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 밤, 산책을 부르는 노원불빛정원
6월 중순으로 접어드니 본격적인 여름 불볕더위가 시작되었다. 서울의 낮 기온이 매일 섭씨 30도가 넘어가고 있다. 더위와 뜨거운 햇빛 아래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마스크까지 쓰고 있으니 오래 걷는 것이 점점 힘들어진다. 코로나19로 사람들이 밀집하는 실내보다 한적한 야외를 찾게 되는데, 더위와 뜨거운 햇빛을 피해 해가 지고 난 후 산책할 수 있는 곳을 더욱 찾게 되는 듯하다. 해가 지고 난 후부터 밤까지 산책하기 딱 좋은 곳이 노원구에 위치한 ‘불빛정원’이다.
해가 지고 난 뒤의 노원불빛정원에 화려한 불빛이 들어 왔다 ⓒ김명옥
시민을 위한 불빛정원이 문을 연 것은 지난 2019년 12월이다. 노원구 경춘선 숲길공원, 화랑대철도공원 곳곳에 야간경관 조형물을 설치하였다. 코로나19로 불빛정원의 운영이 한동안 중단되었다가 최근에 다시 반짝반짝 불을 밝히기 시작했다. 해가 지고 나서 이곳을 산책한다면 행복한 여름 밤이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불빛정원으로 꾸며진 화랑대철도공원은 옛 철길과 역사를 그대로 활용한 추억의 공간이다. 서울의 마지막 간이역이던 옛 화랑대역이 화랑대 철도공원으로 재탄생하였다. 1939년 경춘선 개통 후 2010년 운행이 중단된 경춘선 철로 구간을 공원으로 꾸며 기존의 철로를 그대로 보존해 옛 경춘선의 추억도 살리고 산책로도 제공하는 낭만적인 공간으로 변화했다. 공원에는 1950년대의 미카열차와 협궤열차 그리고 노면전차까지… 실물 기차가 곳곳에 전시되어 있다. 사진 출사지 명소로, 지역 주민들에게는 호젓한 산책공간으로도 듬뿍 사랑받고 있다.
하늘에서 빛이 쏟아져 내리는 하늘빛정원과 유니콘 ⓒ김명옥
LED 조명으로 나무와 꽃을 형형색색으로 표현해 정원처럼 꾸몄다. 반원형의 터널이 여러 색으로 변하는 불빛터널을 지나면 음악에 맞춰 춤추는 음악정원을 만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곳에는 여러 테마를 가진 정원들이 있다. 크고 작은 원형 구들이 여러 색상으로 번갈아 가면서 점멸해 우주 행성 사이를 지나는 듯한 효과를 연출하는 불빛정원, 하늘에서 빛이 쏟아져 내리는 스카이 라이팅 하늘빛정원, 나무 꼭대기부터 땅까지 다양한 빛을 쏟아내는 생명의 나무 등 다채로운 불빛들이 시민들을 반긴다.
미디어 파사드가 연출되고 있는 옛 화랑대 역사 ⓒ김명옥
입체 영상으로 구현해 표출되는 숲속 환상의 세계는 어린이들에게 인기만점이다. 동화나라에 숲의 요정이 나타나면 함께 구경 나온 어린이들의 탄성을 듣게 된다. 신비로운 나무 사이로 보이는 반딧불 정원 등은 산책하는 사람들에게 빛의 아름다움을 아낌없이 보여준다.
또한 철도공원의 옛 화랑대 역사는 전시관으로 조성되어 경춘선의 연혁과 화랑대역 발자취를 알 수 있도록 해놓았다. 근대문화유산으로 가치가 큰 화랑대 역사는 비대칭형 박공지붕이 특징인데 역사 안에서 올려다보면 옛 화랑대역 건물의 구조도 살펴볼 수 있다.
경춘선의 연혁을 알 수 있는 화랑대역사관 전시 모습 ⓒ김명옥
마지막 역장의 제복과 기차 승차권 함은 과거의 추억을 회상하게 한다. 과거로의 시간 여행을 떠나게 만드는 아날로그 감성 충만의 전시관이다. 무궁화호 객차를 활용해 기차카페도 문을 열었는데 코로나19로 야외에서 음료 등을 마실 수 있게 좌석을 따로 마련해 놓았다. 다양한 볼거리, 즐길거리가 있는 불빛정원은 여름 밤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공간이다. 저녁마다 선선한 바람이 부는 요즘, 산책하기 딱 좋은 불빛정원을 걸으며 사랑하는 사람의 반짝반짝 예쁜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보면 좋겠다.
우주 행성들 사이를 지나는 듯한 효과를 연출하는 불빛정원 ⓒ김명옥
■ 노원불빛정원
○ 위치 : 서울 노원구 공릉동 29-51
○ 운영기간 : 상시개방
○ 휴무일 : 월요일
○ 불빛정원 운영시간 : 18:00~22:00
○ 화랑대역사관 운영시간 : 10:00~18:00
○ 입장료 : 무료
○ 교통 : 6호선 화랑대역 2번 출구 경춘선숲길 연결 (도보 1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