
마을 도로가로 화사한 꽃밭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큰길 따라 길게 이어지는 풍성한 꽃밭은 도로변의 짙푸른 메타세쿼이아 나무와도 잘 어우러져 한 폭 그림 같은 풍경을 이룬다.
알록달록 물감으로 채색한 나무 울타리가 정겹게 다가온다 ⓒ박분
‘꽃 피는 마을’ 개화동(開花洞)이라는 이름처럼 개화동 대로변 양편으로 꽃집이 즐비하다 ⓒ박분
개화동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개화동 대로변 양편으로는 꽃집으로 가득하다. 꽃가게마다 꽃이 핀 작은 화분들을 내놓아 길 가는 이들의 발길을 붙든다. 개화동은 서울 서쪽 끝인 강서구에서도 가장 서쪽에 자리 잡고 있다. 개화산 아래 상사‧부석‧신대‧내촌‧새말마을 등 5개 마을이 옹기종기 모인 마을이다. ‘개화동’이란 동명은 이 마을 면적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높이 132m의 개화산이 있는 데서 유래되었다.
마을 입구에는 마치 시골마을에서나 볼 수 있는 마을 이름이 새겨진 마을 경계석이 있어 더욱 정겹게 다가온다. 이처럼 마을 경계석으로 마을을 구분하지만 어디까지나 지역적 구분일 뿐 5개 마을 사람들은 ‘개화동’이라는 한마을로 뭉쳐 막힘없이 왕래한다.
집집마다 잘 가꾸어진 화단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박분
풍성한 꽃밭을 지나 마을 안쪽으로 발길을 옮기면 낮은 담장 너머로 예쁜 꽃들이 얼굴을 내민다. 김포공항이 가깝지만 의외로 마을은 조용하다. 고도제한의 영향으로 단층집들이 많아 더욱 아기자기한 풍경을 이룬다. 담장 없이 꽃과 나무가 대신 담장 역할을 하는 집들도 더러 눈에 띈다. 개화동은 개화산 둘레길과 인접해 있어 걷다 보면 등산복 차림의 사람들과도 종종 마주치게 된다.
따뜻한 마음을 지닌 누군가의 집에 에어건이 놓여 있다 ⓒ박분
옥상에 항아리가 즐비한 한 집에 이르니 쪽문에 흙먼지 털이기(에어건)가 놓여있다. 누구든 입산 혹은 산행한 뒤 옷에 묻은 흙이나 먼지 등을 제거할 수 있도록 배려한 집주인의 따뜻한 마음 씀씀이가 느껴진다.
오밀조밀한 골목길 따라 쭉쭉 이어진 벽화 담벼락에 서면 마치 동화 속 나라에 온 듯하다. 벽화는 개화동 끝 지점인 행주나들목까지 이어진다 ⓒ박분
주민들은 2013년부터 시작된 마을 가꾸기 사업의 일환으로 벽화 그리기에 동참하면서 뭉쳤다. 집집마다 골목길을 청소하고 대문 밖 빈터에 꽃을 가꾸면서 다정한 이웃으로 거듭났다. 지난 6월 마을 주민들이 모여 골목길을 가꾼 흔적이 현수막에 보인다. 코로나19의 힘든 시기에도 아름답고 깨끗한 마을 가꾸기에 정성을 들인 모습이 역력하다.
아름답고 깨끗한 마을 가꾸기를 위해 노력하는 주민들 ⓒ박분
높이 22m, 둘레 445㎝, 450년 수령의 보호수인 은행나무도 있어 더욱 예스러움을 간직한 개화동은 쉬엄쉬엄 걸어 한 바퀴 돌아도 채 한 시간이 안 걸린다.
개화동 이름을 딴 작은 교회 앞에도 푸른 잔디밭과 함께 꽃밭이 펼쳐진다 ⓒ박분
굳이 멀리 시골에 가지 않고도 도심 속에서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곳, 개화동을 찾아가 고즈넉한 풍경에 지친 마음을 힐링하면 좋을 듯싶다. 개화동은 지하철 9호선 개화역에서 도보로 5분이면 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