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 아니어도 흥미진진 ‘서울건축문화’ 볼 수 있는 2곳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문화비축기지 ?김효경
지난 8일, 건축 전문가뿐만이 아니라 시민 모두가 주인공인 특별한 ‘건축 문화 축제’가 열리고 있는 두 곳을 다녀왔다.
서울건축문화제 | 문화비축기지, 9월 22일까지
먼저 방문한 곳은 문화비축기지다. 현재 문화비축기지에서는 ‘서울건축문화제’가 ‘열린공간'(NEW OPEN SPACE)을 주제로 열리고 있다.
문화비축기지는 마포구 상암동 옛 석유비축기지 자리에 있는 복합문화공간이다. 1973년 석유파동 이후 당시 서울시민이 한 달 정도 소비할 수 있는 양의 석유를 비밀리에 비축하는 역할을 해왔다. 2002년 월드컵 개최 당시 위험시설로 분류되어 폐쇄됐다가, 최근 도시재생사업을 통하여 문화비축기지로 재탄생했다.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기존 자원들을 재활용한 ‘재생’을 통해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서울의 대표적인 도시재생 랜드마크다.
2019 서울건축문화제 ?김효경
올해 서울건축문화제는 9월 6일부터 22일까지 개최되며, ‘서울시 건축상’, ‘건축 스토리텔링 공모전’, ‘여름건축학교’, ‘서울, 건축산책’ 등 다양한 전시 및 시민참여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모두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건축 스토리텔링 공모전 ‘서울, 건축 이야기’에서는 에세이, 사진, 동영상을 통해 자신만의 새로운 관점을 건축을 자유롭게 표현한 서울시민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삶과 이웃의 스토리가 묻어 있는 작지만 특별한 동네 이야기를 포함해 올해는 홍대 일대와 성수동의 동네 이야기를 중심으로 마련된 특별 코너도 마련됐다.
‘서울, 건축 산책’에서는 무한한 상상력을 발휘해 자신만의 생각, 느낌으로 구성한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건축이 마냥 어려운 분야가 아니라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는 걸 깨닫게 해준다.
‘서울, 건축 산책’에 전시된 작품들 ?김효경
인상적인 작품으로 미래엔 로켓 회사가 집을 만들 것이며, 로켓 모양인 집을 어디로든 이동할 수 있게 표현했다. 단순히 높이 쌓아 올리는 현대적인 시선과 사뭇 달랐다. 아이들에게 건축은 이렇게 놀면서 배우고 느낄 수 있는 분야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도시건축전시관 1층(옥상) ?김효경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 서울도시건축전시관, 9월 22일까지
다음으로 다녀온 곳은 시청역 근처에 위치한 서울도시건축전시관이다.
서울도시건축전시관에서는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를 만날 수 있다. 올해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는 ‘집합도시’라는 주제로 9월 7일부터 11월 10일까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돈의문박물관마을, 서울도시건축전시관 등에서 65일간 펼쳐진다.
여러 비엔날레 개최 장소 중 서울도시건축전시관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 장소다. 서울도시건축전시관이 위치한 자리는 1937년 일제가 조선총독부 체신국 청사를 지은 곳으로, 1978년부터는 국세청 남대문 별관으로 사용했는데, 이 건물로 인해 덕수궁 등 서울의 경관축이 막히게 됐다. 따라서 서울도시건축전시관 조성은 일제가 훼손한 세종대로 일대의 역사성과 서울의 원풍경을 회복해 시민에게 되돌려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우리로 하여금 어떤 도시를 꿈꾸고 있는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또한 함께 누리고 공동체 중심적인 도시를 위해서 어떠한 노력이 필요한가에 대해서도 물음표를 던지게 된다.
시민 참여형 전시 ‘우리는 어떤 도시를 꿈꾸고 있는가’ ?김효경
문화비축기지와 서울도시건축전시관, 이 두 곳은 다르면서도 참 닮은 공간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한 곳의 과거의 것을 살려 재창조한 공간이고 나머지 한 곳은 잘못된 과거를 바로잡아 새롭게 구성한 장소다. 하지만 우리가 꿈꾸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시민들과 함께 의견을 나누고 같이 만들어가기 위해 탄생한 장소라는 공통점이 있다.
전시관을 빠져나오며, 다시 한 번 묻고 싶다. “당신이 꿈꾸는 도시는 어떤 도시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