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벨라루스와 연합, 그 경제적 효과는?
- 러-벨 연합 시, 한-러 교역은 최소 300억 달러 달성 예상 –
- 정치적 통일과 화폐 통합 문제는 암묵적으로 지연 –
2019년은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연합국가 조약 체결의 20주년을 맞이한 해였다. 양국은 권력 교체 시기마다 국가연합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으나 단일 경제 공간(CES)의 일환인 화폐통합 등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지난 20년간 구체적인 연합국가 체계를 구축하지 못하고 있었다. 2019년 조약 체결 20주년을 맞아 조세 및 대외교역 체제 통합의 주요 골자 로드맵이 수립되었다.
2021년 9월 러-벨 정상회담
2021년 9월 9일, 러시아와 벨라루스 양 정상회담이 모스크바 크렘린 궁에서 이루어졌다. 양국 정상은 3시간 반 동안의 회동으로 연합국가 수립을 위한 구체적인 통합체계 구축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다. 양국 정상의 이번 회동은 올해 두 번째라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러-벨 연합 추진 배경 - 소비에트 체제 해체 후, 1992년 CIS(독립국가연합국, 10개국)이 수립되면서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우호적인 양자 관계 유지 - 최초의 러-벨 공동체 조약은 ‘양자의 물질적 및 지적 잠재성의 극대화를 위한 경제적 및 정치적 연합체제’라는 모토로 수립 - 1997년4월2일 ‘러-벨 연합조약’이라는 협약이 체결(모스크바) 되었으나 ‘연합국’ 협약은 이루어지지 않음. - 1999년 12월8일 모스크바에서 ‘연합국 수립’ 이행 프로그램이 발효됨. - 양국 국회가 동 ‘연합국 수립’을 모두 동의한다는 법안이 통과되면, 양국의 연합국 체결은 발효되는 것임. |
양국 정상회담 후에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매우 발전적인 회담’으로 표현했으며, 벨라루스를 ‘좋은 이웃으로서 우리(러시아)의 가장 가까운 동맹국’라 부르며 호의적인 회담결과를 드러냈다. ‘가족 관계와 같은 교감대, 동일한 역사 공유’ 등으로 우호적인 관계를 강조하면서 한편으로는 양국의 상호 동등한 자격의 협상임을 여러 번 언급하였다. 러시아는 정권 교체 때마다 벨라루스와의 국가연합을 권력 연장의 도구로 활용한 바 있다. 옐친 전 대통령에서 푸틴 정권으로 이양되던 시기(1999년)와 메드베데프 권력 이양기에도 벨라루스와의 연합이 논의되곤 하였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장기집권이 국내외적으로 불안요소로 작용하는데, 이러한 상황을 양 대통령 중 한명이 연합국가 원수 또는 수반, 최고평의장 등으로 권위를 부여받음으로써 집권 정당성 확보와 함께 불만요소는 수그러들 수 있다는 계산도 배제할 수 없다.
러시아에 있어 벨라루스는 CIS 지역에서 가장 큰 경제 파트너이며, 세계에서 3번째로 큰 경제 파트너이다. 2021년 상반기 기준 양국 교역액은 178억 달러로, 팬데믹 기간에도 불구하고 매년 30% 이상씩 성장 중이다. 벨라루스의 전체 교역액의 절반 이상이 러시아와의 교역이며, 러시아는 벨라루스의 최대 투자국이다. Tass 언론은 이번 회담의 어젠다를 1) 연합국 프로그램 수립, 2) 경제적 통합, 3) 정치 및 안보 문제, 4) 항공 및 차관 문제 등으로 정리하고 있다.
연합국 추진 프로그램 - 러시아 푸틴 대통령에 따르면, 양국의 통합된 산업 정책이 이어지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함. 이와 관련 거시경제 정책이 양국이 만장일치 해야하며 결제 시스템, 정보 안보, 통관, 과세, 에너지 부문 등의 구체적인 협약이 선행되어야 할 것 - 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2023년 12월 1일까지 양국 에너지 시장의 서류상의 협약서가 완성될 것이라고 선언했으며, 특히 가스 에너지 시장의 통합 절차(서류 절차)가 완비돼야 한다고 언급함. 석유 및 석유제품 시장 통합과 단일 전력 시장 구축도 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밝힘. - 총 28개 연합 프로그램이 구성됐으며, 푸틴 대통령의 선언에 따라 러-벨 최고 각료회의가 구성되면서 해당 프로그램의 승인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발표됨. - 양국 국민들의 권리는 동일할 것이며, 경제적 및 사회적으로 연합국 시민으로 동일한 권리로 참여할 수 있음.
경제연합 계획 - 연합체계로 진입하면 양국의 금융결제 시스템부터 통합 - 알렉산더 루카센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화폐 통합에는 반대 입장이며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화폐 통합에 대해서는 아직 시기상조이고 경제연합 정책 수립이 우선시 돼야 한다고 강조 - 대벨라루스로 공급되는 러시아 가스의 가격은 2021년 기준으로 2022년까지 동일하게 유지될 것이며 인플레이션에 의한 가격 인상을 없을 것이라고 강조 정치 및 안보 - 공동 국가안보 하의 연합공간은 이미 ‘서부 2021(West-2021)’이라는 양국 합동군사훈련 작전에 포함됨. - 아프가니스탄 상황에는 양국이 공동 대응하는 것으로 합의 - 벨라루스-리투아니아 국경 상황에 러시아는 무관하다는 것이 러시아 입장이며, 벨라루스 측도 국경 및 이민자 문제에 있어 ‘러시아의 무관여는 환영하는 바’라고 밝힘. - 러시아측은, 연합국 국회 수립에 관해서는 절차상 차후 협상 건이라고 밝힘.
항공 및 차관 - 상호주의적 항공 운행을 근거로 규제 해제 - 2022년까지 대벨라루스 러시아 차관 규모는 6억3000만~6억4000만 달러에 이를 것. 다만 벨 측은 당분간 러시아의 신규 차관 도입에 대해서는 계획이 없다고 발표 |
양국 정상회담 다음 날인 9월 10일, 로만 골로프첸코 벨라루스 총리와 미하일 미슈스틴 러시아 총리의 면담이 진행되었고 양국 부처 장관들의 면담이 이어지면서 ‘2023년까지의 연합국 협정 이행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하였다. 해당 가이드라인에는 28개 상세 추진 사항이 제시된다.
러-벨 연합국 협정 이행을 위한 28개 프로그램
1) 거시경제 정책 재추진 - 공식적인 통계 정보와 거시경제 정책 운용에 대한 합의점 도출 완료 - 중소기업(SMEs) 기본 지원사항과 기업 청산 및 파산 절차법 통일 예정
2) 통화 정책과 거시 건전성 규제의 균형적 추진 - 2022년까지 러시아 연방 중앙은행과 벨라루스 국영은행 간의 통화 기본원칙 및 관리시스템 통일 - 비즈니스 활동의 금융 지원 사항과 인플레이션 정책 통일 예정
3) 외환 거래 규정 및 규제의 균형적 추진 - 외환 거래법, 외환거래 수익, 외국계 은행에서의 현지인 계좌 계정 방법 등 합의
4) 금융부문의 정보 보안에 대한 필수사항 수립 - 전자식 정보 교환을 위한 증명 방법, 정보 보안을 위한 상호주의적 증명 방식 합의
5) 신용 및 비신용 금융기관 규정을 포함한 전체 금융 시장의 균형적 통합 - 여신 및 소액금융 기관, 보험 및 시중은행 등의 금융 시장 활동 규정 및 규제 통일
6) 자금 세탁 및 금융 테러리즘 방지에 대한 필수사항 수립 - 러 연방 중앙은행과 벨 국영은행 간의 국제 자금세탁 및 금융 테러리즘 공동 대응 방안 구축
7) 국가 금융거래 시스템 관리감독 시스템 재구축(국제 금융 ISO 20022 표준 근거) - 신용 기관과 법률 기관 간의 거래, 개발자금 결제절차 간소화, 서비스 시장 결제방식 관리감독, 금융결제 방식 현대화 등의 기술적 정보 교류
8) 금융 서비스 및 투자자 권리보호를 위한 필수사항 수립 - 금융 서비스 이용 고객의 권리 보호 방법과 금융권 이용 방법 통일
9) 상품 추적이 용이한 정부 규제기관의 정보 시스템 통합 - 상품 추적 시스템 운영 및 관리, 데이터 교환 자동화 등 시스템 통합
10) 상품 라벨링 정보 시스템 통합 - 라벨링한 상품의 자동 통과 시스템과 상품 인식 시스템 통일, 의무 라벨링 규정에 따라 불법 상품 거래 규제 통일
11) 세금 및 통관 법적 시스템 통합 - 국제 조약 사항에 근거한 통관 시스템과 간접세 부과 원칙 합의 - 간접세 부과에 대한 자문 시스템 통일 - 교역 통계 공유, 국제 교역 활동 유형 통일
12) 동식물 방역 규제 정부 기관 정보 시스템 통합 - 동식물 방역 규제 데이터 정보 교류 - 동식물 통관 절차에 따른 방역 절차 효율성 제고 - 동식물 유통 추적 방식 통일
13) 교통 정보 시스템 통합 - 도로 교통 안전성과 투명성 제고, 양국간의 교통 관리 데이터 공유와 소프트웨어 공동 개발
14) 교통 규정 통합 - 항공 네비게이션 및 공항 서비스 환경 공동 개선 - 철도 이용료, 철도 운행, 화물 운송, 안전 및 노동 환경 등 규정 통일 - 해상 및 강구 선박 운항 시 러시아와 벨라루스 국기 모두 게양 - 도로 이용 허가절차 폐지, 도로 공공물 사용 규정 개정 및 통일
15) 가스 유통 통합 시장 구축 - 2022년까지 대벨라루스 공급 가스 가격 동결 - 연합국 형태로 가스 파이프라인 공동 구축 - 2023년 12월 1일까지 양국 가스 거래 시스템 통일
16) 석유 및 석유제품 시장 통합 수립 계획 - 석유 및 석유제품에 대한 국제 조약 통일
17) 전력시장 통합 수립 계획 - 전력 시장 통합에 대한 법적 근거 마련 - 궁극적인 전력 시장 통합을 위한 수행 원칙 마련
18) 원자력 에너지 공동 개발 - 원자력 에너지 공동 개발, 방사능 안전관리, 응급 상황 대처 방안을 2023년 말까지 수립
19) 농업 공동 정책 수립 계획 - 농산물 거래, 행정적 장벽 제거, 식품류 안전 관리 및 과학기술 공유 등의 규정 통일
20) 공동 산업 정책 수립 계획 - 공산품 생산 및 거래 규정 통일, 양국 합작 기업 지원 제도 마련 - 양국 교역 투명성 및 교역 이익 확대를 위해 산업 생산성 제고와 장애 요소 제거
21) 정부 조달 및 구매에 대한 규정 통일 계획안 수립 - 양국 정부 구매 및 조달 시스템 통일 - 러시아 정부 구매 및 조달 입찰을 벨라루스 시중은행 수행할 수 있는 권한 부여
22) 소비자 보호법 통합 - 2022년 12월 31일까지 연합국 공동 법안으로 범정부 소비자 보호법 제정
23) 경쟁 규정 통합 - 범정부 공동 규정에 따라 경쟁법 통일
24) 교역 통관 시스템 통일 - 교역 통관 조항 및 공적 케이터링 시스템 규정 통일
25) 정보통신 시장 통합을 위한 기술적 원칙 수립 - 우편 시스템, 통신(유무선) 인프라 시스템, 전자 서류 및 서명 시스템 통일
26) 회계 시스템 및 규정 통일 - 기업 회계 시스템 및 해외 진출(비즈니스, 투자, 국제 자본시장 등) 금융 조달 방법 통일
27) 관광 규정 통합 - 관광 상품 공동 개발 - 관광 인프라(호텔, 요식업, 관광 서비스업 등) 공동 개발
28) 사회 및 노동환경 정책의 공동 수립 - 노동자 보호법, 고용 정책, 사회 보험 및 연금, 아동 보호, 민원 처리 등 시스템 공동 정비 |
한-러-벨 경제관계
한-러 연간 교역 규모는 2020년 기준 175억 달러였으며, 2021년은 200억 달러를 넘을 것으로 전망 중이다. 한-벨 교역 규모는 2020년 9,546만 달러였으나 2021년에 크게 회복 중으로 2021년 1~8월 1억 달러를 넘어섰다. 한편, 러-벨 연간 교역 규모는 2020년 기준 285억 달러로 한국과의 규모보다 크다. 2021년 1~8월 동안의 러-벨 교역액은 이미 약 240억 달러를 기록하였다. 간략히 요약해보면, 러시아와 벨라루스가 연합하게 된다면 한국과의 교역은 최소 300억 달러 이상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러-벨 연합으로 통관 시스템 통합, 관세 및 인증절차 동일 적용 등으로 한국 수입 통관절차 간소화된다면, 그동안 대러시아로 수출하던 한국 기업 입장에서는 벨라루스 시장까지 확장할 수 있다는 기회가 제공된다.
2018~2021년(1-8월) 한-러-벨 교역규모
(단위: 백만 US$, %)
국가별 |
2018 |
2019 |
2020 |
20/19 증감률 |
2021 (1월-8월) |
21/20 동기간 증감률 |
한국-러시아 |
24,824.9 |
22,340.6 |
17,530.1 |
-21.53 |
16,091.0 |
42.34 |
러시아-벨라루스 |
34,522.7 |
33,864.2 |
28,584.4 |
-15.59 |
23,901.8 |
35.67 |
한국-벨라루스 |
77.32 |
103.63 |
95.46 |
-7.88 |
103.92 |
56.97 |
자료: World Trade Atlas
2020년 기준 대러시아 한국 3대 품목(HS코드 2자리 기준)은 운송기기(87), 기계(84), 전기기기(85)이며 대벨라루스 3대 품목은 고무(42), 운송기기(87), 의료기기(90) 등으로 자동차 수출 시장이 확대될 전망이다. HS코드를 4자리~6자리로 나누어보면 자동차 부품도 러-벨 연합의 수혜 품목일 것으로 보인다.
대러시아 및 대벨라루스 한국 상위 수출 품목
수출 방향 |
HS코드자리수 |
1위 품목(코드) |
2위 품목(코드) |
3위 품목(코드) |
한국 → 러시아 |
2자리 |
운송기기(87) |
기계(84) |
전기기기(85) |
4자리 |
차량(8703) |
자동차부품(8708) |
화장품(3304) |
|
6자리 |
자동차(870323) |
자동차부품(870399) |
기타차량(870332) |
|
한국 → 벨라루스 |
2자리 |
고무(40) |
운송기기(87) |
의료기기(90) |
4자리 |
고무타이어(4011) |
자동차부품(8708) |
차량(8703) |
|
6자리 |
고무타이어(401110) |
자동차부품(870899) |
기타타이어(401120) |
주: HS코드별, 2020년 기준
자료: World Trade Atlas
2021년 1~8월 동안 대러시아 한국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56% 증가하였고 수입은 34% 증가하였다. 동 기간 대벨라루스 한국 수출은 26% 증가, 수입은 99%가 증가하였다. 한편, 동 기간 대벨라루스 러시아 수출은 45% 증가, 수입은 23% 증가하였다. 결과적으로 한국의 대러, 대벨 교역은 이미 2020년 전체 규모를 넘어섰고 2021년 전체 교역 규모는 2019년과 유사하거나 넘어설 전망이다. 게다가 한국의 대러, 대벨 수출은 2019년 이전부터 꾸준히 성장세였고 특히 대벨 수출은 2020년 코로나19 발발에도 불구하고 14%나 성장한 바 있다.
2018~2021년(1-8월) 한-러-벨 교역현황
(단위: US$ 백만, %)
국가별 |
수출/수입 |
2018 |
2019 |
2020 |
20/19 증감률 |
2021 (1월-8월) |
21/20 동 기간 증감률 |
한국-러시아 |
수출 |
7,320.9 |
7,774.1 |
6,899.9 |
-11.24 |
6,199. 4 |
56.43 |
수입 |
17,504.0 |
14,566.5 |
10,630.2 |
-27.02 |
9,891.6 |
34.74 |
|
러시아-벨라루스 |
수출 |
22,052.1 |
20,767.6 |
15,979.8 |
-23.05 |
14,081.0 |
45.78 |
수입 |
12,470.6 |
13,096.5 |
12,604.6 |
-3.76 |
9,820.7 |
23.40 |
|
한국-벨라루스 |
수출 |
32.56 |
47.69 |
54.57 |
14.42 |
48.26 |
26.02 |
수입 |
44.77 |
55.93 |
40.88 |
-26.90 |
55.65 |
99.46 |
자료: World Trade Atlas
대벨라루스 한국 투자는 2019년 소규모로 이루어진 것 외에 거의 전무한 반면, 대러시아 한국 투자는 2019년 동안 전년대비 거의 30%가 증가하였고 2020년은 감소세가 1%도 못미친다. 2021년 1~8월의 대러시아 한국 투자는 5,144만 달러에 그친 것으로 보아 전년대비 오히려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대러시아 한국 투자는 전반적으로 증가추세로 볼 수 있으며, 러-벨 연합 시 양국의 투자환경이 유사하게 정비된다는 전제로 대벨라루스 한국 투자가 점차 증가할 가능성이 커질 전망이다.
2018~2021년(1-8월 또는1분기) 한-러-벨 간 FDI 동향
(단위: US$ 백만, %)
국가별 |
2018 |
2019 |
2020 |
20/19 증감률 |
2021.1분기 |
21/20 증감률 |
한국-러시아 |
106.74 |
132.71 |
131.39 |
-0.9 |
51.44(1-8월) |
-14.7 |
러시아-벨라루스 |
646 |
588 |
474 |
-19.4 |
511 |
-4.8 |
한국-벨라루스 |
- |
0.1 |
- |
- |
- |
- |
자료: CBR(러시아 중앙은행)
벨라루스 연합에 대한 러시아 주요인사 반응
2021년 9월 12일 드미트리 페르코프 대통령 대변인은, 러-벨 연합국 체결이 가속화되었으나 정치적 연합은 아직 고려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연합 프로그램 이행은 양국이 동등한 위치에서 시작할 예정이며, 연합은 궁극적으로 양국의 경제적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국의 연합국 체결은 현재로서는 ‘윈윈’ 효과를 부여할 것이고 수행 과정도 동등한 입장에서 이행될 것이라고 언급하였다. 다만 정치적 연합은 이론상 가능하나 어느 누구도 동 사항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고 향후도 조심스럽게 접근할 문제로 보인다고 첨언했다.
2021년 9월 10일, 미슈스틴 러시아 총리는 오랫동안 이루어진 협상이 이번 회담을 통해 구체화(28개 이행 프로그램 수립)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밝혔다. 28개 이행 프로그램은 양국이 동등하게 접근할 있도록 신중히 설정되었다고 강조했다. 특히 양국 국민들이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복지 문제, 경제성장, 국제 교역환경 악화 등에 초점을 두고 있다. 양국의 심화된 연합 추진력은 산업, 교통, 에너지 등의 여러 측면에서 경제적 효과를 가져다 줄 것임을 첨언했다. 사회 문제와 노동 환경, 교육 환경이 크게 개선된다는 점은 간과할 수 없다고 재차 강조하였다.
The Moscow Times(2021년 9월 9일자)에 따르면,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단순한 전 소비에트 연합국의 개념을 벗어나 양국의 경제 정책을 중심으로 양국 연합국 추진 사항이 구체화됐다고 한다. 다만 정치적 연합 사항은 조심히 다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벨라루스의 장기 집권 체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차가운 반응이 큰 부분을 차지했다는 해석이다. 한편, 벨라루스 장기 집권자(루카셴코)의 강력한 권력욕은 러시아와 연합이 사실상 러시아로의 편입을 미연에 방지했다는 해석이다. 사실상 1999년도에 합의된 양국의 ‘연합국’은 하나의 국회, 하나의 통화, 하나의 정치적 이념을 의미했다고 한다. 러시아(크렘린) 입장에서는 1999년 추진과 같이 정치적 통합에는 의의가 없으나 오랫 동안 러시아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가 큰 벨라루스 입장에서 정치적 통합은, 바로 ‘러시아로의 병합’을 의미로 보여지기 때문이다. 한편, 러-벨 합동 군사훈련(Zapad 2021)이 조만간 수행되는 것과 벨라루스가 최근 러시아 군용기를 EU 국경 인접지에 배치한 점 등은 서방을 향한 군사적 연합으로 해석된다고 기사가 마무리됐다.
시사점
CIS-EMO(국제 모니터링 기관)의 정치과학 연구소 비쇽 수석 연구원은 이번 정상회담에 의한 러-벨 연합국 개념은 초창기 추진 때의 의미보다 다소 불명확해졌다고 지적했다. 추진 프로그램 자체도 기존은 31개 사항이었으나 28개 축소되었고 정치적 통일과 화폐 통합 부분에서 어느 누구도 언급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수석연구원의 추측에 힘을 실어준다. 전후 상황을 종합해 볼 때 정치적 통일과 화폐 통합에 대한 협상은 암묵적으로 지연되었음을 수석연구원은 강조하고 있다.
양국 총리 회담 및 각 주요 부처 장관 회의를 통해 러-벨 금융 시장, 에너지 시장, 교역 통관 시스템, 농업 정책, 물류운송 시스템 등의 통합은 2022년 말까지 완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화폐 통일에 대한 조심스런 접근도 9월 9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발언에서도 목격된다. 다만, 양국의 주요 경제적 시스템 통합은 벨라루스에 10억 달러의 경제적 효과를 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Eurasia.Expert(벨라루스 경제분석기관)는 러-벨 연합국 형태가 벨라루스 자체의 경제적 자주권을 더욱 부여할 것으로 밝혔다. 현재 벨라루스 GDP의 50% 이상이 러시아와 연관된 경제 효과이며, 60% 이상의 현지기업들이 러시아와 협력 중이다. 이와 관련, 러시아와의 동등한 입장에서 주요 경제 분야가 통합될 경우 벨라루스는 오히려 자주적인 경제활동이 가능해진다는 것이 Eurasia.Expert 관점이다. 특히 서방 경제제재가 부과된 현 상황에서는 러시아와의 긴밀한 공조 관계가 벨라루스에는 이득인 셈이다.
러시아 연방 경제개발부는, 러-벨 연합국 형태는 벨라루스에 물류운송 서비스, 세금 부과 시스템, 농식품 유통, 관세 시스템 정비 기회를 부여하기 때문에 벨라루스 GDP 1.5%의 경제적 효과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러시아 일부 기업들도 동 연합 형태로 수혜를 볼 것이라고 밝혔는데 예를 들어 KAMAZ(러시아 차량 제조사)의 MAZ(벨라루스 최대 트럭 제조사) 파트너십이 강화되면 KAMAZ는 CIS 역내 뿐만 아니라 유럽 시장까지 진출할 수 있는 제조 기반이 극적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한국은 러시아와 교역 달성 목표는 3년 전부터 연 300억 달러로 두고 있으나 그동안 FTA 서비스 부문 체결 지연, 코로나19 발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러-벨 주요 경제 통합 시 한국에는 대러시아 교역 목표 달성 뿐 만 아니라 투자 및 프로젝트 진출 분야가 다각화 될 것으로 보인다.
자료:
ㅇ 현지 주요 언론
http://government.ru/en/news/)
https://www.themoscowtimes.com/
ㅇ 러시아 연방 통계청 정보(https://www.gks.ru/folder/210/document/12994), 러시아 통계청(http://static.government.ru), 무역관 기업 인터뷰 및 KOTRA 모스크바 무역관 자료 종합